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성이라는 원류 <H2>
이번에 다루는 것은 1995~1996년에 방송된 TV 애니메이션 <H2(에이치투)>. 아다치 미츠루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아다치 미츠루 작품의 애니메이션화는 <미유키>(1983)로 거슬러 올라간다. 80년대는 <나인>(1983), <터치>(1985), <햇살이 좋아!>( 1987)가 연이어 TV 애니메이션화되어, 단숨에 아다치 미츠루의 인기를 고조시켰다.
90년대는 OVA로 <슬로 스텝>(1991), 이어서 <H2>(1995)가 TV 애니메이션화되었다. 21세기에 들어서고 나서는 <크로스 게임>(2009)이 TV 애니메이션화되고 있다. 얼마 전 <터치>의 단발 스페셜 애니메이션이 1998년과 2001년에 방영. 아다치 미츠루 작품은 아직도 뿌리깊은 인기(보편성이라고 불러야 할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필자도 꽤 아다치 미츠루 작품을 좋아하는 한 사람이다. 아마, 대표작은 거의 읽었다. 어느 것을 읽어도 똑같다는 사람도 있지만, 그 변함 없음 또한 안심한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읽는 즐거움이란 그런 거겠지.
그런데, <H2>는 1995년 6월부터 1996년 3월까지, TV 아사히 계열에서 총 39화가 방송되었다. 미방영 에피소드가 2화 있고, 그것은 DVD-BOX에 수록되어 있다. 감독은 70년대 후반부터 타츠노코 프로 작품을 중심으로 활약한 우에다 히데히토. 애니메이션 제작은 아시 프로덕션(현 프로덕션 리드)이 메인으로 담당했다. 아다치 미츠루 작품의 애니메이션화라고 하면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의 <터치>가 하나의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지만, 본작도 원작의 분위기를 잘 영상화한 좋은 작품이다.
이야기는 아다치 미츠루에게 익숙한 청춘 야구물. 주역은 4명. 친한 친구이자 야구 라이벌이기도 한 쿠니미 히로(목소리·후루모토 신노스케)와 타치바나 히데오(미야모토 미츠루), 히로의 소꿉친구이자 히로에게 은밀한 마음을 품으면서 히데오와 교제하는 아마미야 히카리(이마무라 케이코)와 히로가 진학한 고등학교 야구동호회(나중에 야구부로 승격)의 매니저인 코가 하루카(스즈키 마사미). 이름의 머리글자가 'H'인 2쌍의 소년소녀가 엮어내는 이야기다.
안타깝게도 애니메이션판은 원작 이야기의 끝까지 그려지지 않고 끝났다. 이제부터 라는 부분에서 끝나기 때문에, 불완전 연소라는 생각이 남는다.
그래도 본 작품은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주역 4명의 목소리도 캐릭터에 맞아서 좋았고(주로 배우로 활약하는 후루모토 신노스케와 이마무라 케이코, 본작이 애니메이션 첫 레귤러인 미야모토 미츠루, <빨간망토 차차>(1994)로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스즈키 마사미라는 친근한 얼굴들이었다), 작화도 정중하고 안정적이었다. 안심하고 침착하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리고 음악은 현재, 영화 음악 작곡가로서 국내외를 불문하고 활약하는 이와시로 타로가 담당하고 있다.
이와시로 타로라고 하면, <적벽대전> <맨헌트> 등의 오우삼 감독 실사 극장 작품, 히구치 신지 감독의 <일본침몰>, 다나카 요시키 원작의 TV 애니메이션 <아르슬란 전기> 등 스케일이 큰 다이나믹한 작품을 다루는 작곡가라는 인상이 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H2> 전후의 이와시로 타로는,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의 실사 극장 작품 <내일>, TV 드라마 <하쿠센 나가시>, 극장 애니메이션 <플랜더스의 개> 등, 차분히 들려주는 섬세한 음악을 잘하는 작곡가라는 인상이었다. 특히 필자가 인상 깊은 것은 매주 기대하며 보던 <하쿠센 나가시>의 음악이다. <H2>와 <하쿠센 나가시>는 애니메이션과 실사 드라마라는 차이가 있지만 고등학교를 무대로 한 청춘물이라는 틀은 같다. 필자 안에서는 하나의 인상으로 다가온다.
