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담론들을 보다 답답해서
![우르르차차](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072/128/091/91128072.png?20240119223642)
빙의와 성대모사의 차이
감독의 인터뷰를 봐도 그렇고 평론가들의 평론을 봐도 그렇고 이 이야기가 뭐가 잘못됐는지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있는 거 같다.
감독은 죽은 사람을 AI로 복원했을 때에 닥칠 문제를 다루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다. 즉 이 영화의 방점은 ‘AI를 통한 죽은자의 ‘복원’’에 찍힌다.
그럼 AI를 통한 복원이 뭘까?
AI는 말할 것도 없이 인공지능을 뜻한다. 복원은 원상태를 회복한다는 말, 즉 부활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말하자면 고성능의 챗GPT가 죽은 사람을 유족들이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이 구현해 낸다는 걸 의미한다. 만약 초고성능의 인공지능이 죽은 사람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똑같이 구현해낸다면 그게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오는 것과 같은 걸까?
전혀 아니다. 이건 긴 설명이 필요없어 보인다. 직관적으로 그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성대모사의 달인이 어떤 다른 사람을 완벽히 모사한다 해도 그 달인이 모사 대상이 된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완벽히 똑같이 모사한다한들 그건 흉내에 불과하고 달인이 모사 대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죽은 자가 살아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원더랜드에서 바이리(탕웨이)의 스토리는 이런 얘기가 아니다. 이건 바이리의 살아 생전의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 해서 이른바 ‘디지털 천국’에 업로드 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바이리는 생전의 정체감을 죽어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물론 영화 상에서는 바이리가 자신의 죽음을 망각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지만 그 지점을 제외하고는 살아 생전의 인간관계를 고스란히 기억하며 심지어 자신의 직업(의식)도 갖고 있다. 이를 테면 바이리는 이 세계에서는 죽은 것이지만 저 세계에서는 생전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다. 단지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건너간 것’일뿐이다. 이 때 바이리의 주체성은 그대로 유지가 된다. 따라서 바이리의 스토리에서 시점은 바이리의 것이다.
반면 정인(수지)의 스토리에서는 태주에게는 자신의 정체성이 없다. 그는 그냥 인형에 불과하다. 말하자면 성대모사의 달인이 태주 흉내를 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래서 우주에 있는 태주에게는 자신의 사생활이나 희노애락이 있을 수 없다. 그는 그냥 고성능의 인형일 뿐이니까.
반면 바이리는 인형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살아있는 존재다. 그래서 그에게는 여전히 희노애락과 사생활이 있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존재다. 여기서 바이리는 성대모사 달인의 흉내가 아니라 영매의 몸을 통해 죽은 자가 빙의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영매의 몸에 빙의한 죽은 자는 여전히 영매의 몸을 통해 살아있다. 영매가 죽은 자같이 말하고 행동하는 건 그가 죽은 자를 성대모사하는 것이 아니다. 몸만 다를 뿐(영화에서는 현실 세계에 있던 바이리가 원더랜드로 이전한 것과 같다)죽은 자는 여전히 영매의 몸을 통해 살아있다.
사실 이건 인간의 의식과 주체성에 관한 성찰과 공부가 있어야 보이는 부분이다. 감독이 이걸 놓친 건지 아님 관객을 우롱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감독이 김대식이라는 인공지능 전문가에게 감수를 맡겼었다고 하는데 여기엔 인공지능 전문가 못지 않게 뇌과학이나 의식 문제 전문가가 참여했어야 했다. 그점이 아쉽다.
우르르차차
추천인 3
댓글 6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243/243.jpg?20150526221556)
![profile image](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072/128/091/91128072.png?20240119223642)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대한 고민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분위기 영화기는해도
스토리상 정말 깊이있는 성찰과 검토가 필요한 주제인데 너무 얕았네요.
![profile image](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072/128/091/91128072.png?20240119223642)
![profile image](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127/423/052/52423127.jpg?20220830141625)
가능성은 있었는데 아쉬운 영화
![profile image](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072/128/091/91128072.png?20240119223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