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 에펠탑 효과와 관련된 한국 건축물들 (+스페인 IMAX극장)
비록 2주차엔 남은 상영관이 거의 없긴 하지만...ㅠㅠ
영화 에펠을 보다가 떠오른 건물이 몇 있어서 소개해드립니다.
에펠탑 효과 : 자꾸 보아야 이쁘다!!
자주 접하다보면, 호감도가 높아지고 거부감이 사라지는 현상으로 마케팅에서도 활용된다는군요.
처음엔 으엨?! 이게 뭐야! 싶지만 계속 보다보니 정든다는 뜻인듯요. ㅋㅋㅋ
여튼 오늘은 <에펠>을 보다가 떠오른 몇가지 건축적 이슈를 적어보았습니다.
1. 이젠 쉽게 볼 수 있는 트러스 구조
한강다리들에서도 에펠탑과 비슷한 트러스구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에펠이 교량을 만들면서 창안한 방법이거든요.ㅎㅎ
한강철교, 성수대교, 성산대교, 동호대교. 방화대교, 마곡대교, (옛 당산철교) 등 한강에도 여럿 있지요.
아직까지도 많이 쓰이는 이 트러스구조는 두 철강재 사이를 V나 N, X, 米 모양으로 짜는건데요.
경량으로도 무거운걸 잘버티고 바람도 슝슝들어서 안뿌개지고 여러모로 효과적인 구조입니다.
솔직히 전 낮에는 별로 안이쁘고, 밤에 조명받으면 엄청 이뻐진다고 생각하는...ㅎ
2. 저거 어떻게 올린거래??
삼성생명 종로타워 : 건축가 라파엘 비뇰리
밀레니엄을 눈앞에 둔 1999년 준공된, 지금은 연식이 좀 된 빌딩입니다.
요것도 양옆뒤 세 기둥(코어)이랑 꼭대기는 트러스 구조지요.
저 학교다닐 때 딱 요게 국내 최초로 리프트업 공법(밑에서 다 만들고 끌어올림) 적용한 신기술 사례라며 견학갔던 기억이 나네요.
꼭대기에 우주선?을 보며, 와 저 양옆,뒤에 세 기둥(엘베)이 전체를 위한 리프트가 된 거구나...
저 무거운걸 어케 들어올렸대! 라며 신기해했던...
근데, 요것도 당시엔 쓸데없이 저게 뭔짓이래! 소리가 꽤 나왔던걸로 압니다. ㅋㅋㅋ
실제로는 짓고있던 중에 법규가 완화됐는데, 이미 골조가 80% 완공된 상태라...
어떻게든 층을 더 채워넣을 방법을 모색하다 이렇게 만든거였어요.
3. 역사도시에 뭐 저딴 건물을?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 건축가 자하 하디드
2014년에 준공된 우주선? 모양의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솔직히 에펠탑을 욕하던 사람들처럼, 저도 이 설계안에 쌍욕 박았던 1인이기도... ㅋㅋㅋㅋㅋ
외국인이라 이 장소의 역사고 나발이고 없다 이건가? 싶었거든요. (아... 난 역시 20대에도 꼰대였던건가...^^;; )
당시엔 건축가 승효상씨, 고 정기용씨를 비롯하여 국내 건축가들이 엄청 깠는데,
전 도시설계적으로 접근한 조성룡씨 안을 맘에 들어했던 거 같은...
결국, 그렇게나 맘에 안들어했던 건물이지만,
전에 같이 일했던 슨배가 시공감리(감독관)로 있다길래... 한창 공사 중일때 답사가서 지붕을 거닐어본 적도 있어요. ㅋㅋㅋㅋ
가면서 슨배한테 실제로 보니까 믓지네... 곡면 아다리 맞추기 빡세겠다... 그럼 (개)고생해~! 덕담하고 나왔던...^^;;
(지금은 야경이 특히 참 이쁘다고 생각합니다 :D)
여하튼 당시엔 장소의 역사를 무시한다고 욕을 퍼먹었으나,
결과적으로 이 건물이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어 엄청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죠.
뉴욕타임즈는 2015년 꼭 가봐야할 세계명소 52곳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개관전 관광객 유치목표가 550만이었는데, 첫 1년동안 824만명이 방문했으며, 지금도 매년 700만명 정도가 찾는다고 합니다.
4. 보다보니 기억에 박힌 상징이 되었다.
서울대 정문 '샤' : 서울대 강찬균 교수 외
요건 1978년 서울국립대학교의 ㅅㄱㄷ를 조합해 만든건대요. 로고 자체는 1940~50년대부터 있던 거였습니다.
1977년 교문설계 공모전을 열었으나 3개안들이 다 빤해서 뒤집어 엎고,
미대+공대+고고학과+환경대학원의 교수 9명(전문위원)이서 궁리하다가...
금속공예과 강찬균 교수가 설계한 요 안으로 땅땅땅 결정했습니다.
(반년만에 4천만원으로 호로록 시공한...)
이것도 당시에는 흉칙하게 이게 뭐야!! 너무 아방가르드하다며 개욕을 먹었던 디자인입니다.
기발하지만 넘 천박하다. 문의 효율성은 생각 안하나? 형태가 불안정하다. 전반적으로 경박하다. 그럴바엔 차라리 정문 없는게 낫겠다.
무슨 일처리를 이렇게 비민주적으로 하나? 등, 교직원과 학생들 할 것없이 혹평이 난무했던...
그러나 지금은 서울대! 하면 바로 떠오르는 상징적인 이미지가 된?! ^^;;
본래 에펠탑처럼 철골에 장식을 하기로 했었으나,
당시 정문앞에서 시위를 많이 하기도 했고, 그 때문에 정문도 폐쇄되어 계획은 우야무야되었으며...
