80년대 아다치 미츠루 애니메이션의 노래들
"하나의 지붕 아래" "삼각관계" "야구부" ―― 아다치 만화의 3대 요소
80년대는 아다치 미츠루의 시대였다.
떠오르는 대로, 당시의 아다치 선생님의 작품을 들자면―― <미유키> <터치> <햇살이 좋아!> <나인> <슬로 스텝> <러프> ―― etc. 이렇게 말하긴 하지만 모두 세계관이 닮아있다. 대개, 고등학생 남녀가 한 지붕 아래에서 살고 삼각관계가 그려져 있으며, 자주 야구부가 무대가 된다. 그렇다, "하나의 지붕 아래" "삼각관계" "야구부" ―― 아다치 만화의 3대 요소이다. 게다가, 등장 인물들의 얼굴도 비슷하다. 이쪽은 작가 스스로 '아다치 일당'이라고 자조한다.
얼마 전, 이토이 시게사토 씨가 주재하는 <ほぼ日>에 우연히 이토이 씨(작년에 처음으로 <터치>를 읽고 그 재미를 깨달았다는 부러운 분)와 아다치 미츠루 선생님의 대담 기사가 실렸다. 그 중에서, 아다치 선생님이 자신의 만화가 인생을 되돌아보고 이렇게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왜 인기가 있었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시대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데요. (중략) 정말 감사한 시대라고 할까, 햇볕이 잘 드는 시대가 아주 좋았어요. 그전까지 저는 계속 그늘에서 10년 정도 음침하게 있었으니까요.”
단숨에 각광을 받은 <미유키>
아다치 선생님의 만화가 데뷔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 해인 19살 때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때부터 10년 정도는 만화 <남자와 바보 고시엔>의 원작으로 알려진 사사키 마모루 선생님을 시작으로, 원작자가 있는 작품의 작화를 담당했다고 한다. 본인이 말하길 "연기가 자욱했던 10년"이라고. 그러다가 28살 때, 갑자기 자아에 눈을 뜨고 오리지널을 그리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야구를 그린 <나인>이다. 그리고 단숨에 각광을 받은 것이, 그 2년 후인 80년 9월에 연재를 시작한 <미유키>였다.
그렇게 80년대――아다치 선생님은 시대의 얼굴이 된다. <미유키> 다음으로 발표한 <터치>는 전작을 웃도는 인기를 얻었고, 그 여파로 <미유키> 이전에 그려진 작품도 각광을 받는다. 그 일련의 작품은 차례로 애니메이션화·실사 드라마화·영화화되어, 이른바 미디어 믹스로 사회 현상으로. 이 즈음, 1개의 소재를 몇 번이나 "우려먹는" 방식이 실로 80년대 같다. 일련의 작품을 시계열로 늘어놓으면――
▶︎1978년 10월 <나인> 연재 개시(소년 선데이)~80년 11월
▶︎1980년 1월 <햇살이 좋아!> 연재 개시(주간 소녀 코믹)~81년 7월
▶︎1980년 9월 <미유키> 연재 개시(소년 빅 코믹)~84년 9월
▶︎1981년 8월 <터치> 연재 개시(주간 소년 선데이)~86년 11월
▶︎1982년 3월 <햇살이 좋아!> 실사 드라마화(닛폰 TV계)~82년 9월
▶︎1983년 3월 <미유키> 애니메이션화(후지 TV계)~84년 4월
▶1983년 5월 <나인> 단발 애니메이션(후지 TV계)
▶︎1983년 9월 극장판(애니메이션) <나인> 공개(감독: 스기이 기사부로)
▶︎1983년 9월 극장판(실사) <미유키> 공개(감독: 이즈츠 카즈유키)
▶︎1983년 12월 <나인2> 단발 애니메이션(후지 TV계)
▶︎1984년 9월 <나인 완결편> 단발 애니메이션(후지 TV계)
