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리언: 로물루스>를 보고 (스포O/쿠키유무)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으로 시작해 최근에는 프리퀄 시리즈인 <프로메테우스>와 <에이리언:커버넌트>로 재개한 프로젝트였는데, 이번에는 <맨 인 더 다크>를 연출한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각본에 참여하고 연출한 <에이리언:로물루스>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딱히 <에이리언> 시리즈를 챙겨보는 팬은 아니었던지라 이번 작품은 감상할 의향이 없었는데 관람객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져 보게 되었네요.

오래 이어져 온 시리즈인지라 확립된 고유의 SF 세계관으로 현대의 노동자, 이민자 등 문제를 은유하는 초반부 상황은 SF 장르의 성격을 잘 살린 예시 중 하나로 뽑힐 것입니다.

사실 스토리 자체는 크게 참신하다거나 야망이 보이는 부분은 없습니다. 한탕하기 위해 범죄 소탕을 벌이러 간 청춘 남녀가 에일리언을 마주하면서 겪는 상황을 공포 장르의 문법으로 풀어냈는데 이미 이 시리즈에서 증명해오기도 했고, 공포영화에서도 익숙한 문법이기도 하니깐요.

<에이리언> 시리즈에서 필수적으로 벌어지는 유형의 사건에 대한 이야기 발판을 충실하고 견고하게 잘 깔아놓았고 공포 요소를 잘 심어놓아서 극을 잘 이끌어갑니다. 점프스퀘어, 서스펜스, 클로즈업, 영화음악 등 장치로 하여금 공포를 극도로 자극하는 거죠.  

극의 절반 지점에서 합성인간이 새로 업데이트되면서 지시가 추가되면서 본격적으로 인물들이 움직이고 에일리언도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의 부제이자 극의 배경인 '로물루스'에 대한 은근한 메타포가 느껴지게 됩니다. 유사 남매 관계인 '레인-앤디' 관계를 '로물루스-레무스' 관계로 느슨하게 연관짓는 작법인데요. 초반부에 남매애 때문에 합성인간을 이주에 데려갈 수 없는 사실을 감추지만 타인에 의해 밝혀지는 상황이나 극 중반부부터 감정적인 인간과 합리적인 합성인간 사이 붉어지는 이해갈등 등이 그렇습니다. 물론 종전에는 이를 변형하는 관점 포인트도 있지만요.

후반부에는 본격적으로 주인공이 총을 들면서 여전사 면모를 보여주며 시리즈 공통의 이미지를 그려냅니다. 전체적으로 시리즈의 고유한 개성에 충실하고 거기에 맞는 공포에 능숙한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충실한 연출로 이끄는 양상입니다. 그리고 관객이 보기에도 여실히 창작자 자체가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각별한 팬심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엔딩을 직전에 두고 충격적인 비주얼의 에일리언과 사투를 벌이는 마지막 클라이맥스는 비주얼적으로도 충분히 센세이셔널하고 긴장감의 레벨에서도 극도로 몰아칩니다. 이전까지 서스펜스의 이완이 잘 되었는데 극이 거의 마무리 되는 지점에서 급격하고 지나치게 강조점을 찍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시리즈의 팬이 아니어서일까요.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진 못했고 준수한 SF 호러무비를 본 감상이었습니다. 

*쿠키 영상은 없습니다.

- 별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