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2024) 평범...... 스포일러 있음.
콰이어트 플레이스는
많이 나온 괴수영화에 큰 차이점들을 둠으로써 성공을 했다.
극단적으로 작은 수의 등장인물들 - 한 가족이 나온다. 대신 그들 각각에 굉장히 집중한다. 미시적인 것을 넘어서서 현미경적이다. 강한 인상에다가 배역도 강한 역들을 맡아오던 에밀리 블런트의 과격한 변신 - 연약하면서도 공포에 질린 연기도 영화의 성공에 한 몫을 했다. 그리고, 소리를 내면 안된다는 설정 - 영화 전체를 채우는 침묵과 텅 빈 공포 -
이것이 주인공 가족의 공허한 삶과 맞물려서 강렬한 자기장을 만들어냈다.
이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에서는 이것들이 사라진다.
등장인물들이 많아진다. 한 도시의 사람들이 주인공들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의 아이덴티티가 사라진다.
이 세상에 한 가족만 남은 것 같은 세계 -그 고립감과 공포가 없다.
주인공 한 사람에 집중하기는 하지만, 그녀는 커다란 도시에 사는 한 사람의 도시민이다. 엉망이 되기는 했지만, 도시는 거기 있다. 세상에 나 하나만 남은 것같은 고립감과 공포는 사라진다. 도시 여기저기에서 소리를 안 내고 도망가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주인공은 그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이 영화는 그냥 평범한 괴수영화다. 괴수가 도시에 나타나니까 소리지르며 도망가는 사람이다.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그냥 많이 보던 괴수영화다.
그리고,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주인공이 그냥 클리셰 그 자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에서 에밀리 블런트는 그냥 텅 빈 공포 그 자체다. 영화 처음부터 공포에 질려 떤다. 여기에다가 에밀리 블런트의 과거 히스토리, 알던 사람들, 그녀의 취미 등등을 집어넣으면 오히려 강렬한 집중력을 파괴할 뿐이리라.
이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의 주인공은 그냥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시한부인생 여인이다. 그녀의 공포는 죽음을 앞둔 자의 공포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전작들의 에밀리 블런트나 그 가족들의 공포와 다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 주인공의 심리는 텅 비어있다기보다 꽉 차 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꽉 차 있고, 죽음을 앞둔 자의 공포로 꽉 차 있고, 자기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간절함으로 꽉 차 있다.
이 다음 이어질 스토리는 누구나 예측 가능하다.
"주인공은 괴수들로부터 도망가면서, 자기 자신을 위해서라기보다 다른 누군가를 구원하려 한다. 그녀는 남을 구원함으로써 자기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고, 자기 삶의 의미를 찾아낸 다음, 평화롭게 죽는다." 딱 이대로 줄거리가 진행된다. 이것이,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주인공이고 줄거리 주제인가? 이런 것을 다룬 영화는 무척 많지 않은가? 왜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 영화가 이것을 다루어야 하는가?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 브랜드네임을 팔아먹는 영화다.
잘 쓰고 잘 만들기는 했지만, 클리셰에 가까운 영화다.
영화는 뭔가 차별점을 두려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다. 강렬함이나 유니크함 대신에 건실함과 견고함을 선택한 듯하다. 이것을 뭐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바로 이 이유때문에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은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 영화처럼 보이지 않는다.
배우도 에러다. 연기를 못했다는 뜻이 아니다. 루피타 뇽오는 연기를 아주 잘한다. 이 영화에서도 잘 했다. 하지만, 그녀는 떠오르는 스타다. 파릇파릇한 신예다. 루피타 뇽오가 에밀리 블런트의 프리퀄이라니 좀 안 어울린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이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의 첫번째 영화처럼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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