▶︎1985년 3월 <터치> 애니메이션화(후지 TV계)~87년 3월
▶︎1986년 4월 극장판(애니메이션) <터치 등번호 없는 에이스> 공개(감독: 스기이 기사부로)
▶︎1986년 8월 <미유키> 단발 드라마(후지 TV계)※월요일 드라마 랜드
▶︎1986년 9월 <슬로 스텝> 연재 개시(챠오)~91년 3월
▶︎1986년 12월 극장판(애니메이션) <터치2 이별의 선물> 공개(감독: 스기이 기사부로)
▶︎1987년 1월 <나인> 단발 드라마(후지 TV계) ※월요일 드라마 랜드
▶︎1987년 3월 <햇살이 좋아!> 애니메이션화(후지 TV계)~88년 3월
▶︎1987년 4월 극장판(애니메이션) <터치3 네가 지나간 후에> 공개(감독: 스기이 기사부로)
▶︎1987년 4월 <러프> 연재 개시(주간 소년 선데이)~89년 9월
▶︎1987년 6월 <터치> 단발 드라마(후지 TV계) ※월요일 드라마 랜드
―― 어떨까. 서두에서 말한 '80년대는, 아다치 미츠루의 시대였다'를 가시화하면 이렇게 된다. 장관이다. 그나저나, 어째서 80년대에 아다치 작품이 이렇게나 쏟아졌나.
아다치 미츠루의 "멈춘 시계"가 80년대 시대와 딱 맞았다
작사가이자 프로듀서인 아키모토 야스시 씨가 주창하는 "멈춘 시계" 이론이 있다. 말하기를 '멈춘 시계는 하루에 두 번 맞는다'고. 즉, 확고한 자신의 세계를 가지고 있으면, 어느 타이밍에 '시대에 맞는' 순간이 찾아온다. 시대의 얼굴로서 급격하게 떠오른다, 라고. 한편, 항상 주위에 휩쓸리는 인생이라면 영원히 시대로부터 5분 뒤쳐진 채 계속 달리게 된다――.
아다치 선생님의 급상승 전, 야구 만화라고 하면 이른바 '스포츠 근성물'이 주류였다. 주인공은 장렬한 특훈으로 마구를 만들어냈고, 라이벌들도 그 마구를 물리치기 위해, 때로는 생사에 관련된 특훈을 했다. 그에 반해, 아다치 선생님이 그리는 야구 만화는 등장 인물들이 별로 연습하지 않는다. 경기도 그렇게까지 뜨겁지 않다. 그런가 하면 경기가 생략되기도 한다. 그러나――그런 "멈춘 시계"가 80년대, 딱 하고 시대와 일치한 것이다.
<미유키>는 엔딩곡 <想い出がいっぱい>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그렇게 80년대, 아다치 미츠루 선생님의 시대가 왔다. 사실, 앞서 쓴 미디어 믹스 일람 중 생략한 미디어가 있다. ―― 음악이다. 주제가를 시작으로, 엔딩곡, 삽입곡, 캐릭터별 테마곡, 등등.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다치 작품의 음악은 대체로 좋은 곡이 많았다. 그것은, 그의 모든 애니메이션 작품을 후지 TV가 다룬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 방송국은, 애니메이션에 관해서는 작품의 세계관을 지극히 소중히 여기는 방송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작사도 정말 좋은 일을 했다.
예를 들어――아다치 작품으로 최초로 애니메이션화된 1983년의 <미유키>는, 키티 레코드를 산하에 가진 키티필름이 제작을 맡았다. 어느 날 6년 만에 해외에서 일본으로 귀국한, 혈연이 없는 여동생·와카마츠 미유키(성우는 데뷔 전의 오기노메 요코였다!) 와 둘이서 한 지붕 아래에서 살기 시작한 주인공·와카마츠 마사토. 그는 동급생·카시마 미유키에게도 마음을 품어, 그런 두 명의 미유키 사이에서 흔들리는 삼각관계를 그린 주옥같은 러브코미디였다. 이 애니메이션이라고 하면, 뭐니 뭐니 해도 엔딩곡. 키티 레코드 소속(당시)의 H2O가 부르는 <想い出がいっぱい>을 빼고는 말할 수 없다.
