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후기: 극장에서 보는 건 이번이 마지막(약스포, 요약 有)
범죄도시 시리즈의 미덕은 무엇일까요.
극악무도한 빌런을 강력한 형사가 시원하게 뚜까패버림으로써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선사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기 위해선 마석도 형사와 그의 대척점에 서 있는 빌런은 다소 비현실적 설정을 가져가더라도, 배경(설정)은 반드시 현실적이어야 하겠죠.
비현실적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라면 애초에 현실성이 떨어질 테니 관객이 느끼는 쾌감도 줄어들 테고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보면서 헛웃음이 몇 번이나 나왔는지.
1. 수만 명이 이용하며 수십억이 오가는 도박 사이트를 안정적으로 운영, 유지, 보수할 줄 아는 프로그래머들을 가둬놓고 불법 사이버 카지노를 운영하는 악당이라고요?
밤낮으로 컴퓨터를 붙잡고 있는데 경찰에 구조 신호 하나 못 보내는 프로그래머라...정말 대단한 능력자네요. 여기부터 설정 붕괴입니다.
2. 우리나라에 cctv가 몇 개인데, 사람을 죽인 살인자가 호텔이며 공항이며 어떻게 자유롭게 드나들까요? 절대 불가능합니다. 하물며 변장이라도 했으면 모를까....
3. 영화 <걸캅스>를 보면 우연히 만난 잡범이 범인을 잡는 데에 꼭 필요한 핵심 정보를 술술 불어줍니다. 즉, 그 잡범이 없었으면 영화 진행이 안 됩니다.
이 영화도 똑같습니다. 장이수가 <걸캅스>의 그 잡범 역할을 그대로 수행합니다. 나 참... 장이수 없었으면 범인 그대로 놓쳤겠네요?
4. 현저히 낮은 타율의 개그는 가면 갈수록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하더군요. 무고한 아주머니가 칼에 찔린 바로 다음 컷에 그 유명한 '진실의 방' 장면을 넣다뇨. 이게 뭡니까. 피를 분수처럼 쏟아내는 사람은 바로 치워버리고 그다음에 또 웃으라는 건가요.
꾸역꾸역 관객을 웃기려는 시도는 거의 강박처럼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동시에 영화 자체를 한없이 가볍게 느껴지게 했고요. 그리고...솔직히 안 웃겼습니다. 거의 웃지 않았네요.
5. 4편까지 오는 동안 이 시리즈는 어떤 면에서는 진보했으나 어떤 면에서는 옆그레이드 수준에 머물렀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장르는 다르나, 제가 좋아하는 <존 윅>시리즈를 비교해 보자면요.
처음엔 그저 자신이 아끼던 강아지를 죽인 악당에게 복수한다는 단순한 스토리에서 시작한 이 시리즈는
<악녀>의 멋진 오토바이 액션씬을 오마주하거나 특수 카메라를 사용해 마치 게임 화면을 보는 것 같은 강렬한 비주얼을 선사하며 조금씩 진보해 왔습니다(뇌절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그런데 범죄도시 시리즈는 아직도, 1편에 나온 '장이수'라는 캐릭터에 기대고 있습니다.
아무리 마동석이라는 배우가 거의 혼자 끌고가다시피 하는 대형 프렌차이즈 시리즈라도 4편까지 나왔으면...마석도, 장이수 말고 다른 캐릭터들도 기억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6. 액션 쪽에서는 유명한 감독님이라 확실히 시원시원한 액션씬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주빈 배우 너무 예쁩니다.
7. 그러나 그거 빼고 전부 실망입니다.
2줄요약
1. 설정붕괴와 안 웃긴 개그로 자멸
2. 액션은 좋았다.
개인적인 별점 ⭐️⭐️
앞으로 몇 편이 더 나오던 극장에서 마석도를 보는 건 오늘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네요.
추천인 4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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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마녀 시리즈를 안좋아해서 헷갈리네요 ㅎㅎ
1편부터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서
아나 4천만명이 관림해도 전 그에 포함되지 않을 것 같네요.
한국 영화 시장에서 이만한 영화 시리즈도 없는 거 같고요.. 저도 요번주에 보러가는데 크게 기대는 안합니다
별개로 이번 영화 재밌게는 봤지만 기대 이하엿던건 동의 합니다
프로그래머들 감금,협박은 실화바탕아닌가요?
실화가아니더라도 그런 상황에서 신고하지못하는게 억지스럽거나 인위적인설정으로보이진않았습니다.아무리똑똑한사람도 감금-폭행앞에서 이성적인판단보다 두려움이앞설테니까요
해외에 감금되서 24시간 감시받으며 생활하는데 구조신호는...
목숨 포기할 생각으로 하면 가능이야 하죠 그래도 시체는 구조받을수 있겠네요.
그걸 피하는 장면을 다 찍었지만 장면이 너무 지루해져서 커트했다고 하네요. 편집되기 전까지는 영화에 특별 출연한 실제 경찰관에게도 확인해서 그럴싸하게 만들었다고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