이와시로 타로는 1965년 5월 1일, 도쿄 출생. 1989년, 도쿄예술대학 음악학부 음악과 작곡 전공을 수석 졸업. 1991년, 도쿄예술대학 음악학부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석수료. 대학원 수료 작품 <To The Farthest Land Of The World/세계에서 가장 먼 땅으로>는 실크로드 국제 관현악 작곡 콩쿠르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현대 음악계의 별이라고 부르고 싶어지는 화려한 경력이다. 그러나, 작곡가를 목표로 한 것은 영상 음악의 작곡가가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시로 타로의 아버지·이와시로 코이치도 작곡가였다(NHK 교육 <할 수 있을까>의 음악 등을 다뤘다). 음악이 가까운 환경에서 자라, 초등학생 시절부터 독학으로 피아노를 시작했다. 중학교 시절은 친구와 밴드 활동. 중학교 2학년 때 작곡가를 지망한다. 그것은 이와시로 안에서는 '영상 음악의 작곡가가 된다'는 것과 동의어였다. 왜 영상 음악의 작곡가였는가. 초등학생 때 본 극장 작품 <죠스>(1975)의 존 윌리엄스의 음악이나 <서스페리아>(1977)의 고블린 음악이 강하게 인상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계기인지 아닌지,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라고 이와시로 타로는 2016년 4월에 출간한 저서 <영화음악 타로주의 사운드트랙의 무대 뒤>(젠온악보출판)에서 썼다. 어쨌든, 아버지의 후원도 있어서, 도쿄예술대학에 진학. 본격적인 음악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와시로는 1991년, 대학원 수료와 동시에 NHK 스페셜 <패션 드림>의 음악으로 프로 데뷔를 한다.
그 후에는, 실사 극장 작품 <시마 과장>(1992), <내일>(1995), <소녀검객 아즈미 대혈전>(2003), <세미시구레>(2005), <일본침몰>(2006), <적벽대전>(2008), <연합함대 사령함장 야마모토 이소로쿠>(2011), <마녀배달부 키키>(2014), <맨헌트>(2017), TV 드라마 <너와 있던 여름>(1994), <사쇼 타에코 최후의 사건>(1995), <아구리>(1997), <아오이 도쿠가와 삼대>(2000), <요시츠네>(2005) 등의 음악에서 활약. 최근에는 영화 음악에 기반을 두고 해외에도 활동의 장을 넓히고 있다.
애니메이션 작품은 <H2>를 시작으로 <뿡야뿡야 왕바우>(1996), 극장판 <플랜더스의 개>(1997), 극장판 <바람의 검심 -메이지 검객 낭만기- 유신지사에게 바치는 진혼가>(1998), 극장판 <엄마 찾아 삼만리>(1999), 극장판 <강철의 연금술사: 미로스의 성스러운 별>(2011), <취성의 가르간티아>(2013), <블레이드 앤 소울>(2014), <아르슬란 전기>(2015), <카도: The Right Answer>(2017), <A.I.C.O. 인카네이션>(2018) 등을 다뤘다. 실사 극장 작품이나 TV 드라마에 비하면 수는 많지 않지만, 들을만한 작품뿐이다.
<H2>는 이와시로 타로가 직업 작곡가로 데뷔한 지 4년째의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의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상큼한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그 신선함이 아다치 미츠루 작품의 세계와 절묘하게 매치하고 있다.
본작의 사운드트랙·앨범은, 킹 레코드에서 2장 발매되었다. 1995년 6월에 발매된 'H2 오리지널 사운드트랙'과 1996년 3월에 발매된 'H2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2'이다. 1번째는 비교적 긴 곡을 중심으로 총 13곡을, 2번째는 1분에서 2분 정도의 짧은 곡을 중심으로 총 24곡을 수록하고 있다(모두 가곡을 포함한다).
1장부터 소개하자. 수록곡은 아래와 같다.
01 虹のグランドスラム
02 ALL OF YOUNGSTAR
03 HIGH SCHOOL MORNING
04 BASEBALL HERO
05 HIGH SCHOOL WINDS
06 HIGH SCHOOL ROAD
07 ゆるやかな虹のように
08 A PASSAGE TO BASEBALL
09 HIGH SCHOOL MELODY
10 THE CROSSING
11 YOUTHFUL ZONE
12 FAR AND AWAY
13 「二人」に帰ろう
첫 번째 곡은 쿠보타 토시노부가 부른 전반기 주제가를,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연기하는 성우 4명이 부른 버전이다. 오리지널 가창 버전이 수록되지 않은 것은 가수의 소속 레이블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쿠보타 토시노부가 부른 오리지널 버전은 소니 뮤직에서 싱글 CD로 발매되었다. 작사, 작곡 모두 쿠보타 토시노부가 담당했다. 자신도 야구부에 소속되어 있었다는 쿠보타의 감성이 잘 실린 좋은 노래다. 메인 캐릭터가 부르는 버전은 오리지널 버전과 가라오케가 다르며, 오리지널 버전의 펑키한 맛이 옅어진 대신 록적인 색채가 강해졌다. 이 버전은 마지막 회 마지막 장면에 사용되었다.
