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2009) 디지털시대의 도래
아바타를 다시 보면서 느낀 것은
사실 이 영화는 굉장히 충실하게 시대 변화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디지털시대 도래 이전 공업화시대와 디지털시대 간 전환기를 담고 있는 것이 아바타라는 생각이 들었다.
판도라라는 행성에서 옵티미엄이라는 광석의 광산을 개발한 회사는 폭약을 들고 와서 광석을 채굴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미세먼지로 가득한 죽어가는 지구에서 살면서, 식민지를 건설하고 자본 축적을 계속하려는 속셈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교육, 종교, 문화 등을 들고 와서 판도라 원주민들을 교화하려 한다. 하지만 자기들도 말하듯이, 그 속셈은
손에 피를 안 묻히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러는 것이다. 극렬한 이윤 추구, 착취, 폭력의 동원,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려는
현대 주식회사 제도의 모순, 비윤리성 등이 바로 산업화시대의 본질이다. 사실 이런 모순들이 터져서 서브프라임모기지위기를
낳고 결국 산업화시대의 파탄을 가져온 것이 아니었던가?
판도라원주민들이 순수한 자연친화적인 종족처럼 그러졌지만, 사실 디지털시대의 특징을 요약한 것이다.
극렬한 이윤 추구 대신에 공유경제, 삶을 즐기는 태도로 유희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리고 자연을 파괴하고 자원을 약탈하고 자본을 축적하고 주식회사라는 거대한 킹덤으로 대표되는 산업화시대는
네트워크 속에서 모두가 연결되어 그 거대한 데이터의 바다 속에서 데이터를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하며
서로 공감하는 디지털세대로 바뀐다. 정보와 공감이 디지털세대의 본질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판도라원주민들은 자기들 머리카락 끝을 마치 접속플러그처럼 이용해서 다른 동물들과 직접 결합한다. 마치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가
자신의 뇌 속에 직접 정보를 받아들인 것처럼. 이것은 의도적이다.
인간의 아이덴티티도 결국은 정보라는 생각은,
그레이스박사의 영혼이 정보의 바다 속으로 들어가 그 일부분이 되는 에피소드에서 잘 드러난다. 아바타가 제이크 설리의 진짜 아이덴티티를 대신해서 진실한 그의 존재로 바뀌어버리는 것도 같은 의미인 듯하다. 제이크 설리의 영혼이 정보라는 형태로
거대한 컴퓨터인 나무에 들어가서 다시 정보라는 형태로 새 육체에 다운로드되는 일화도 마찬가지다.
순박한 원주민을 그린 것 같지만, 사실은 산업화시대를 대체하는 디지털시대 4차산업혁명시대를 그린 것이다.
영혼의 거대한 나무를 뇌 구조에 연결시키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뇌과학이 IT 및 인공지능학의 중요 주제로 대두되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자연을 파괴하고 고갈시키는 산업화세대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그들은 삶을 향유하고 즐기지도 못한다.
판도라원쥐민들은 윤리성을 강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디지털세대를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죽어가는 지구를 떠안고 있는
욕심 많은 산업화시대는 생각도 못하는 것이다).
두 세대는 갈등과 충돌을 빚는다. 서브프라임모기지위기로 경제가 파탄나기 전에는, 산업화세대가 경제의 패러다임을 꽉 쥐고
지배하였다. 경제가 파탄난 다음에야, 산업화세대는 갑자기 몰락하고 디지털세대가 그를 대체하게 된 것이다.
판도라행성에서 벌어지는 지구인과 판도라원주민들의 전쟁 그리고 지구인의 패배와 몰락은 이를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하다.
영화 아바타는 지구인들을 지구로 쫓아내는 판도라원주민들의 비판 "죽어가는 지구로 돌아가, 너희들이 죽여 버린 지구와 함께
죽어 버려라"하고 끝난다. 이 이야기는 자연으로 돌아가라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사회의 파멸을 가져온 산업화시대를 새로운 패러다임 기술을 가지고 극복한다 하는 주제다. 다크나이트가 서브프라임모기지위기 이후 기존질서의 붕괴를 공포에 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면, 이 영화는 그 이후 대두된 새로운 패러다임을 신선하게 묘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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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빈 SF영화처럼 이 영화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기에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대사 곳곳에 카메론감독은 이런 이야기들을 명시적으로 깔아놓았더군요. 사실 이렇게 시대를 잘 요약하면서, 동시에, 화려한 3d장면을 담기 위한 효과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대단한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괜히 대가가 아니더군요.
적으신 내용이 일리가 있네요.
속편에선 어떤 또 예견을 할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