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dnight run (1988) 걸작 코믹 스릴러. 스포일러 있음.
로버트 드니로가 훌륭한 배우라고는 들었는데, 기력이 빠진 할아버지만 본 관객들에게
로버트 드니로가 왜 그렇게 대단한 배우라고 이야기되어지는지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다.
팔팔하고 생명력 넘치는 능란한 대배우 로버트 드니로를 이 영화에서 볼 수 있다.
구르고 뛰고 달리고 총을 쏘고 코메디를 하는 배우다. 표범처럼 팽팽한 남자다.
거의 원맨쇼다.
쌍욕을 하는 바운티 헌터이자, 9년만에 딸을 만나 눈물을 글썽이는 아버지, 마피아 돈을 거부한 결과 마약범죄 누명을 쓰고 쫓겨난 전직경찰, 마피아와 에프비아이 사이를 오가며 치밀한 작전을 짜는 사나이, 기차에서 뛰어내리고, 헬리콥터에 쫓기며 총을 쏘고, 자동차로 폭주하다가 비탈길에서 구르고, 격류에 뛰어들어 익사할 뻔하고, 날아가는 비행기에 올라타 매달리고 온갖 액션을 다 한다. 개그, 액션, 감정연기, 코메디, 스릴러, 터프가이연기 다 해낸다.
이 영화는 철저한 오락영화다. 주제의식이나 그런 거 없다.
그런데, 이런 걸작영화들이 있다. 철저히 오락영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너무 잘 만들어진 나머지 걸작이 된 경우다.
이 영화가 그렇다. IMDB 7.5인 영화다. 아주 재미있다.
대배우 로버트 드니로의 화려한 연기.
대배우가 개그를 치면 엄청나게 웃긴다. 잠시도 쉬지 않고 질주해 나가는 영화의 스피드.
장면 하나 하나가 웃긴다. 대사 하나 하나가 다 개그다. 등장배우들은 모두 시침을 뚝 떼고 개그를 하고 코메디를 한다. 1/3쯤은 SNL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좋으리라. 하지만, 코메디 따로 액션 따로 드라마 따로 노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아주 잘 결합되어 하나의 꽉 짜여진 영화를 이룬다. 괜히 IMDB 7,5가 아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마피아 두목의 돈을 회계사가 횡령하여 불우이웃에게 기부한다. 듀크라고 불리는 이 회계사는 대단한 화제가 되는데, 마피아들이 듀크를 쫓는다. 듀크가 마피아를 피해 잠적하자, 듀크가 가석방되는 데 보석금 보증을 들어주었던 사람은
바운티 헌터 로버트 드니로를 고용한다. 정해진 며칠 내로 그를 자기가 있는 LA까지 데려다 주면 십만불을 주겠다는 것이다. 로버트 드니로는 듀크를 찾지만, 문제가 생긴다. 신용카드에 문제가 생겨 비행기도 기차도 타고 LA로 잘 수 없는 것이다. 로버트 드니로와 듀크는 히치 하이킹을 하고 차를 도둑질해서 어찌어찌 미대륙을 횡단해서 LA로 간다.
이 영화는 로드 무비이자, 버디 무비이다. 듀크는 감옥에 돌아가면 마피아 두목의 손에 죽는다. 그래서, 어떻게 해든 빈틈을 만들어 도망가려고 쉴 새 없이 로버트 드니로에게 말을 건다. 듀크역을 맡은 찰스 그로딘의 연기는 굉장히 대단하다. 둘은 티격태격 영화 거의 전체를 통틀어서 개그를 친다. 이들을 마피아가 쫓는다. FBI도 쫓는다. 보석금 보험인은, 로버트 드니로만으로는 안심이 안 되었는지 다른 바운티 헌터를 이중으로 고용한다. 이 바운티 헌터도 로버트 드니로와 듀크를 쫓는다. 아주 난장판이다. 한 영화에 제대로 정리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난장판을 벌인다. 거기에다가 이 사람들 모두 개성이 아주 강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성공적으로 이를 결합한다.
나는 로드 무비를 아주 좋아한다. 이 영화는 아주 잘 만든 로드무비이기도 하다.
로버트 드니로와 듀크는 돈 한 푼 없이 미국대륙을 횡단하느라
나중에는 쫄쫄 굶으며 히치 하이킹도 하고 기차도 훔쳐 타고 자동차도 훔치고 사기도 쳐서 돈도 훔치고 하면서
나아간다. 이 와중에, FBI에게는 붙잡혀서 갈굼을 당하고 헬리콥터에 쫓겨서 추격전을 벌이고
격류에 뛰어들고 비탈길로 굴러떨어지고 날아가는 비행기에 매달리고 일대 다수의 총격전을 벌이고
9년 동안 못 만났던 어린 딸을 만나 눈시울 글썽이기도 한다. 어떻게 시간이 가는지 모르게 후딱 시간이 지나간다.
LA에 간신히 마감시간 몇십분 전에 도착한 로버트 드니로는 듀크를 그냥 풀어준다. 감옥에 가면 그냥 살해당할 것이 분명하니까. 여행을 하면서 듀크에 대해 잘 알게 되었고, 서로 함께 죽을 고비도 넘기고, 우정도 생기고 해서다.
듀크는 감동한다. 자기를 위해 십만불을 포기한 로버트 드니로에게 듀크는 삼십만불을 준다. 로버트 드니로는
이제 바운티 헌터 생활을 청산하고 카페를 열어 새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그는 콧노래를 부르며 밤거리로 사라진다.
오랜 시간 뒤에 보아도 여전히 재미있고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롤러 코스터처럼 달려나간다.
가장 어려운 시간이라는 기준을 성공적으로 통과한 것이다.
추천인 6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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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30년 전쯤 비디오로 봤던 기억이 있는데..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제가 친구에게 택시드라이버를 보여줬는데
친구가 인턴에 나오는 따뜻한 할아버지로 나왔던
로버트 드니로의 광기어린 연기를 보자 놀랬던
기억이 납니다
드니로는 위대한 배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