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찬란하고 세련된 유언 "블루"(1993)
블루는 참으로 아름다운 색이다 블루라면 어떤 영화들이 생각나는가?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퀴어영화 "가장 따뜻한색 블루"(2013)? 뤽베송의 "그랑블루"(1994)? 아니면 "베티블루"(1988)나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의 "세가지색 블루"(1993) ? 전부다 좋은 영화들이다
하지만 나는 블루라면 데릭 저먼감독님의 "블루"(1993)가 생각난다 데릭 저먼의 유작이자 최고걸작인 "블루"는
데릭 저먼의 작품들 중에서도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이자 가장 아방가르드하며 그리고 가장 추상적인 영화다
일단 이영화를 보기위해선 감독인 데릭 저먼에 대해서 알고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Derek Jarman 1942~1994)
데릭 저먼은 설치 미술가이자 영국 영화계에서 가장 유명한 아방가르드 (전위예술)사조의 감독이었다
그는 영화라는 예술적 매체로 자신의 개인적인 생각과 모호하고 전위적인 표현방식으로 삶에 대해 이야기한 감독이다
또 데릭 저먼은 동성애자였는데 성소수자 인권운동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에이즈로 증세가 악화되며 말년엔
시력을 거의 잃었으며 투병을 하다 5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생에 마지막에서 시력을 거의 잃어버린 그가 볼수있었던 것은 흐릿하게 보여지는 블루였다고 한다
데릭 저먼은 이를 탁월하게 영화로 연출해낸다 블루는 1시간 19분의 러닝타임 동안 오로직 파란색 화면만을 보여준다
말그대로 영화속에서는 파란색의 화면만이 등장한다 이는 데릭 저먼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보아왔던 유일한 것이었다
하지만 비극적인 상황속에서도 데릭 저먼은 마지막까지 이를 예술로서 승화시켰다 정말 대단하다
나는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의 이야기를 할수 있는 사람일까? 데릭 저먼은 그런 사람이었다
영화감독,미술가인 데릭저먼에게 시력을 잃었다는 것은 베토벤이 청각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것으로 또다른 영화를
연출했다..그는 진정한 예술가라고 말할수 있다 그러면 영화이야기로 넘어가보자
블루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어떤 것일까
러닝타임 내내 보여지는 단 하나의 파란색 화면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사운드"다 영화는 오로직 파란색 화면만이 보이기에 사운드가 중요하게 연출된다
데릭 저먼 본인의 삶과 비극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내레이션들과 마치 내가 직접 심연속에 있는 듯한 환각적이고 몽환적인 음악들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한 줄로 설명할수 없는 다양한 이야기들과 꿈에 빠지는 기분이 드는 감각 등 블루는 여러가지 면들에서 정말 놀라운 영화다
단순하게 느껴질수도 있지만 영화속에서 느낄수 있는 것들은 상당하다 다큐멘터리,아방가르드 아트 시네마의 형식을 하고는 있지만
한 인간의 서사극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블루라는 영화속에서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감독 데릭저먼 본인의 마지막을 암시하고 있다.
마치 "나는 죽는다"라는 유언이자 일종의 선언처럼 느껴졌다 이영화는 정말로 아름답다 정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