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8
  • 쓰기
  • 검색

[콜 제인] 12,000명의 여성을 구한 '제인스'의 실제 이야기 (약 스포)

힙합팬 힙합팬
1811 3 8

SE-8a81b53d-a3ff-446d-870a-b05f69ce7627.jpg

 

심오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접근하다

 

영화 <콜 제인>은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에 실제 존재했던 여성 연대 '제인스'의 실제 이야기를 그렸다.  

'제인스'(The Jane Collective)는 1973년 로 대 웨이드 사건으로 낙태가 합법화될 때까지 12,000여 명의 여성을 구하고, 여성 인권을 위해 가부장제 사회에 투쟁했던 여성 연대이다. 계층, 인종, 나이를 초월해 많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단체에 합류했었다고 한다. 

지금보다 남녀 불평등이 심했던 그 때. 원치 않던 임신을 하게 되면 그 여성은 어떡해야 하는가? 동시에 남자가 무책임하게 행동한다면? 이런 이유들로 불법 낙태수술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날도 문제 되고 있는 이 문제가 저 때는 얼마나 더 심했겠는가. 이 영화는 기준을 '아이', '생명' 등의 요인들보다도 '여성'에 집중해서 바라보게 해준다. 

 

필리스 나지 감독은 심오하고 어둡디 어두운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다. 그렇다고 이야기들이 전혀 가볍게 느껴지지 않으며 오히려 다가가기 쉬워 메시지에 더 힘이 실린다. 탁월한 접근이었다. 

 

 

보고 나면 더욱 이야기할 게 많아지는 영화

 

60여 년 지난 지금도 낙태에 대한 찬성·반대 의견들은 무엇이 옳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게 부딪힌다. 엔딩크레딧이 흐르고 극장에서 내려와 지하철 타니 여러 생각들이 쏟아졌다. 낙태에 대해 나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남녀평등 관점에서 과연 저 때보다 지금이 더 나은 사회가 맞는지.. 여러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큰 틀에서는 저 때보단 지금이 더 나은 사회가 아닌가 싶다. 수많은 제인들의 노력은 엄청 기울어져있던 운동장을 그나마 덜 기울어지게 만들어냈지 않나. 다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모두가 의견을 퍼뜨릴 수 있는 시대가 되었고. 이의 역기능으로 인해 과거엔 없던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를테면 특정 남녀의 어떤 사건이 사회 전체에 왜곡과 과장되어 퍼지면서 남자들과 여자들이 서로 벽을 치고 혐오 감정을 키우거나, 왜곡 그 자체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일들, 서로 보고싶은 부분과 보는 상황, 서로가 좋은 부분은 외면한 채 안 좋은 부분만 확대해석하는 일 등등. 최근에는 <피지컬: 100>으로 또 젠더 갈등으로 난리더라.

젠더 이슈는 정말 어렵다. 당장 우리 집만 해도 심각한 가부장제와 시집살이 때문에 어머니가 힘들어했는데, 그 모습들을 꼬맹이 때부터 지켜보며 결국 아버지를 악마처럼 생각하게 됐던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결국 나는 아버지와 꽤 많은 충돌을 했고, 그러나 그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진 못했다. 아버지, 어머니, 나 모두 괴로운 상황을 만들어버렸던 것 같다. 여전히 나는 아버지가 가부장제에 빠져 구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가 생각하는 세상이 있을 텐데. 20대까지의 나는 그거를 1도 인정하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 무조건 그걸 잘못된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지금도 어느 정도는 여전하긴 하지만). 게다가 내가 너무 어머니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였던 것은 완벽한 나의 잘못이다. 어머니한테 들었던 어떤 일이 나중에 시간이 흘러 셋이서 이야기를 나눴을 때 알고 보니 약간 다른 일이었거나 아예 다른 일이었던 거. 그런 경험들을 한두 번 겪다 보니 아버지에게도 죄송하고, 정의나 정답 같은 건 애초에 없는 건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고 여러모로 너무 어렵다. 그래서 지금 나는 기계적 중립 기어라는 명목으로 회피하고 있다. 어머니 아버지 사이의 그런 젠더 이슈들에 대해 회피하니 결과적으로는 부딪힐 일이 별로 없다. 내가 아버지와 충돌하면 어머니에게 하나도 좋은 게 없다.

 

안 부딪히는 게 최선. 정말 어렵다 정말.

 

 

아쉬운 부분

  • 처음부터 끝까지 희망과 경쾌한 무드를 꽉 붙잡고 가는데, 이로 인해 덜 조명되는 부분들이 있다. 당시 여성 연대가 맞닥뜨렸을 외압에 대한 묘사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다. 물론 이 부분을 다뤘다면 그 자체가 예상 가능한 이야기적 클리셰가 될 수도 있지만 이 영화는 실화 영화이지 않은가? 앞부분을 좀 압축하고 사회운동가들의 고충이 좀 더 추가되었다면 어땠을까.
  • 남편과 딸을 좀 더 입체적으로 그렸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물론 둘 다 평면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정말 좋은 사람이고 남녀평등을 선호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나오는 불평등을 유발하는 습관들이 베여있는 남편,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지만 결국은 이해하는 딸. 그치만 조이(엘리자베스 뱅크스)가 하는 일을 알게 됐을 때의 충격을 좀 더 진하게 보여줬다면 몰입도가 더 높아졌을 것 같다. 그것이 단지 불법이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시대적으로 용인이 안되는 분위기인데 내 가족이 하고 있다? 충격이 더 셌어야지.. 물론 그렇게 되면 영화가 계속 가져가던 유쾌함이 옅어질 수는 있다. 