지금까지 색깔만(+조명) 몇번 바꿨습니다.
최근엔 게이트주변 전체를 보행자 위주 공간으로 싹 바꿀 예정이라고...
5. 구조 자체로도 아름답다.
스페인 발렌시아 아이맥스 영화관 : 건축가 산티아고 깔라뜨라바
1998년에 개장한 예술+과학의 도시(City of Arts and Sciences, 도시라기보단 걍 단지임)입니다.
구조의 아름다움을 설계디자인의 형태로 승화시킨 경우가 흔치 않은데요.
가우디의 나라 스페인에선 구조미학이 보이는 멋진 설계가 자주 나오고 있지요. ㅎㅎ
건축가 깔라뜨라바의 대표작 중에 IMAX 영화관이 있어서 함 델고 와봤습니다.
그는 에펠처럼 미학보단 공학쪽이 강한 폴리텍대학 건축과를 나와서 취리히공대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는데요.
마찬가지로 시작은 교량과 기차역이었습니다.
그의 작품을 보면, 전체적으로 건물의 무게와 힘을 받고 있는 골격이 두드러지는 형태입니다.
에펠탑도 해골/뼈다귀 같단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원래 구조적인 미학이 있는 작품은 그게 매력뽀인트랍니다. +_+
중앙에 있는 요 레미스페릭(L'Hemisfèric)이 바로 아이맥스 영화관, 천체관, 레이저 상영관이 있는 곳입니다.
우주의 아름다움을 담은 '지혜의 눈'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지요. ㅎㅎ
반구형의 건물이 수면에 반사되어 정말 눈 같아요.
심지어 저거 눈꺼풀도 열린답니다!! +_+
안에는 눈동자 따라 둥글게 두른 구(곡면)형 스크린인 듯요.
근데 과학단지라서 그런가, 상업영화가 아닌 우주나 지구 다큐를 상영하고 있습니다.
아아~ 저기서 인터스텔라 보믄 을~매나 좋을까요오오오!!
언젠가 발렌시아 함 가볼수 있으려나...ㅠㅠ
요 IMAX관 상세정보는 언젠가 담기회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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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hi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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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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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전 비올땐 한번도 안가본 거 같아요!! 완전 폭우때 가셨네요. ^^;
아?! 드라마에도 나왔군요?! 외계행성이라니 왠지 잘어울리는듯요. ㅎㅎㅎ
그러게요. 다큐멘터리나 직업이 건축가인 경우는 종종 있던데,
작품까지 제대로 보여지는 건 건축학개론 이후 딱히 기억에 남는 영화가 없는듯요.
+에로 샤리넨 것도 엄청 센세이셔날했죠.
근데 요즘엔 중국이 별별 희한한 건축물을 다 만들고 있어서...
이제 단순히 건물모양 갖곤 놀라지 않을거 같아요. ㅋㅋㅋㅋㅋ
(얘넨 신박하기만 하면 OK하는듯;;)
왜 저런걸...ㅋㅋㅋㅋㅋ
앗? 요즘엔 그래도 다들 좋아하는 거 같던데요. ㅎㅎ
힝... 발렌시아 직찍 사진인데...
당시(2015년)에는 제가 극장 취미가 없던 시절이라
들어가 볼 생각도 안했네요... ;ㅅ;
후회가 MAXIM...
완전 부럽습니다. ㅠㅠ
참고로 여기는 영화 향수의 촬영지인
스페인 헤로나라는 소도시인데
저기 보이는 다리도 에펠의 작품이라는...
https://goo.gl/maps/CTrNZdVtTdUVNPWF6
에펠작품은 배송받아서 현장인부가 조립만 하면 되니 전세계에 은근 많은듯요. ㅎㅎ
'에펠' 보러가고 싶은데 상영관이 극악이네요.. 영화관에서 보면 좋을 것 같은데 ㅠ
저도 지난주말에 왠지 느낌 싸해서 부랴부랴 안봤다면, 놓칠뻔한....ㅜ
건축물 좋아해서 건축물 투어 좋아하는데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좋은 경우가 많았어요.
서울대 정문이 아는 분 작품이었군요. 지금은 고인이 되셨어요.
정성스럽고 유익한 글 감사합니다!!
근데 강찬균 교수님이 돌아가셨군요. ㅜ
근데 사진찾는게 빡센...큭
저 파리에 학교 프로젝트 하러 갔을 때 개선문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건물 사이로 보이는 에펠탑 실제로 멀리서 보니까 그냥 철골탑… 이라는 인상이 강하게 박혀서.. 랜드마크인데도 굳이 찾아갈 마음이 사라졌었어요😓
전 딱 석양질 때 가서 엄청 블링블링하다고 느꼈어요.
곧바로 조명이 켜지기도 했구요. ㅎㅎㅎ
화신이 망하고 나서 처음에는 한보그룹이 인수해서 백화점 재건축을 추진했었죠. 당시만 해도 그래도 화신백화점이 가지고 있는 역상성을 고려해서 구 화신백화점의 디자인을 일부 반영해서 신축하는 쪽으로 추진을 했었다고 하죠
그러다 소유권이 삼성으로 넘어가고, 삼성은 여기에 동방백화점 신축을 추진했었죠.
시기적으로 삼성과 신세계가 계열분리를 하고 있던 과정이라 신세계 본점과 별개로 삼성이 서울 도심 내 대형 백화점을 추진하는거였고, 설계도 다 나오고 골조까지 올라간 상태에서 갑자기 건설이 중단되고 말씀하신 것 처럼 라파엘 비뇰리가 새로 설계를 맡아서 지금 같은 기이한 건물이 나오게 되었다고 하죠
과연 종각일대를 SK타운으로 만들 것인지...두둥!
비 올 때 분위기 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