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 공식 예고편 [한글 자막]
https://youtu.be/0rUmeOP9604?si=sxYo8_wjTcWbK8j0
원작을 읽은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는 주요 소재가 매우 높습니다. 1940년대 멕시코시티의 가장 더러운 음지를 무대로 근친, 소아성애, 사디즘, 난교, 폭력, 마약 등등 온갖 불법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그 사이 또한 추잡한 욕정을 꿈꾸는 멍청할만큼 외로운 중년의 퀴어 남성을 관조하는 이야기인데. 뭐,, 수위가 워낙에 높다가 보니 어디까지 원작과 같이 전개가 될지, 생략이 될지는 모르겠어도 확실히 예고편만 보아서는 원작의 그 더러움은 거의 배제하고 아름답게 포장을 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불쾌하게 연출한 작품이 될 것만 같네요. 예고편 초반에 등장하는 지네도 원작에서 보면 매우 역하게 묘사가 되지만, 영화에서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등장합니다. 필터에 대한 활용도 그렇고, 극 중 초라하게 생긴 '리'의 모습 외에는 딱히 추하게 연출 된 건 거의 없는 듯 해요.
감독은 최근 <챌린저스> <본즈 앤 올> 그리고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같은 걸작을 두루 만든 '루카 구아다니노'가 맡았고요. 주인공 '리'의 역 배우로는 우리에게 <007> 제임스 본드로 잘 알려진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합니다. 원작은 컬트 영화를 자주 보시는 분들이라면 그 제목만 들어도 알 법한 <네이키드 런치> - 크로넨버그 감독의 영화 - 의 원작자이자 아내와 각자의 머리 위에 술잔을 놓고 마약에 취한 채로 총을 쏘아 맞추는 놀이를 하다 아내를 살해한 비운의 약쟁이 작가 '윌리엄 버로스'의 소설 <퀴어>를 오리지날로 하고 있습니다. 아내 살해 직후, 재활과 동시에 약에 대한 갈망 그리고 금단 증세에 휩싸인 채로 <정키>와 본작 <퀴어>의 마무리를 맺었고 그리하여 작품은 정말 말 그대로 '약을 빨았다' 수준의 의식의 흐름 전개를 토대합니다. 이 원작을 읽어본 저로써 기괴할만큼 웃기고, 아름다울만큼 추한 인물의 정신적 묘사와 당시 심리가 그 더러운 멕시코시티의 바를 넘나들며 능동적으로 서술되고 있는데 한 가지 의문점에 드는 것은, 이 작품을 어떻게 영화로 만드느냐 라는 거죠. 내용은 도저히 짧고, 이야기는 도저히 엉망진창이라 제대로된 플롯으로 엮기 힘든 이 작품을 택한 구아다니노 감독의 시도가 어쩌면 과감하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이미 그는 많고 많은 전작들에서 그의 장르적 영향력과 원작을 뛰어넘는 훌륭한 - <서스페리아> <본즈 앤 올> - 재해석을 선보인 적 있어서, 기대는 해보겠지만 물론 두려움도 듭니다. 특히 소설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그 아이들 씬은...
어떻게 연출될지 감도 오지 않고, 저 영화가 개봉하면 괴작으로 취급 받을지 혹은 구아다니노의 걸작의 반열 중 하나에 오르게 될지 알 수 없는 바지만, 다만 그의 모든 작품들을 통틀어서 가장 문제작이 될 것만큼은 확실한 것 같네요.
자막 영상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