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트위스터즈 + 에일리언 로물루스 감상기
씨네큐에서 쿠폰 할인으로 2000원을 할인받아서
한국계인 정이삭 감독의 토네이도 재난영화 '트위스터즈(Twisters)'와
에일리언 시리즈의 최신작 '에일리언 로물루스(Alien: Romulus)'를 봤습니다.
트위스터즈
확실히 영화관에서 볼 만한 재난 액션 영화입니다.
토네이도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생생하게 재현했더군요.
CG 시각효과 영상이 이젠 정말 너무 자연스러워서
고화질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짱짱한 사운드로 접하면 정말 실감 날 것 같았습니다.
여주인공 케이트의 친구들이 토네이도에 하나둘씩 희생되는 장면은
정말 긴장감이 넘치게 잘 연출되었더군요.
영화가 좀 지루해질 만하면 토네이도 재난 시퀀스가 이어져서
심심하지 않고 재미있는 관람이 되었습니다.
전편의 흔적도 조금 보이던데,
두 남녀 주인공이 전편의 주인공 빌리에 버금갈 만큼
날씨 변화에 대해 뛰어난 직감력을 갖고 있다는 설정이더군요.
전편에서 주인공 빌리가 술에 취해서 홀딱 벗은 채로
토네이도 앞에 나서선 술병을 던져 넣었다는 이야기가
여주인공 케이트가 어렸을 때 홀딱 벗은 채로 집 밖으로 나와선
토네이도에 매료되어 한참을 쳐다보았다는 이야기로 변주되었고요.
다만,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가 평이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편에선 등장인물들에게서 모종의 광기와 근성이 드러나 보여서
감정선의 흐름이 극에 재미를 더해주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그런 흐름이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여주인공 케이트의 트라우마에 대한 묘사나 그를 극복하는 과정은
설득력은 있었지만 너무 순탄해 보였습니다.
거대한 자연을 인간의 힘으로 통제한다는 발상도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좋게 볼 수가 없더라고요.
재미있기는 한데 감정선의 흐름이 너무 순탄해서
뭔가 기억에 남을 한 방이 부족한 트위스터즈였습니다.
에일리언: 로물루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외계 식민지의 고달픈 생활이 묘사된 초반부였습니다.
인간이 살지 못하는 환경을 억지로 개조한 거라 인간에게 해로운 요소가 많이 남아 있어요.
광산 같은 척박한 일터에서 일하다가 병을 얻어 죽는 노동자들이 허다하죠.
사람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회사의 노예 계약에 묶여서 꼼짝달싹 못 하는 실정입니다.
외계 식민지의 척박한 환경을 이렇게 구체적으로 묘사한 건 에일리언 시리즈 중에서 처음입니다.
이러한 묘사가 주인공들에게 위험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관객들에게는 치기 넘치는 주인공들에게 공감을 느끼게 해 줍니다.
하지만 영화의 성격상 주인공들의 앞길이 순탄할 리가 없죠.
웨일랜드 유타니의 비윤리적인 이윤 추구 때문에
과학 연구선 로물루스 안에는 끔찍한 위기 상황이 벌어져 있고,
레인 일행은 어쩔 수 없이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블 데드' 리메이크로 공포 연출에 일가견이 있음을 알린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니만큼,
공포 연출은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에 비하여 확실히 강렬해졌습니다.
파괴 직전의 상황에 몰려 무조건 탈출해야 하는 우주선에서
괴물들의 습격을 피해 도망다녀야 하는 이야기인지라,
프로메테우스와 커버넌트에서처럼 등장인물들이 바보 짓을 할 상황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시스템이 고장나서 제 역할을 못할 것처럼 보이던 인조인간 에디가
모듈 업그레이드를 통해 주역으로 발돋움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고,
에일리언 1편의 숨은 악역 애쉬와 똑같이 생긴 인조인간 룩도 반가웠습니다.
전편들에서는 나온 적이 없는 상황을 묘사한 것들이 기억에 남는데,
첫 번째는 제노모프의 마지막 성장 과정을 묘사한 장면이었고,
다른 하나는 무중력 상태를 이용하여 제노모프 무리를 물리치는 장면이었습니다.
특히 무중력 상태를 이용해 위기를 타개했는데 바로 또 다른 위기가 연출되는 게 인상적이었죠.
로물루스가 행성의 얼음 고리에 갈려서 파괴되는 장면은 제법 임팩트가 있었고,
종반부에 펼쳐지는 신종 괴물과의 대결 장면은 제법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커버넌트처럼 불길한 결말이 아니라는 데에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다만, 보기보다 스케일이 작은 영화입니다.
작중 사건은 과학 연구선 로물루스 안에서만 벌어지고,
사건이 진행되는 시간도 굉장히 짧습니다.
역대 에일리언 시리즈 중에서 작중 사건의 진행 시간이 가장 짧아요.
그래서인지 전편들의 요소를 골고루 담은 정성스러운 오마주에 감탄하면서
작중에서 벌어지는 온갖 위기 상황을 지켜보고 있으면 손에 땀이 쥐어지지만,
전편들에 비해 뭔가 좀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아마 이 영화에 대해 비판하시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낀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아주 잘 만들어진 후속편의 모범사례라 할 만하고,
충분히 잘 만들어진 SF 호러 오락영화입니다만,
왠지 모를 아쉬움이 느껴지는 에일리언 로물루스였습니다.
추천인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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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리언도 일단은 호이신 것 같네요.^^
초반부 암울한 묘사 덕분에..쓸데없이(?) 에이리언 소굴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들 처지가 이해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