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Carnival of souls (1968) 훌륭한 호러영화.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14815 3 4

images (4).jpg

 

Carnival of souls 는 허크 하비라는 감독 겸 배우가 만든 호러영화다.

그는 배우라기보다 농업 다큐멘터리 감독하는 사람이었다. 심비어는 활동무대도 뉴욕이나 헐리우드가 아닌, 

캔사스주였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도로시가 사는 시골 깡촌 말이다. 

그는 야심이 있었다. 있는 돈 없는 돈 긁어모아 영화를 한편 만들었다. 지금 보기에는 호러영화이지만,

오슨 웰즈의 시민 케인같은 작품을 의도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Carnival of souls는 지금은 

호러영화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존재론적 영화, 인간소외를 다룬 영화의 성격이 강하다. 

 

그는 시민 케인같은 작품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그의 영화는 오히려 시민 케인보다도 더 이후 영화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모르겠다. 

 

엄청난 에너지와 불길한 공포, 암울함과 절망 등을 담고 있는 영화가 이 영화다. 

허크 하비는 비범한 영화감독이 맞기는 했던 것 같다. 

 

메리라는 성당 오르가니스트는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빨간 신호등불에 선다. 

그때, 남자애들이 탄 자동차가 옆에 선다. 메리의 (좀 날라리같은) 친구는 남자애와 시시덕거리다가 

함께 경주를 하기로 한다. 그리고, 주변에 주는 민폐는 상관 않고 길에서 경주를 한다.

길에서 하는 것도 위험한데, 좁은 다리 위에서까지 경주를 하다가 (아주 당연하게) 강에 빠진다. 

누가 보아도 다들 익사했다.

마을사람들이 다 모여 강에서 메리가 탄 자동차를 건져내려 한다. 하지만

이 넓은 강에서 자동차 한대를 찾기란 불가능하다. 이때, 모든이들이 경악하도록 기이한 사건이 발생한다. 

메리가 강에서 혼자 기어나온 것이다!

322830619_3f752c71d0_o.jpg

images (3).jpg

images (2).jpg

전문적인 영화감독이 찍지 않은 화면이라 좀 거칠고 조잡해 보이지만, 그만큼 화끈한 공포도 준다. 

날 것 그대로인 것같아서 더 무서운 그런 것 있지 않은가? 누가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서 찍은 느낌을 주는 영화 말이다.

 

메리는 이 마을이 싫다.

직장을 찾다가 먼 도시에 있는 오르가니스트 자리를 얻어서 마을을 떠난다. 

 

tumblr_46329caa0db44aa5b7df404ba80ebde1_97768e01_540.webp

 

메리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다. 성당에서 오르간을 연주할 때도, 자기도 모르게 혼란스럽고 광기에 찬 

격렬한 연주를 한다. 좀 머리가 이상해진 것인지. 괜히 불안하고 두렵고 무섭다.

세상이 불안하고 무섭고, 자기 존재는 세상에서 서서히 지워지고 있는 것같은 공포를 느낀다. 

허크 하비의 이 영화 영혼의 카니발이 무서운 이유는, 메리의 이런 공포를 생생하게 

관객들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메리의 이런 공포를 관객들도 함께 느낀다.

평범한 일상 하나 하나가 이런 공포가 되어 버렸다면 메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녀는 혼자 자동차를 운전해서 다른 도시로 간다. 

그런데, 한밤중에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이상한 남자가 자동차에 붙어 따라서 날아오고 있는 것 아닌가?

메리는 엄청 놀란다. 이것이 악몽의 시작이다.

 

9f9c5fbbdb86570a7886290747412656fe488060_00.gif

EBjL.gif

유령이 따라다닌다? 그것은 차라리 덜 무섭다. 정말 무서운 것은,

유령이 점점 자기 일상을 따라 다닌다. 자기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것이 이제는 당연하다는 일상이 되어 버린다. 

메리의 얼굴도 변한다. 성격도 변한다. 피부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감정도 사라지는 것 같다. 

메리는 점점 더 무표정한 것, 시체같은 것, 숨막히는 침묵, 죽음, 그로테스크한 혐오에 동화되어 간다.

 

메리는 침대에 누워서도 알 수 있다.

지금 한밤중, 저 버려진 놀이공원에서는 죽은 자들의 기이한 무도회가 벌어지고 있다.