낡은 앨범 속에는
감춰진 추억이 가득
순수한 웃는 얼굴 아래에
써놓은 날짜는 아득한 기억이야
작사: 아키 요코, 작곡: 스즈키 키사부로, 편곡: 하기타 미츠오―― 틀림없는 명곡이다. 하기타 씨의 엄청난 인트로로 시작되어, 키사부로 씨의 애절한 멜로디에, 아키 씨의 이야기 같은 가사가 한 구절, 한 구절 겹치는 명인예술. 그리고 H2O의 어디까지나 맑은 유일무이한 하모니. 이상하게도, 똑같이 한 지붕 아래에 사는 나이의 남녀를 그린 드라마 <翔んだカップル>(후지 TV 계열)의 엔딩곡 <僕等のダイアリー>(작사: 키스기 에츠코, 작곡: 키스기 타카오)도 그들이었다. 이 2명만큼 엔딩곡이 어울리는 듀오도 없다.
아다치 미츠루, 첫 번째 오리지널 작품 <나인>
이어서, 애니메이션판 <미유키>보다 2개월 늦게, 마찬가지로 후지 TV에서 3편의 단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진 <나인>이다. <미유키>는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키티필름이 제작했지만, 이쪽은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연출가·스기이 기사부로를 거느리고, 그의 옛 보금자리인 그룹 택이 제작을 맡았다. 그리고, 이 팀도 각본·연출·음악과 좋은 일을 해, 그 결과로 이후의 <터치>나 <햇살이 좋아!> 도 맡았다.
<나인>은 앞서도 기록한 대로, 아다치 선생님의 첫 번째 오리지널 작품이다. 명문진학교의 약소야구부가 1명의 미인 매니저와, 그녀를 동경하는 3명의 남학생들의 활약으로, 이윽고 고시엔 출전을 이루는 이야기. 연재 당시에는 아는 사람만 아는 가작이었지만, 아다치 선생님의 <미유키>와 <터치>의 엄청난 히트로 인해 과거작에도 빛이 닿아, 애니메이션화되었다. 이 작품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언제나 쿠라타 마리코 씨가 부르는 엔딩곡 <真夏のランナー>이다.
상쾌한 입김을 내뿜는 당신이
여느 때와 같은 언덕길로 달려올 무렵이네
눈치채지 못할거라는건 알고있지만
마음의 창가에서 살며시 손을 흔들 거야
작사: 우리노 마사오, 작곡: 세리자와 히로아키. 후에 체커스의 수많은 히트곡을 낳는 명 콤비이지만, 당시에는 나카모리 아키나의 <소녀 A>를 맡은 떠오르는 신예 2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어딘가 그리운 멜로디와, 질주감 넘치는 가사가 두 사람의 특색. 이것을 파워풀한 노랫소리로 부르는 쿠라타 마리코 씨에 정말 빠져들었다.
그런데, 이 곡은 3번째 작품 완결편에서 갑자기, 가창이 작곡가인 세리자와 히로아키 씨로 변경된다. 때는 1984년 9월――창간 전 FRIDAY가 테스트판으로 낸 호에, 불운하게도 쿠라타 마리코 씨는 투자 저널의 나카에 시게키 씨와의 투샷이 게재된다. 나중에, '투자 저널 사건'과의 연관성도, 두 사람의 사이도 아무것도 없었다고 밝혀졌지만 일련의 소동에 싫증이 난 그녀는 연예계를 은퇴한다.
