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
  • 쓰기
  • 검색

글래디에이터2 : 막시무스 레거시? (스포있음)

숲그늘 숲그늘
407 2 2

글래디에이터2 봤습니다. 

그리 나쁘지 않았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만, 

리들리 스콧의 다른 속편영화들과 비슷한 아쉬움을 느꼈어요.

프로메테우스나 에이리언:커버넌트에서도, 자신이 만든 세계를 좀더 자세히 그려내고 싶어하는 건 알겠는데

전편에 대한 향수나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에 약간씩 첨가하다 보니, 결국은 애매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되는.

 

이 영화를 보면서,

감독님이 로마시대의 세세한 모습과 시대상, 그리고 고대 전투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고 싶다는 야심이 느껴졌지만

결국에는 전편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로 인해 우왕좌왕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나 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전편의 그림자가 아른거렸는데 그게 그리 자연스럽진 않았어요.

마치 본이 등장하지 않지만 계속 그 그림자 안에 머무르려 애쓴 '본:레거시' 같았습니다. 

 

배우들 보는 재미가 아주 좋았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역시 '덴젤 워싱턴'인데요.

원래 좋은 배우인 건 알았지만, 정말 흡인력이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 오버하면 거의 '조커'급의 존재감을 보여주었어요.

나중에 쉽게 죽는게 너무 아쉬울 정도로요.

 

그리고, 루실라나 그 원로원 할아버지도 반가웠지만

저는 장군 역을 맡은 페드로 파스칼이 정말 멋지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초반의 피끓는 잔인무도한 장군의 모습에서, 패자들에 공감하는 그 눈빛과 표정 ㅋ~

중반 지나면서부터는 차라리 이 장군이 주인공이 되어 글래디에이터가 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기대까지 들 정도로

너무 멋졌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폴 메스칼.

솔직히 주인공으로는 많이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연기가 부족했다기보다는 역시 전편의 러셀 크로우의 그림자가 너무 크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외모 가지고 뭐라 하긴 좀 그렇지만, 배우에겐 외모도 무기입니다. 

러셀 크로우의 그 뭐랄까...

투박한 노동자 같으면서도 고귀한 느낌.

사자같은 야수성과 동시에 중형견 같은 순수함과 사랑스러움.

이런 매력이 전편의 성공의 큰 요인이었다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이 막대한 롤을 감당하기에는 주연배우의 매력이 (외모 포함) 많이 부족했다고 느껴져요.

 

글래디에이터.jpg

 

나중에, 그 사람이 루시우스라는 걸 알고 보니

묘하게 아역 루시우스와 닮긴 했더라구요. 그래서 뽑은 건지 모르겠는데.

이 역할의 서사 또한 정말 파란만장하고 기구한데,

차라리 전편의 스토리라인 구조를 굳이 따라가지 말고

아예 그대로 이어지는 긴 호흡의 속편으로, 루시우스가 초년에 고생하는 모습을 다 그려서

왕족인 루시우스가 필연적으로 검투사가 되어, 로마에 대적하는 모습을 그렸으면

오히려 나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막시무스:레거시로 접근하려던 방법이 오히려 독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물론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고, 창작자들이 충분히 숙고해서 결정했을 거라고 생각은 들지만

 

역할 자체로도 충분히 드라마틱하고 강력한데, 자꾸 막시무스와 연결시켜서만 존재감을 만들려 했던 건 아닌지

아쉬웠고, 그러다 보니 루시우스 자신이 아니라 자꾸 막시무스와 비교하게 되는 그런 딜레마가 ㅠㅠ

 

감독님은 분명 고대 전투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 보입니다. 

킹덤 오브 헤븐, 나폴레옹 등을 보면요.

이 영화에서의 전쟁씬도 당연히 압권입니다. 

그 씬만으로도 봐야 할 이유가 될 정도로요.

 

하지만 그 씬의 앞뒤와 호흡 등은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약간 갖다 붙이는 느낌이 있었어요.

역시 전편의 그림자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종합하자면, 

대성공한 영화의 속편 만들기란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다는 것. 

그리고 리들리 스콧 감독님은 적어도 속편 만드는데 그리 적합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장 중에서도, 아무리 프로덕션이 늘어져도 지독하리만치 완성도에 집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느 정도 선에서 결정하고 진행하는 성격 급한^^ 감독님들이 있는데 (ex. 스필버그)

리들리 스콧도 후자가 아닌가 싶고, 

연세도 있으시니 이렇게 해서라도 더 많이 뵙고 싶긴 합니다. 