메리는 그들과 연결되어 있다. 왜 이런 신비한 연결이 생겨 버렸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그 자리에 가서 함께 춤을 추고 있는 듯 느껴진다. 그리고, 그들도 메리가 자기들을 엿보고 있는 줄 안다.

 

04_anim.gif

122f9f808542e661d3ce8ba63f510f93dfb387aer1-268-170_hq.gif

82dd1e11d5011309ca69b4e3c70503dd.webp

200w.gif

carnival extras shot.jpg

하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메리를 공기취급하며 왕따시키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많은 장소를 갔는데, 갑자기 모든 소리가 사라진다. 그리고, 사람들은 메리의 존재 자체가 없다는 

듯 행동한다. 아무리 메리가 소리치고 절규해도 그녀는 이 세상에서 소외되어 간다. 

그녀는 정신병원에도 가 보고, 어떻게해서든 도움을 찾으려고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하지만, 누가 메리를 도울 수 있다는 말인가? 

 

인간 소외를 나타내는 것같기도 하고, 아무튼 호러영화로 치부하기에는 아주 

깊은 주제를 건드리는 것 같다. 허크 하비는 원래 존재론적인 영화를 의도했다고 한다.

   

images (6).jpg

images (5).jpg

images (1).jpg

headerphoto639211.jpg

tumblr_575a3cefd5bdd1c5e0fa8575e83961a2_0927171c_540.webp

 

메리는 무엇엔가 이끌려서 한밤중에 그 버려진 거대한 놀이공원에 간다. 

정말 그로테스크하게 생긴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들은 기이하고 혐오스럽고 공포스런 춤을 추고 있다.

그러더니, 그들은 갑자기 몸을 돌려 메리를 쫓아온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난다. 하지만 이상한 사람들은 

메리를 포위하고 덮쳐 버린다. 

 

giphy.gif

 

다음날 경찰이 메리의 실종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이상하다. 메리의 발자국이 해안으로 이어져 있는데,

허공으로 날아간 것인지 사라져 버린다. 메리의 행방을 알 수 없다. 그냥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린 것 같다.

 

그리고, 장면이 바뀌어 캔사스주 메리의 자동차가 추락한 강으로 돌아간다. 마침내 메리가 탄 자동차가 강에서 건져졌는데, 거기 메리의 시체가 있다. 메리의 죽은 영혼이 강에서 헤엄쳐 나온 것이다. 

죽어서 유령이 되었어야 할 메리가 자기가 죽은 줄도 모르고 이승의 세계에서 돌아다닌 것이다. 

 

지금까지의 영화는, 메리의 영혼이 서서히 죽은 자의 세계에 동화되어, 이 세상과의 접점을 잃어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각본이 아주 훌륭하다. 대사는 아주 평이하고, 배우들도 아마츄어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연기 못한다. 

하지만, 연출과 촬영의 힘인가? 영화가 아주 공포스럽다. 유령이 나타나는 장면도 무섭지만, 

메리가 이 세상과의 접점을 잃고 혐오스러운 존재들 속으로 점점 더 가까와지며,

자기도 혐오스러운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이 참 무섭다. 메리는 절망적이고 미칠 지경이다. 하지만, 주변의 그 누구도

메리를 도와주기는 커녕 정신이상 취급한다. 메리는 일상에서 소외감을 느낀다. 이 소외감과 절망이 당연한 

일상이 되어 버리자, 그 속에서 지옥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지옥이 메리를 채워간다. 그리고, 행복이나 고통, 

아픔, 동감 같은 당연한 인간의 감정들을 몸 바깥으로 밀어 버린다. 아무것도 남지 않고 지옥 그 자체로 100% 채워져 버린 메리는 결국 이 세상으로부터 사라진다.   

  

images (7).jpg

 

분장도 무섭고 돈 안들인 특수효과도 무척 충격적이고 무섭다. 사람들의 의표를 찌르는 절묘한 감각이 있다.

