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의 엘자 (1966) 아프리카에 살다. 스포일러 있음.

야성의 엘자는 과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영화다.

조이라는 여자는 어릴 적부터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아서 남편 조지와 함께 야생동물 관리원을 하며 아프리카에서 산다. 

어느 날 아프리카 원주민을 살해한 식인사자를 조지가 사살하게 된다. 그런데, 그 사자에게는 어린 새끼들이 셋 있었다. 

조이와 조지는 그 새끼들을 거두어 기르기로 한다. 나중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사자새끼가 자라자, 동물원에 보낼 수밖에 없게 되는데, 조이는 새끼들 중 가장 약한 엘자를 계속 기르기로 한다. 

이 영화는 조이와 엘자가 우정을 쌓아가고, 나중에 다 자란 엘자가 자유를 찾아 야생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지금 보면, 유튜브 영상으로 딱이다. 유튜브로 조이와 엘자 간 우정의 과정을 정기적으로 방송하면 딱 좋을 것 같다.

하지만 그때는 유튜브가 없던 때다. 조이와 엘자 간 우정과 헤어짐의 감동적인 과정이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나,

이 영화에 감동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나, 지금 유튜브에 대입해 보면 쉽게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또 하나, 당시 우리나라는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인터넷도 없었다. 

먼 나라 아프리카라고 하는 것은 말로만 듣는 신비한 장소였다. 이 영화를 통해 아프리카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저 그 자유롭고 야성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에 동경을 느꼈다. 그것이 우리나라에서 이 영화가 큰 인기를 얻었던 큰 이유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엘자를 더 이상 인간세계에 둘 수 없게 되자, 조이와 조지 부부는 엘자를 야생으로 돌려보내기로 한다. 인간에게 길들여진 엘자는 야생이라곤 없다. 조이와 조지 부부는, 엘자가 야생으로 돌아가기 이미 늦은 것 아니냐고 포기할 뻔한다. 엘자가 야생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은, 조이의 엘자에 대한 끝없는 사랑 때문이다. 엘자는 야생으로 자기 무리를 따라 사자렸다가, 나중에 새끼들을 데리고 조이를 만나러 온다. 조이는 기쁨과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낀다. 

영화로서는, 엘자와 조이 간 우정이 쌓여 가는 과정과 엘자를 야성으로 떠나 보내는 조이의 섭섭한 마음과 기쁨이 아주 담담하면서도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과장 없이 담백하고 솔직하다. 하지만, 오늘날 관객들은 좀 심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차라리, 유튜브 영상으로 찍었으면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라 생각할 법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1960년대다. 아름다운 야생의 아프리카 초원 향기와 에메랄드빛 호수 그리고 초원을 뛰노는 야생동물들. 새끼사자가 어미사자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마치 딸을 돌보는 것처럼 엘자를 키우는 조이. 야생으로 자유롭게 돌아간 엘자가 새끼를 거느리고 조이를 찾아오는 장면 등은 아주 큰 감동을 주었다. 

하지만, 그 감동도 시대와 함께 늙어버린 것같아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