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rfection (2019) 범작이자 실패작. 스포일러 있음.
무슨 예술하면 완벽성에 대한 끝없는 추구같은 식으로
영화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후지코 헤밍같은 90대 할머니가, 잘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치는 피아노연주도 명연주가 될 수 있는 것이 예술이다.
요는, 듣는 이의 마음을 움직여 감동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예술적 완벽성을 위해 도덕이니 사회윤리니 하는 것 다 희생하고 비인간적으로
연주자를 다그치는 그런 클리셰 그만 보고 싶다. 블루 자이언트에서 색소폰 전문가가
"너는 무지 못하는데, 사람을 끄는 힘이 있어. 나는 무지 잘하는데, 사람들이 매력을 느끼지 않아. 네 연주는 내 연주보다 한차원 높아." 이것이 정상이다.
이 영화는 실패작으로 보기 충분한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반전이 너무 많이 나온다. "반전 하나 잘 만들면 영화가 잘 팔리겠지? 그럼 반전 서너개를 집어넣으면 어떨까? 아냐. 영화 자체를 반전으로 채우는 거야." 이런 식이다. 과잉이다. 반전을 많이 넣으면, 앞으로 반전이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관객들이 한다. 관객들이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더 이상 반전이 아니다. 이 영화가 어수선하기만 하지, 관객들의 뇌리에 남는 인상적인 반전이 없는 이유다,
둘째, 리지역을 맡은 여배우가 너무 오버액션을 한다. 샬롯역을 맡은 배우는 좀 더 뜨거운 연기를 했으면 좋겠다. 안톤역을 맡은 배우는 차갑고 카리스마 있고 궁극적인 예술의 완성을 위해 제자들을 다그치는 캐릭터인데, 너무 무덤덤하다. 배우들이 플러스라기보다 마이너스다.
셋째, 영화를 여러개 챕터로 나누고, 시간을 왔다 갔다 하면서 숨겨진 사실들을 밝혀나가는 형식이 너무 뻔하다. 이런 형식의 영화 이미 많지 않은가? 이 영화는 결국, 어디서 이미 본 것 같은 영화가 되고 말았다. 창조적으로 변화를 주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려는 노력이 없이 그냥 기계적으로 만든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그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영화의 리듬은 그냥 기계적이고 전형적이다. 특히, 첫번째 챕터가 엉망이다. 너무 두서가 없다. 많은 사건들이 한 챕터 안에서 일어나는데, 사건들이 정리가 되어 있지 않고 풀어놓는 느낌이다. 더군다나, 사건들이 많다면 각 사건들을 흥미진진하게 전개시켜서 관객들의 관심을 붙잡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이 영화는 이게 안된다.
넷째, 호러영화 혹은 스릴러를 표방하는 것 같은데 전혀 그런 것 없다. 하나도 안 무섭고 하나도 스릴이 없다. 어둠 속에서 살인자가 쑥하고 나오면 무서워야 정상이다. 그런데, 그냥 밋밋하다. 이것은 기본도 안 된 거다. 한가지 방법은, 무엇이 이 영화에서 공포를 일으키는 것인가 하는 그것에 대답을 하는 것이다. 리지가 샬롯의 질투 밑 광기에서 느끼는 공포? 안톤이 예술적 완벽성을 추구하면서 가하는 공포? 안톤이 하는 아동성추행의 공포? 그리고, 이 방향으로 집중하는 것이다. 챕터1은 이 공포, 챕터2는 저 공포같은 식으로 해서야......
사실 아동성추행의 공포는 가장 효과가 작다는 생각이다.
결국 돌고 돌아, 영화의 주제를 아동성추행으로 몰고 가는 것도 너무 뻔하다. 뭔가 영화를 쿨하게 만들려고 시도하지 않았나? 아동성추행을 당한 사람의 복수같은 영화도 이미 많지 않았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전형적이고 창의성 없는 영화 한 편 보았다는 생각 이외의 것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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