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 라이브즈> 그레타 리, 빌리 아일리시에게 영감 받았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에서 첫사랑과 오랜만에 재회하는 여성 노라를 연기한 그레타 리는 “노라는 정말 멋진 여인이다. 그래서 사랑스럽다”고 역할의 매력과 빌리 아일리시에게 영감을 받아 어떻게 역할 만들기를 준비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스앤젤레스 출신의 한국계 이민자 2세인 리는 한국인 부모를 두고 코리아타운과 비벌리힐스 두 지역에서 나고 자랐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2006년 TV 시리즈 <LAW & ORDER 성범죄 전담반>으로 배우 데뷔를 했고, 이듬해에는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다. 그리고 <러시아 인형처럼>, <더 모닝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패션은 정체성의 탐구”라고 말하는 그녀는 배우 활동 외에도 로에베 컬렉션 캠페인에 기용되기도 했다. 사생활에서는 배우 겸 프로듀서인 러스 암스트롱과 결혼해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노라는 12살 때 가족과 함께 북미로 이주한 송 감독의 삶을 투영한 캐릭터다. 태어날 때부터 미국 국적을 가진 리 본인과 그 배경은 다르지만, 미국 사회에 놓인 위치는 매우 비슷하다. 리는 “아시아계 미국인 역할만 맡아왔다. 아시아계란 어떤 사람들인가를 설명하는 역할”이라며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되돌아보았다. 하지만 이번 작품을 만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고 한다.
“노라라는 역할은 한국인이자 미국인이기 이전에 여성이고, 무엇보다도 여성이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연기한 역할은 좀 더 개성 강한 캐릭터가 많았고, 그런 역할은 대부분 화려한 의상을 입거나 말투가 특징적이거나 독특한 화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노라에게는 그런 요소가 없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다 드러나는 느낌이었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도 어려웠고, 모든 장면이 그랬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번 작품의 도전은 배우로서 가장 큰 기쁨이기도 했다.”
리는 “노라는 두려움이 없고, 어떤 남자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결정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보다 훨씬 더 감정적인 면에서도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웃으며 말했다.
리는 노라 역에 영감을 준 것은 빌리 아일리시의 노래 ‘My Future’였다고 한다. “빌리가 ‘I'm in love with my future. Can't wait to meet her(난 미래의 나와 사랑에 빠졌어. 빨리 미래의 나와 만나고 싶어)’라고 노래하는 곡이다. 이 가사는 노라를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촬영 내내 계속 들었다. 나도 내가 살고 있는 삶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큰 로맨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 감독은 선댄스 영화제 개막식에서 아이리시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송 감독은 리가 현장에서 ‘My Future’를 들었던 것을 떠올리며 아이리시와 만난 당시를 “가장 멋진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출처: 일본 ei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