 

좋은 영화이고, 덴젤은 그야말로 최고였지만

러셀 크로우의 글래디에이터는 그대로 우리 마음 속에 남겨두는 걸로^^ 

 

 

숲그늘 숲그늘
16 Lv. 25471/26010P

쉬운 남자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golgo
    golgo

  • min님

댓글 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숲그늘 작성자
추가로.
전편의 콜로세움 씬이 최고였던 이유는, 사실성에 대한 경계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물론 영화의 사실성이라는게 어불성설이긴 하지만, 보는 사람들이 충분히 리얼하다고 느끼는 어떤 선.을
잘 지켜주었던 점도 영화의 품격과 매력을 높여주는데 큰 몫을 했다고 보는데요.
이번 영화의 콜로세움 씬들은 증폭되고 멋지긴 했지만, 그 선을 살짝씩 넘어가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 또한 속편이라는 게 주는 압박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이런 고품질 영화에서는 그런 미세한 선 넘음이 전체적인 품격에 어느 정도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중간중간 비춰지는 덴젤의 미묘한 표정들이 더 멋졌습니다.
12:00
2시간 전
profile image 2등
본 레거시 느낌... 정말 그렇네요.
그 영화도 나쁘진 않지만, 본가의 느낌은 못살렸죠.^^
13:44
32분 전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루프] GV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11:09 575
공지 [애시드 레인: 죽음의 비] 시사회 당첨자입니다. 2 익무노예 익무노예 2일 전11:23 655
HOT [글래디에이터 2] 호불호 후기 모음 2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4일 전11:43 7480
공지 [세입자]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3 익무노예 익무노예 5일 전10:40 1937
HOT <프레데터: 배드랜즈> 주인공은 프레데터 자신 카란 카란 1시간 전12:18 406
글래디에이터2 : 막시무스 레거시? (스포있음) 2 숲그늘 숲그늘 2시간 전11:55 407
HOT 코니 닐슨, 24년 만에 <글래디에이터 2>로 돌아온 소... 2 카란 카란 4시간 전09:27 703
HOT 서브스턴스 (2024) 충격적인 호러영화. 스포일러 있음. 1 BillEvans 2시간 전11:41 449
HOT 애니메이션 <터치>에 대한 칼럼 - 2 2 중복걸리려나 3시간 전11:05 352
HOT <위키드> 전체 예매율 1위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0:20 518
HOT 글레디에이터 2 영국 시사회 당시 덴젤 워싱턴옹의 일화 2 밀크초코 밀크초코 3시간 전10:27 676
HOT 노스포) 영화 히든페이스 코메박에서 보고 온 리뷰입니다. 5 갓두조 갓두조 10시간 전04:09 2399
HOT 케빈 코스트너, ‘호라이즌 3,4‘ 자금 마련 위해 “모든 억만... 2 NeoSun NeoSun 5시간 전08:41 716
HOT 조셉 퀸 ‘글래디에이터 2’ 비하인드신 2 NeoSun NeoSun 5시간 전08:36 591
HOT 프레데터 애니메이션 제작 예정 8 호러블맨 호러블맨 6시간 전08:15 479
HOT 아리아나 그란데 The Tonight Show 1 e260 e260 6시간 전07:56 374
HOT 글래디에이터 봤어요 명작이네요 2 Johnnyboy Johnnyboy 8시간 전06:01 1108
HOT <아노라> 리뷰 (스포) _ 순간의 희망 1 싯영화 12시간 전02:04 393
HOT 모든 것은 우연이었어 <매그놀리아> 본 후기 4 스누P 13시간 전01:08 540
HOT 글래디에이트2 조연들이 살렸고 주연은 잘 보이지 않더군요 3 사라보 사라보 13시간 전00:22 886
HOT 오늘의 전리품 2 진지미 14시간 전00:03 514
HOT 2024년 11월 16일 국내 박스오피스 golgo golgo 14시간 전00:01 893
HOT 박지현 배우 의외네요. 6 cwolff 14시간 전23:55 4626
1157863
image
Sonatine Sonatine 19분 전13:57 154
1157862
image
화기소림 화기소림 20분 전13:56 83
1157861
image
베르세티 베르세티 24분 전13:52 67
1157860
image
NeoSun NeoSun 24분 전13:52 103
1157859
normal
dolstone dolstone 24분 전13:52 80
1157858
image
e260 e260 46분 전13:30 107
1157857
image
e260 e260 46분 전13:30 158
1157856
image
e260 e260 47분 전13:29 108
1157855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12:18 406
image
숲그늘 숲그늘 2시간 전11:55 407
1157853
normal
cwolff 2시간 전11:48 523
1157852
normal
BillEvans 2시간 전11:41 449
1157851
image
중복걸리려나 3시간 전11:05 352
1157850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1:04 385
1157849
image
밀크초코 밀크초코 3시간 전10:27 676
1157848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3시간 전10:20 518
1157847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09:27 703
1157846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9:04 379
1157845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8:43 413
1157844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8:41 716
1157843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8:37 431
1157842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08:36 591
115784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6시간 전08:15 479
1157840
image
e260 e260 6시간 전07:56 374
1157839
image
e260 e260 6시간 전07:55 327
1157838
image
e260 e260 6시간 전07:55 440
1157837
image
e260 e260 6시간 전07:53 327
1157836
image
e260 e260 6시간 전07:52 363
1157835
normal
Johnnyboy Johnnyboy 8시간 전06:01 1108
1157834
image
갓두조 갓두조 10시간 전04:09 2399
1157833
image
Pissx 10시간 전04:02 506
1157832
normal
Pissx 10시간 전03:55 433
1157831
image
싯영화 12시간 전02:04 393
1157830
image
스누P 13시간 전01:08 540
1157829
image
사라보 사라보 13시간 전00:22 8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