시청률은 상시 20%를 넘어 <터치>의 압도적인 양과 완성도의 높이
그리고, 1985년――아다치 작품(애니메이션)과 음악과의 친화성의 높이를 증명하는 최고 걸작이 등장한다. 같은 해 3월부터 꼬박 2년, 후지 TV에서 방영된 <터치>이다. 병행해서 극장판도 3편이 공개되었다. 음악은 <나인>에 이어 작곡가 세리자와 히로아키 씨가 담당. 그는 스기이 기사부로가 이끄는 제작진과 마찬가지로, 다음 작품의 <햇살이 좋아!>도 다룬다.
그런데, <터치>라고 하면 총 101화나 만들어졌다는, 그 압도적인 양과 완성도의 높이에 있다. 시청률은 상시 20%를 넘어, 최종회는 30.8%, 카즈야가 사망한 회는 31.1%도 있었다. 그런 애니메이션의 오프닝 5곡과 엔딩 4곡, 게다가 극장판의 주제가 2곡을 다룬 것이 세리자와 씨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아다치 애니메이션의 음악이란, 세리자와 히로아키를 말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지금도 전해지는 명곡이라고 하면, 역시 동명 주제가인 이것이 된다.
호흡을 멈추고 1초동안
당신이 진지한 눈을 하고 있으니까
아무것도 들리지 않게 되는거야
별무리 론리니스
작사: 강진화, 작곡: 세리자와 히로아키. 노래하는 것은 이와사키 요시미이다. <터치>의 세계관을 나타내는데, 이 이상의 곡은 없다. 어딘가 그립지만 질주감이 넘치는 세리자와 멜로디에, 천재·강진화의 붓은 예술의 향기마저 느껴진다. 특히 노래 도입부의 '호흡을 멈추고 1초동안'은 일본 애니송 역사에 남는 굉장한 워드이다. 그것을 다큐감 넘치게 불러내는 이와사키 요시미 씨의 가창력은 대단하다.
덧붙여서, 이 곡의 오프닝은 카즈야가 죽는 제27화까지 사용되지만 그 시퀀스의 아트워크도 일품이다. 철교 밑에서 미나미가 통곡하는 장면도 좋지만, 역시 서두, 타츠야의 얼굴에 제목이 겹치는 컷으로 끝난다. 주인공의 얼굴을 숨기는 것――이것이야말로, 일본 애니송 역사에 남을 엄청난 타이틀 백이다.
더할 나위 없는 뛰어난 타이틀 <등번호 없는 에이스>
스토리는 이제 와서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아다치 작품의 3대 요소 "하나의 지붕 아래" "삼각관계" "야구부"가 훌륭하게 집약된 뛰어난 작품이다. 원작은 전 26권 중, 카즈야는 불과 7권에서 죽지만 역시 7권까지의 인상이 강하다. 그런 의미에서, 3편이 만들어진 극장판도 그 부분을 그린 제1작이 가장 이야기되지만, 이쪽은 원작과 달리 죽은 카즈야를 대신해 타츠야가 마운드에 오르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완성되었다. 그리고, 이 엔딩을 고조시키는 주제가가 또 일품인 것이다.
좋아하는 마음을 속으로 감추면서
사랑의 마운드 홀로 서 있네
등번호 없는 에이스
―― 그렇다, <등번호 없는 에이스>. 작사: 우리노 마사오, 작곡: 세리자와 히로아키, 역시 마지막에는 이 두 사람의 콤비에 도달한다. 더할 나위 없는 뛰어난 타이틀로, 곡·가사 모두 훌륭하다. 그리고, 그 세계관을 애절하게 부르는 러프 & 레디 두 사람의 목소리가 또 가슴에 다가온다. 이미 이 곡이 먼저 있었고, 그에 맞춰 극장판 스토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이것이야말로, 미디어 믹스의 묘미이다.
원문
https://reminder.top/756488822/
애니는 안 봤지만 등 번호 없는 에이스는 전주 듣자마자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