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를 보고 (스포O)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를 보고 ‘트라우마의 스파크가 튀며 황야에서 흑백 모래폭풍과 검푸른 절망을 우여곡절 경유해 원점에서 연대하여 폭발시킨 텍스트’라고 단평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에 등장했던 퓨리오사의 전사를 다루는 프리퀄 <퓨리오사 : 매드맥스 사가>가 개봉하여 이렇게 보고 왔습니다.
시작은 전작과 유사한 방식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로써 문명이 멸망한 세계관을 빠르게 스케치하여 막을 여는데 동시에 현대사회의 자원 고갈, 전쟁 등 주요 갈등과 이슈에 대한 우화임을 나타냅니다.
그 외 방법론적으로는 전작과 아예 상반됩니다. 전작의 경우 단기간의 이야기를 다뤄 단선적이고 강렬하게 질주했죠. 반면에 이번 작에서는 장기간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챕터를 나누는 등 긴 호흡으로 드라마 중심적인 작법을 지니고 있습니다.
퓨리오사의 유년기부터 전작의 바로 직전까지 다루는 타임라인인데 그 긴 시간을 세세히 기록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보입니다. 아닌 게 아니라 안야 테일러 조이는 영화가 시작한 지 1시간이 지나서야 출연하니까요^^
방대한 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루다보니 5개의 장을 나눈 듯한데 각각 대략 25분, 35분, 20분, 42분, 16분 정도를 소요했네요. 도입부에 꽤 러닝타임을 할애하여 주인공의 드라마에 집중하면서 새로운 인물이자 빌런인 디멘투스를 소개합니다. 디멘투스는 크리스 햄스워스가 연기했는데 카메라에 굉장히 섹시한 바이킹으로 담겼네요.
영화의 전후로 노인의 보이스오버가 깔려 천일야화 성격을 주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매드맥스’의 정체성이기도 한 자동차 액션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건 3장 이후 부터인 듯 합니다. 여전히 연대를 중요시하면서 이번에는 바이크까지 가세한 자동차 액션은 아직까지도 창의적인 연출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치솟게 하네요. 불도저까지 합세한 카체이싱도 있고 경탄할 자동차 액션을 또 한 번 새롭게 선보여 시리즈 고유의 개성을 확고히 합니다. 열거되는 액션신만으로도 체감 러닝타임을 굉장히 단축시킨달까요. 그렇게 역사와 현대사에서 끊이지 않은 갈등과 이슈에 대한 독창적인 알레고리를 제시해냅니다.
이 영화의 엄연한 빌런은 크리스 햄스워스가 분한 ‘디멘투스’입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전작의 프리퀄이라는 특성 상 종결법이 제한된 한계가 있는데 전작에서의 메인 빌런인 ‘임모탄’의 개성이 워낙 강렬해서 복수의 향방이 이번 작에서는 한쪽으로만 치우쳐질 수 밖에 없습니다. 복수극 서사지만 복수극의 카타르시스나 복수에 대한 철학적 고뇌가 중요시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영화에는 주요 인물이 세 인물(퓨리오사, 디멘투스, 임모탄)이나 나오지만 정작 이 영화의 강점과 매력은 그런 게 아니라 ‘매드맥스’ 세계관의 굉장히 구체적이고 깊은 확장으로 보입니다. 특히 시리즈 팬이라면 긴 러닝타임을 투자하면서 면밀히 구축한 디테일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을 것이고요.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퓨리오사라는 인물을 통해 과거를 거슬러 올라감으로써 세계관을 확립해나간다는 점에서 한 개인이 아니라 ‘거대한 세계의 프리퀄’로 보입니다. 영화의 제목도 도치되어 있는 것 같은 착각도 들고요^^
사실 전작에서 퓨리오사를 맡은 샤를리즈 테론의 카리스미가 워낙 압도적이라 이번 작의 캐스트를 보고 살짝 우려를 하기도 했었습니다. 지나친 타이프 캐스팅이나 디에이징 보다야 낫고 안야 테일러 조이의 연기야 좋지만 보고나서도 썩 적합한 캐스팅이었는지는 의문이네요.
- 별점 : ★★★★
추천인 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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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 좋게 받아서 좋았어요 ㅎㅎ 크리스 햄스워스가 너무 섹시하게 영화에 나와서 오티 받으니까 더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