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만스> - 거장의 평범한 탄생기 (스포?)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개봉 연도: 2022년
러닝타임: 2시간 31분
관람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그는 어떻게 영화와 사랑에 빠졌고, 우리는 어떻게 그의 영화와 사랑에 빠졌는가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장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만든 자전적인 영화입니다.
영화가 되게... 솔직합니다. 스스로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만든다면 본인의 재능에 대한 묘사나 사실 왜곡이 약간이라도 있기 마련일 텐데 이 영화에는 그런 게 없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지상 최대의 쇼>를 보고 영화를 좋아하게 된 일, 친구들과 영화를 찍은 일, 괴짜 할아버지를 만난 일, 어머니의 불륜을 알게 되며 겪은 혼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받은 괴롭힘, 그 일을 통해 사귀게 된 여자친구, 직접 만든 영화로 괴롭힘을 극복한 과정, 롤모델이었던 존 포드와의 만남까지....
충분히 그럴 만한 위치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스필버그는 일말의 자아도취나 거만함 없이 자신이 겪은 일들과 느꼈던 감정을 담백하게 그려냅니다.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은 그러한 허물 없음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각색은 당연히 있겠지만요.
또한 스필버그는 자기 얘기만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힘과 그에 대한 열정을 전달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파벨만스>를 보다 보면 스티븐 스필버그가 왜 영화를 사랑하는지 너무나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위대합니다. 그렇습니다. 영화에 대한 스필버그의 꿈은 참 위대합니다.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수많은 명작들을 만들어오면서 실력이 녹슬기는커녕 <파벨만스> 같은 영화에서 계속 빛을 발합니다. 그의 영화들을 통해 알게 됩니다.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가 아닌 그 이상이고,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하게 해주며 환상과 감동, 전율을 느끼게 해주고, 모두를 포용하고, 관객이 하나될 수 있게 하고...
이게 바로 우리가 영화를 사랑하고 스필버그의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이죠.
<파벨만스>는 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솔직한 회고록이자, 영화에 대한 꿈과 사랑을 담은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
+ 영화의 후반부에서 존 포드 역으로 카메오 출연한 또다른 거장 데이비드 린치가 1월 16일 별세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