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 NME 리뷰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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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99년. 지방 소녀 필선(이혜리)은 급성장하는 서울의 케이팝 업계에서 백댄서가 되는 것이 꿈인 거제 섬마을 소녀입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문제아로 낙인찍힌 필선과 절친한 친구 미나(박세완)는 교내 연습실 사용이 금지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전학 온 두 명의 전학생, 잘 나가는 축구 선수 동현(이찬형)과 치어리더 여동생 세현(조아람)이 등장합니다. 공중화장실에서 춤을 추던 시절이 끝날 것 같은 필선과 미나는 세현과 함께 응원단 '밀레니엄 걸스'를 결성해 허약한 축구부를 전국대회에 출전시켜 학교의 기를 살리겠다는 계획을 세웁니다.
'빅토리'는 익숙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빛을 발합니다. 예를 들어 필선 역을 전직 아이돌 출신이 맡았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죠. 이혜리는 걸스데이 멤버에게 기대할 수 있는 운동 신경을 발휘하면서도 독재적인 수학 선생님과 치어리딩의 경직성에 부딪히는 엉뚱한 10대 소녀의 모습도 실감나게 연기합니다. 힙합 댄서인 필선은 완벽함보다는 흐름과 존재감, 즉 바이브에 더 신경을 쓰는데, 혜리는 이를 잘 표현해냅니다.
이러한 느슨함이 영화 전반의 특징이지만, 긴박감도 곳곳에서 느껴집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직후, 거제의 조선소 노동자들이 불안전하고 심지어 치명적인 노동 조건에 맞서 파업을 벌이는 현실을 배경으로 한 영화 <빅토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조선소 관리자인 필선의 아버지는 이들 노동자와 용기가 없는 냉담한 상사 사이에 끼어들게 되고, 이는 필선의 순진무구한 환상에 대한 현실 점검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배경이 허술합니다. 감독의 학창 시절에 가깝게 설정된 세트는 사실적인 재현이라기보다는 흐릿한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손에 든 호출기도 언제든 휴대폰으로 바뀔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철저하게 현대적으로 느껴집니다. 마치 21세기에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모든 것 위에 오래된 기기와 1세대 케이팝 테이프가 얇게 덧대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요소는 타이틀 카드와 대사가 특정 시기와 장소를 상기시키기 위해 애쓰지 않았더라면 조금 믿기 힘들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기억하세요 - '필(vibe)'입니다. 필선의 춤과 마찬가지로 에너지가 정확성보다 우선합니다.
https://www.nme.com/reviews/film-reviews/victory-lee-hye-ri-review-korean-film-3775712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