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를 보고 말았습니다
큰맘 먹고 그 유명한 심형래의 <디 워>를 보았습니다.
감독: 심형래
개봉 연도: 2007년
러닝타임: 1시간 30분
관람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어, 음... 뭐라고 해야 되지.
일단 각본은... 굳이 좋다 나쁘다 평가할 부분이 아닌 것 같고요. (끝까지 봤는데도 내용이 머릿속에 안 들어옵니다. 내용이 있긴 했었나)
배우들의 연기도 썩 좋지 못합니다. 두 주연배우들의 발연기가 욕을 많이 먹던데,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의 전생인 하람과 나린 역 배우들의 연기가 더 거슬리더군요. 그나마 로버트 포스터처럼 연기를 제대로 한 배우들은 불쌍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습니다. 물론 이 영화 때문에 커리어가 끊겨버린 다른 배우들도 안타깝죠.
CG는 개봉 당시 기준으로 봐도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지만 (같은 해에 개봉한 영화가 <트랜스포머>였죠) 봐줄 만합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퀄리티와 별개로 후반부의 LA 도심 전투씬은 생각보다 박진감 있었습니다. 사실 시각적으로는 나쁘지 않은데 연출의 허접함이 이를 다 가린 것 같기도 하네요.
애국심에 호소하는 마케팅이나 심형래 감독의 논란, '디빠'와 '디까'의 대결 등 영화 외적인 부분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애초에 기대를 아예 안 했어서 그런지 그럭저럭 잘 봤습니다. 유튜브에 한글 자막 영상이 있어서 봤는데, 영화라기보다는 그냥 유튜브에 돌아다니는 일종의 영상물 같은 걸로 생각하고 보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영화로서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보면 편합니다.
별점은 10점 만점에 3점입니다.
★☆
여담으로, <트랜스포머> 시리즈로 유명한 스티브 자브론스키가 이 영화의 OST를 맡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음향 편집을 마크 맨지니가 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무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와 <듄>으로 아카데미 음향편집상까지 수상하신 분이더라고요. 이런 분이 왜 이 영화에 참여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도삐
추천인 3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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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체보다도 영화를 둘러싼 현상이 더 흥미로웠죠.^^
망작 수준은 아니에요.
스케일이 있어서 저는 당시 극장에서 나름 재밌게 봤습니다ㅋㅋㅋ
할리우드 영화와 비교하면 부족하지만(특히 스토리, 독창성이 아쉬웠음), 당시 한국 내 스케일 도전은 존중합니다.
비웃을 일이 아니라고 봐요.
웃긴 건 그때보다 기술이 발전한 지금도 디워 같은 스케일의 영화를 신과함께 빼고는 볼 수 없죠ㅋㅋㅋ
망작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심형래는 영화가 산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큰 돈 때려부어서 볼 거리를 만들어
수출도 하고 돈도 번다 하는 식으로 접근했죠. 그게 지금 한류죠. 당시 많은 사람들이 영화적 완성도도 중요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은 심형래의 한계였겠죠.
한류의 원조에서 원조까지 거슬러가면 심형래가 나옵니다. 당시, 무려 말론 브란도의 얼굴을 CG로 만들어서 대부같은 영화를 찍겠다고 했죠. 말론 브란도와 심형래 투탑의 갱스터영화를 찍겠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래, 심형래라면 할 수 있을 지도 몰라"하는 말을 했으니까요. 지금까지도 그런 도전적인 영화제작자 없습니다.
완주하시다니 뭐라 드릴 말씀이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