13번째 곡은 싱어송라이터 니시와키 유이가 부른 전반기 엔딩 주제곡이다. 이 곡 역시 프로그램을 본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초절정 명곡이다. 가사를 듣기만 해도 애니메이션의 영상과 당시의 분위기가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역시 아다치 미츠루 애니메이션에는 명곡이 많다. 7번째 곡은 엔딩 주제가 싱글의 커플링 곡으로 발매된 삽입곡이다.
나머지 10곡은 BGM으로, 2분에서 4분이 넘는 긴 곡들만 모아져 있다. 음악 앨범으로 들을 수 있는 알찬 내용이다.
2번 트랙 'ALL OF YOUNGSTAR'는 1화 첫 장면에 흘러나온 곡이다. 의사로부터 팔꿈치 고장을 통보받은 히로가 중학교 졸업을 계기로 야구를 포기하려고 강가에서 글러브를 태우는 장면이다. 그곳에 하루카가 나타나 두 사람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하프의 아르페지오와 현악기 앙상블로 잔잔하게 시작되고, 색소폰의 주선율이 등장한다. 슬로우 발라드풍의 서정적인 멜로디다. 드럼이 절제된 리듬을 튕기며 현악기와 색소폰의 합주로 이어진다. 이야기의 시작을 알리는 상쾌하고 조금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가슴 뭉클한 곡이다.
이 작품의 음악적 특징이 이미 드러나고 있다. 바로 색소폰의 음색이다. <H2>에서는 색소폰이 멜로디를 담당하는 곡이 많고, 그 윤기 있는 음색이 음악 전체의 기조가 되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청춘을 그린 애니메이션에 색소폰이라는 것은 흔치 않은 조합이 아닐까 싶다. 보통은 일렉트릭 기타나 트럼펫, 트럼본 등의 금관악기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색소폰은 고등학생보다 좀 더 어른스러운 이미지다.
하지만 색소폰의 음색은 사춘기의 굴절과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 소녀의 마음의 미묘함을 표현하는 데 의외로 잘 어울린다. 절묘한 음악 디자인이다. 영상을 수놓는 색소폰 소리 덕분에 <H2>는 조금은 어른이 된 시선에서 청춘을 회상하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가진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3번 트랙 'HIGH SCHOOL MORNING'은 피아노와 현악기로 잔잔하게 시작되는 일상적인 곡이다. '천천한', 혹은 '천천히' 시작하는 곡이 많은 것도 이 작품의 음악의 특징이다.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곡은 거의 없다. 매우 부드러운 느낌의 음악으로 되어 있다.
메인 멜로디를 담당하는 것은 케나(라고 생각한다). 이것도 뜻밖의 조합이지만, 듣고 있으면 고등학교 운동장 위에 펼쳐진 푸른 하늘이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케나의 소박한 음색이 대지와 하늘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부드럽고 잔잔한 곡이다. 히로의 일상 장면 등에 사용되었다.
4번 트랙 'BASSBALL HERO'는 경쾌한 리듬으로 시작하는 활동적인 곡이다. 기타의 커팅과 드럼, 베이스의 리듬. 여기에 위아래로 오가는 현악기 프레이즈가 더해져 긴장감을 조성하고, 40초가 지나면 색소폰의 페이크한 멜로디가 더해진다. 경기 장면에 잘 어울리는 역동적인 곡이다. 색소폰의 음색도 한몫해 조금은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인데, 90년대 애니메이션다운 느낌이다.
강물에 빛이 반짝이는 듯한 아름다운 인트로로 시작하는 5번 트랙 'HIGH SCHOOL WINDS'는 제목처럼 상쾌한 바람을 느끼게 하는 곡이다. 어쿠스틱 기타가 주선율을 담당하고 있다. 그야말로 청춘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운드다. 흐르는 듯한 피아노와 현을 타고 연주되는 기타 선율, 그 사이사이에 들어오는 고음의 케나의 음색이 기분 좋게 어우러져 있다. 1화에서 고등학교에 입학한 히로 일행 4명의 모습을 소개하는 몽타주 장면에 흘러나왔고, 히로 일행의 야구에 대한 마음을 그리는 장면 등에 사용된 인상적인 곡이다.
다음 'HIGH SCHOOL ROAD'는 클래식한 현악 합주로 시작하는 감동적인 곡이다. 정말 아름다운 선율. 현악기가 연주하는 마음이 정화되는 선율에 도취된다. 이와시로 타로가 만들어내는 서정적인 멜로디의 매력을 살린 넘버다. 이 방향성인 음악의 명작이 <플랜더스의 개>이다. 아직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그쪽의 사운드트랙도 꼭 들어보길 바란다. 곡은 1분 가까이 현악 합주를 충분히 들려준 후, 색소폰의 잔잔한 선율로 이어진다. 2분이 지나면 다시 현악 합주로 돌아와 A 파트와 같은 선율이 반복되며 끝난다. 교복을 입은 히데오와 히카리가 나란히 하교하는 장면 등 청춘의 기억을 자극하는 새콤달콤한 장면이 흘러나온다.
