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2024) 혜리의 응답하라 1988 연기. 노스탤지어와 맞물려 청춘 활극. 스포일러 있음.
이 영화는, 이종석이 나왔던 2014년 영화 피 끓는 청춘과 가장 비슷하다.
피 끓는 청춘이 완성도가 더 높다.
하지만, 두 영화는 비슷한 데가 있다.
당대 가장 잘 나가는 스타에게 고등학생 옷을 입혀 놓고
과거의 노스탤지어 물씬물씬한 시대로 돌아가서
복고풍을 의도적으로 과장한 다음
발랄 신선 파릇파릇한 청춘을 포인트로 내세운 것이다.
두 영화 모두 여기 성공하고 있는데, 주연배우들의 열연과 평소 이미지가 큰 역할을 한다.
배우로서 이종석이 더 나은 것 같다.
평소 이미지와 다르게, 띨띨이 찌질이로 나와서 징그럽도록 능란한 연기를 보여준다.
피끓는 청춘은 잊혀져서는 안된다. 캐릭터들도 개성적이고 발랄하다. 줄거리도 적당히 복잡하면서
얽히고 설킨 갈래를 잘 풀어서 막판까지 긴장된 드라마를 준다.
이에 반해 이 영화 빅토리는 좀 스토리가 단순하다.
혜리가 댄스를 좋아해서 댄스동호회를 만들려고 하는데, 학교의 허가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치어리딩 동호회를 만들어서 속으로는 댄스동호회처럼 운영하려고 한다.
하지만, 치어리딩의 매력에 흠뻑 빠지면서 인간적으로 점점 더 성장해 나간다.
스토리가 단순한 대신, 이 영화는 여고생의 일상을 담백하게 그린 것처럼 보인다는 강점이 있다.
모험이니 학생폭력이니 학교짱을 향한 대결이니 이런 요소가 없다.
치어리딩연습을 위해 여기저기 다니면서 치어리딩을 해주고 다닌다. 사람들이 기뻐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자기만을 생각해 오던 삶에서 한 단계 성장한다. 치어리딩은 자기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한
이기적인 오락수단이 아니다. 혜리나 박세완은 자기들 춤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을 얻는다. 바로 사람들과의
공감이다.
또한, 혜리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파업현장에 가서 치어리딩을 하면서 그들의 분노와 실태에 대해 알게 된다.
조선소 하청노동자 소장으로 위에서 짓찧고 아래로부터 불평을 듣는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이것이 모두 춤을 통해서다. 이렇게 스토리 전개나 주제를 구축해 가는 능력은 훌륭하다.
비슷한 일본 여고생 영화가 이미 두 편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이다. 아마 흥행에 실패했던 이유도 이것이리라. 줄거리가 뻔히 보인다.
하지만, 평범한 스토리를 채우는 것은 혜리와 박세완의 매력적인 연기다. 캐릭터로 승부한다.
이 영화가 성공한 것도 이들 덕분이다. 발랄하고 싱그럽다. 둘 다 서른은 되었을 텐데,
여고생으로 놓아둬도 별로 어색하지 않다.
혜리의 아버지 역으로 나온 현봉식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지금까지 한 연기들 중 최고였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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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봉식 배우는 나이도 아직 마흔이 안 됐는데... 노안을 정말 잘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