관객들도 귀신이 나오는 것을 다 안다. 하지만. 절묘하게 의표를 찌르며 나타나는 바람에

관객들은 계속 깜짝 놀라게 된다. 그래서, 귀신이 나오든 안 나오든, 영화의 순간순간이 공포로 차 있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메리가 된 듯 느끼며, 메리의 공포를 생생하게 함께 경험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비범하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

  • Robo_cop
    Robo_cop
  • 해리엔젤
    해리엔젤
  • golgo
    golgo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대단한 인디 호러 작품으로 알고 있는데.. 소개 보니까 꼭 봐야겠네요.
08:29
24.10.07.
BillEvans 작성자
golgo
시간도 길지 않고 직접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10:10
24.10.07.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HOT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충격의 에피소드 제작 과정 1 golgo golgo 3시간 전17:24 866
HOT ‘시너즈’ 해외 70미리 IMAX 상영 극장 풍경 1 NeoSun NeoSun 14분 전20:32 79
HOT 오컬트 장르를 대중 오락물로 리셋한 <거룩한 밤: 데몬 ... 9 마이네임 마이네임 4시간 전16:41 2167
HOT [내부자들] 이경영役→'천의얼굴' 이성민표 재해석... 2 시작 시작 55분 전19:51 381
HOT <야당> 하퍼스 바자 화보 공개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9:40 195
HOT 마동석 [거룩한 밤] 언론사 첫 반응 2 시작 시작 1시간 전19:36 859
HOT 홍상수 감독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 해외 ... 2 golgo golgo 1시간 전19:25 403
HOT 미국서 흥행 국산 애니 '킹 오브 킹스' 여름 개봉 5 golgo golgo 2시간 전18:27 657
HOT 4DX는 세월이 지날수록 퇴보 하는 느낌이네요. 2 DKNY 2시간 전18:09 636
HOT 브리짓 존스의 일기: 뉴 챕터 - 초간단 후기 2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8:09 366
HOT 우연히 지나가다가 본 홍보물! 2 Andywelly 2시간 전17:49 472
HOT '라자로' But Why Tho 3화 리뷰 및 평점! 1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6:50 358
HOT <파과> 개봉 전에 원작 소설 읽는데 재밌네요. 5 뚠뚠는개미 4시간 전15:48 894
HOT 페드로 파스칼이 올린 케이틀린 디버와 ‘라스트 오브 어스‘ ... 1 NeoSun NeoSun 5시간 전15:17 564
HOT 생각보다 괜찮았고, 알뜰히 즐긴 휴일의 수유롯시 열혈검사... 4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5시간 전15:12 630
HOT 강형철 감독의 '하이파이브' 작품 소개 3 golgo golgo 7시간 전13:24 2932
HOT [썬더볼츠*] 오프닝 무삭제 영상 시작 시작 7시간 전12:51 1060
HOT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고공비행 액션 비하인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8시간 전12:45 792
HOT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2, 에피2 스틸 9 golgo golgo 8시간 전12:26 1271
HOT 노스포) 지난주에 봤던 영화들 간단 리뷰 모음입니다. 24 갓두조 갓두조 10시간 전10:21 1197
1173413
image
NeoSun NeoSun 방금20:46 2
1173412
image
NeoSun NeoSun 3분 전20:43 32
1173411
image
NeoSun NeoSun 8분 전20:38 40
1173410
image
NeoSun NeoSun 12분 전20:34 71
1173409
image
NeoSun NeoSun 14분 전20:32 79
1173408
image
GI 17분 전20:29 41
1173407
image
석호필@ 석호필@ 44분 전20:02 166
1173406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4분 전20:02 122
1173405
image
시작 시작 55분 전19:51 381
1173404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9:40 195
1173403
normal
시작 시작 1시간 전19:36 859
1173402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19:25 403
1173401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8:59 289
1173400
normal
golgo golgo 1시간 전18:57 388
1173399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8:27 657
1173398
normal
DKNY 2시간 전18:09 636
1173397
image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8:09 366
117339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8:09 353
1173395
image
golgo golgo 2시간 전18:01 590
1173394
image
Andywelly 2시간 전17:49 472
1173393
image
golgo golgo 3시간 전17:24 866
1173392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6:50 358
1173391
image
마이네임 마이네임 4시간 전16:41 2167
1173390
image
뚠뚠는개미 4시간 전15:48 894
1173389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5:32 497
1173388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5:17 564
1173387
image
이안커티스 이안커티스 5시간 전15:12 630
1173386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5:01 532
1173385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4:54 369
1173384
normal
석호필@ 석호필@ 6시간 전14:41 340
1173383
image
NeoSun NeoSun 6시간 전14:38 808
1173382
image
처니리 처니리 7시간 전13:40 845
1173381
image
golgo golgo 7시간 전13:24 2932
1173380
normal
golgo golgo 7시간 전13:12 587
1173379
normal
시작 시작 7시간 전12:51 1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