8번 트랙 'A PASSAGE TO BASEBALL'은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는 약간 침울한 기분을 표현하는 현과 키보드 위주의 곡이다. 중반부터 색소폰이 가세해 다소 우울한 톤으로 청춘의 고뇌를 연주한다. 팔꿈치 부상으로 야구의 꿈을 접은 히로의 심정을 그린 듯한 곡. 2분이 지나면 곡조가 바뀌면서 경쾌한 리듬에 맞춰 프리 연주풍의 색소폰이 떠오르는 마음을 표현한다. 이 부분은 팔꿈치 고장이 오진이라는 사실을 알고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히로의 기쁨을 표현한 것 같다.
9번 트랙 'HIGH SCHOOL MELODY'는 어쿠스틱 기타와 색소폰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발라드 곡이다. 잔잔하고 세련된, 유럽 청춘 영화의 음악을 듣는 듯하다. 이것이 '고등학교 멜로디'라니, 도대체 어떤 고등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다른 곡에서도 색소폰이 많이 들리기 때문에 갑자기 이런 곡이 흘러나와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이것도 음악 설계의 마술이다.
현의 트릴이 긴장감을 표현하는 'THE CROSSING'은 경기 장면에 자주 흘러나온 곡이다.
이어지는 'YOUTHFUL ZONE'은 어쿠스틱 기타, 현악기, 색소폰으로 연주되는 어쿠스틱 기타, 현악기, 색소폰의 편성으로 다소 향수를 불러일으키지만 결코 후퇴하지 않는 마음을 묘사한 곡이다. 1화에서 야구부가 없는 센카와 고등학교에 진학한 히로가 야구동호회 매니저가 된 하루카와 뜻밖의 재회를 하는 장면, 9화에서 히로와 마찬가지로 야구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야나기가 유소년 야구 연습 풍경을 스케치하는 장면 등, 방황 속에서도 희망을 엿볼 수 있는 장면에 흐르고 있다.
BGM 파트의 마지막 곡 'FAR AND AWAY'는 마지막에 어울리는 희망이 느껴지는 곡이다. 미니멀한 리듬과 스트링을 배경으로 색소폰이 히로 일행의 먼 꿈을 노래한다. 이 곡 역시 해외 청춘 영화 음악을 연상시키는 스케일이 크고 상큼한 곡이다. 본편에서는 마지막 회 말미, 고시엔에서 싸우는 히데오을 응원하러 간 히카리가 히로에게 “어서 오라”고 마음속으로 부르는 장면부터, 현지에서 묵묵히 연습에 매진하는 히로와 이를 지켜보는 하루카의 장면까지 흘러나온다. 히로와 히데오, 히카리와 하루카, 네 사람의 꿈과 서로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를 상상하게 하는 명장면에 흘러나오는 중요한 곡이다.
사운드트랙 1에 수록되지 않은 코믹한 곡과 밝고 경쾌한 곡, 경기 장면을 장식하는 역동적인 곡, 다음 회 예고 음악 등은 사운드트랙 2에서 보완되었다. 사운드트랙 2에는 후반부 주제곡 2곡과 주인공 4명이 부르는 캐릭터송도 수록되어 있으니, 1편과 함께 꼭 들어보길 바란다.
80년대 <터치>에서는 세리자와 히로아키가 쓴 올드팝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음악이 밝고 경쾌함과 속도감, 우스꽝스러움이 뒤섞인 등신대의 청춘상을 연출하는 것이 멋있었다. 약 10년 만에 만들어진 <H2>의 음악은 그에 비해 훨씬 서정적이고 어른스러운 분위기다. 해외 영화 음악처럼 세련되고, 잔잔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 서정성이야말로 이와시로 타로 음악의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앞서 소개한 책 <영화음악 타로주의 사운드트랙의 무대 뒤>에서 이와시로가 “내가 내 음악에서 가장 잃고 싶지 않은 것은 서정성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어떤 웅장한 음악, 스릴 넘치는 음악을 써도 이와시로 타로는 심금을 부드럽게 건드리는 서정성을 숨겨놓는다. <H2>에는 이와시로 타로의 음악의 원류가 흐르고 있는 것이다.
원문
https://animestyle.jp/2018/03/20/13307/
작곡가 이와시로 타로는 <살인의 추억> 작곡가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