 

기타 생각과 여담

  • 엄마 앞에서 딸이 테이프 돌리는 장면 인상 깊었다. 슬픔과 재미가 동시에 다가왔던 장면.
  • <콜 제인>은 '진짜' 페미니스트 영화!
  • 이웃집 아줌마 누군가 했더니 루니 마라의 언니였다. 케이트 마라!

힙합팬 힙합팬
14 Lv. 19426/20250P

[my Everything 💕]

https://link.inpock.co.kr/lcmpark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3

  • 마이네임
    마이네임

  • 즐거운인생
  • golgo
    golgo

댓글 8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1등
예전에 본 레벤느망에서 불법 낙태 시도 하는거 보면 ㅎ ㄷ ㄷ 하더군요...
01:25
23.02.10.
profile image
힙합팬 작성자
als
<콜 제인>에서는 적나라한 장면은 안나오지만, 나오기도 전에 저는 손으로 눈을 가렸네요ㅜㅜ
11:33
23.02.10.
profile image
힙합팬 작성자
마이네임
마네임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1:34
23.02.1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문워크]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14:19 1250
공지 [애니멀 킹덤]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9 익무노예 익무노예 6일 전14:16 3037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14 익무노예 익무노예 24.12.23.11:36 15309
HOT 해외 K드라마 전문가가 찾은 '오징어 게임 2' 이... golgo golgo 11분 전12:31 162
HOT 헐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 2024년 최대손실율(MDD) 현황 4 NeoSun NeoSun 50분 전11:52 320
HOT '시빌 워: 분열의 시대' IMDb 트리비아 번역 7 golgo golgo 15시간 전20:46 1308
HOT <마당을 나온 암탉> 슈퍼스케일드 4K 개봉 확정 1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7분 전11:45 215
HOT [스포x] 시빌워:분열의 시대 관람 후기(송돌비) 6 순하다 순하다 1시간 전11:25 303
HOT 디카프리오 '오징어 게임 3' 출연 루머 해외 기사... 2 NeoSun NeoSun 2시간 전10:19 856
HOT 2024년 극장관람영화 Best8 4 블루레이 2시간 전10:01 549
HOT 미야자키 하야오의 2025 뱀의 해 일러스트 3 NeoSun NeoSun 3시간 전09:24 840
HOT 티모시 샬라메가 닮은꼴 콘테스트 우승자에게 보낸 '어... 2 NeoSun NeoSun 3시간 전08:53 732
HOT '캡틴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 레드 헐크 해외... 1 NeoSun NeoSun 4시간 전08:39 554
HOT '러브 미' 첫 트레일러 - 크리스틴 스튜어트 &amp... 2 NeoSun NeoSun 4시간 전08:33 445
HOT 오늘의 쿠폰 소식입니다 <페라리!!> 4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4시간 전08:32 610
HOT (약스포) 구룡성채를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6시간 전06:10 383
HOT (약스포) 셔터를 보고 1 스콜세지 스콜세지 7시간 전05:29 180
HOT 2025년 1월 1일 국내 박스오피스 3 golgo golgo 12시간 전00:01 2013
HOT (약스포) 4인용 식탁을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13시간 전23:27 566
HOT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최소 1조5천억원 이상 수익 ... 4 golgo golgo 15시간 전21:27 3244
HOT <러브레터> 오티와 포켓 도서카드 겟! 3 HarrySon HarrySon 15시간 전21:25 776
HOT [하얼빈] 300만 관객 돌파 기념 스페셜 포스터 2 시작 시작 15시간 전21:06 1721
HOT 아나 데 아르마스 주연 <발레리나> 존 윅과는 다른 독... 5 카란 카란 16시간 전19:50 1603
1162533
image
golgo golgo 11분 전12:31 162
1162532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3분 전11:59 135
1162531
image
NeoSun NeoSun 50분 전11:52 320
1162530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7분 전11:45 215
1162529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1시간 전11:41 172
116252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11:38 124
1162527
image
순하다 순하다 1시간 전11:25 303
1162526
image
시작 시작 1시간 전11:20 242
1162525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2시간 전10:29 248
1162524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0:19 856
1162523
image
내일슈퍼 2시간 전10:15 386
1162522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10:02 1037
1162521
image
블루레이 2시간 전10:01 549
1162520
image
NeoSun NeoSun 2시간 전09:48 634
116251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9:24 840
116251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9:12 335
1162517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9:05 911
1162516
image
zdmoon 3시간 전09:03 658
1162515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8:55 586
1162514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08:53 732
1162513
normal
NeoSun NeoSun 3시간 전08:50 469
1162512
normal
왕정문 왕정문 3시간 전08:49 439
1162511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4시간 전08:41 257
1162510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8:39 554
1162509
normal
NeoSun NeoSun 4시간 전08:38 338
1162508
normal
NeoSun NeoSun 4시간 전08:36 322
1162507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08:33 445
1162506
normal
평점기계(eico) 평점기계(eico) 4시간 전08:32 610
1162505
normal
Sonatine Sonatine 4시간 전08:20 116
1162504
image
e260 e260 5시간 전07:37 335
1162503
image
e260 e260 5시간 전07:36 258
1162502
image
e260 e260 5시간 전07:36 208
1162501
image
e260 e260 5시간 전07:35 214
1162500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6시간 전06:10 383
1162499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7시간 전05:29 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