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매버릭' OTT, 블루레이를 늦게 출시하는 이유

할리우드의 일본 기자 사루와타리 유키의 칼럼을 옮겨봤습니다.
<탑건: 매버릭>의 이례적인 성공과 최근 스튜디오, 극장과의 관계 등을 알 수 있는 내용이네요.
https://news.yahoo.co.jp/byline/saruwatariyuki/20220823-00311493
DVD를 5개월이나 늦게 출시하는 <탑건: 매버릭>
승자의 여유
개봉 13주가 지난 <탑건: 매버릭>이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주말 흥행 수입 순위는 북미 4위, 일본 3위. 전 세계 흥행 수입은 14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12위가 됐다. 중국과 러시아 (개봉) 없이 이 수치를 달성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더 굉장하다.
이런 가운데 (배급사) 파라마운트 픽처스는 <탑건: 매버릭>의 4K UHD, 블루레이, DVD를 11월 1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북미, 유럽에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시작하는 타이밍을 노린 것이겠지만, 극장 개봉 150일이나 지난 뒤에 내는 것은, 요즘 시대에는 너무나 늦다. 이렇게나 기다리게 할 수 있는 건 극장 비즈니스에서 이례적으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최근 스튜디오와 극장 측은 업계에서 “윈도우”라 불리는, 극장 개봉 후 DVD 출시까지의 기간에 대해, 줄곧 대립해왔다. 극장 측은 당연하게도 가능한 한 오랫동안 극장에서만 볼 수 있도록 하길 원한다. 반대로 스튜디오는 (흥행) 기세가 떨어지면 되도록 빨리 DVD로 출시해 그쪽으로 돈을 벌길 바란다. 이 “윈도우”는 길게는 3개월로 타협해 왔지만, 팬데믹으로 극장이 문을 닫고, 스튜디오가 작품을 온라인으로 배급하는 것이 보편화됨에 따라, 지금은 과거의 절반인 45일이 기준이 되었다.
최근 들어 스튜디오가 저마다 자신들의 OTT 서비스를 런칭하고, 그쪽의 컨텐츠를 충실히 하려는 것도, (그러한 추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개봉된 히트 영화를 OTT에 추가함으로써 회원 수 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올해 3월 개봉해 전 세계에서 7억 달러를 벌어들인 워너브라더스의 <더 배트맨>은 7주 만에 워너의 HBO Max 컨텐츠에 추가됐다. 7월 8일에 공개된 마블의 <토르: 러브 앤 썬더>는 딱 2개월 뒤인 9월 8일 디즈니+에 공개될 예정이다.
파라마운트도 뒤늦게 선보인 파라마운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탑건: 매버릭>을 서둘러 그쪽에 포함시키려 하지는 않는다. 이번 주부터 VOD가 나오게 됐지만, 구매만 가능하지 렌탈 옵션은 없다. 극장에서 아직도 충분한 수익을 내고 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극장 측 입장에선 <탑건: 매버릭>은 그야말로 신이다. <탑건: 매버릭>은 극장 측이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모처럼 만의 영화가 된 것이다.
한 편의 영화가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영화 티켓 매출은 스튜디오와 극장에서 나눠 가진다. 하지만 개봉 초기에는 스튜디오가 대부분을 가져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극장 측의 몫이 늘어간다. 영화의 홍보 비용을 내는 것은 자신들이고, 관객이 찾아오면 팝콘이 팔려서 돈을 벌 수 있으니 (극장 입장에선) 좋은 게 아니겠느냐는 것이 스튜디오 측의 주장이다. 분명 팝콘의 판매 이익률은 대단히 높지만, 핵심인 영화에 있어서, 극장 측은 자신들이 가져갈 몫이 적을 때, OTT나 DVD에 손님을 빼앗기게 된다.
하지만 그 신(탑건: 매버릭)도 완전한 구세주가 되지는 못했다. 이번 주에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 2위의 극장 체인 시네월드는 미국에서 연방파산법 11장(기업회생제도)을 신청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봄부터 조금씩 관객이 돌아오고 있지만, 기대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해서 홀리데이 시즌 화제작이 개봉되는 11월 말까지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뉴스에 시네월드와 업계 최대의 메이저 극장 체인 AMC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탑건: 매버릭>이 위업을 달성했지만, 영화 한 편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돼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특정 팬층뿐만이 아니라 폭넓은 사람들에게 “재밌다.”고 받아들여지고, 입소문이 퍼져서 재방문객도 다수 생겨나는 영화가 그 밖에도 더 나오지 않으면, 집에서 무언가를 보는 쾌적함을 알게 된 사람들을 극장으로 데려오는 건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물론 스튜디오가 그런 영화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탑건: 매버릭> 같은 히트작을 만들고 싶어 한다. 하지만 무엇이 대박이 될지 알 수 없는 것이 영화 비즈니스다. 그 비밀을 안다면 고생할 일도 없다. 다만 한 가지 알게 된 것은 좋은 영화라면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것. <탑건: 매버릭>은 적어도 모두에게 그 희망을 줬다고 할 수 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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