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스포일러 상세리뷰
본 리뷰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스포일러 상세리뷰 입니다.
주된 내용은 왜 이 작품이 좋았는지에
대한 내용이기는 하나,
스포일러에 민감한 분은
주의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오랜만에 올리는 상세리뷰라...
조금 두서 없음을 감안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스포일러 상세리뷰
제 유년기는 거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함께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본 괴수 영화는 죠스였고, 공룡를 좋아하던 한명의 유치원생에게는 쥬라기 월드 만한 영화가 없었으며, 씨네필이라는 삶을 향해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지금 솔직히 제일 좋아하는 SF영화는 바로 '레디 플레이어 원'입니다. 그 외에도 터미널, 레이더스, 캐치미 이프 유캔, 틴틴, 더 포스트등 그 어느 감독 보다도 많은 영화를 챙겨본 감독님이었구요. 그렇기에 솔직히 스필버그 감독님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정말 진심으로 그 어느 영화보다 기다리고 있던 영화였습니다.
그렇기에, 시사회라는 정말 감개무량한 그 자리에 앉아 156분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성의 영역보다는 감정의 영역이 우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1세기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평가 받는 그 엄청난 명작은 스필버그 감독님이 리메이크를 해낸 작품을 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솔직히 영화가 아무리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열화와 같은 지지를 보내줄 준비가 되었더랬죠. 그리고, 실제로 제가 마주친 결과물은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작품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인 뮤지컬 영화인데다가, 제일 좋아하는 뮤지컬 스토리의 원작이며, 제일 좋아하는 감독님이니....영화 시작하자 나오는 특유의 휘파람이 그렇게 충격으로 다가올 수가 없었네요.
하지만 이번 작품과 관련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이전에 앞서 원작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특히 61년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네요. 단도직입적으로, '뮤지컬 영화로서는 어떤 영화가 낫느냐'라고 이야기한다면 저는 전작이 조금더 낫지 않을 까 싶기는 해요. 아무래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는 뮤지컬을 잘 담아낸 것은 전작이라는 생각이 더 강하기 때문이죠. 특히, 노래가 정말로 2시간 33분이라는 러닝타임 동안 거의 모든 순간에 등장하기 때문에, 영화라기 보다는 정말 내가 뮤지컬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한 것 같았습니다.
또한 61년도의 전작은 어떻게 보면 정말 핵심에 항상 마리아와 토니가 중점이 되었기에, 두 캐릭터간의 애틋한 감정 묘사는 더 설득력있게 잘 되었다는 생각도 드네요. 더욱이 지금의 레이첼 지글러의 마리아도 좋기는 하지만, 그 시절 나탈리 우드의 마리아는 뭔가 그 당시의 시대를 너무 잘 녹여낸 느낌이었습니다. 뮤지컬 영화지만, 노래 실력으로만 마리아를 남아내는 것은 아니기에 더욱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특정 캐릭터에 설득력이 더욱 강해지게 되면 어느 한 캐릭터에 몰두하기 쉬운데, 베르나르도와 리프 둘 다 자신의 행동의 동기가 더욱 자세히 잘 설명된 것도 역시 61년도 원작의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만일 앞으로 한가지 버전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만 볼 수 있다면 저는 지금의 스필버그 감독님의 버전을 선택할 것 같네요.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위에서 언급한 점들 외에는 다른 단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여집니다. 즉, 이외의 모든 요소들, 촬영, 캐스팅, 편곡, 색감등 모든 면에서 61년도의 전작은 단순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는 뮤지컬을 그대로 영상으로 잘 담아내는 것에 그쳤다면, 스필버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뮤지컬을 어떻게 영상으로 재구현해낼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즉, 전작은 어찌보면 단순히 뮤지컬의 영상화라면 이번 작이야 말로 정말 뮤지컬의 영화화라는 표현에 적합한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크게 이야기하고 싶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장점은 크게 4가지입니다. 첫째는 바로 당시의 시대를 잘 담아낸 점을 집고 넘어가고 싶네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1950년대의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의 승전국으로서 그 어느 시기보다 막강한 부를 가지고, 세계를 호령할 준비를 하고 있는 국가였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런 시대를 소품이나 촬영 세트, 의상등을 통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썼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왠지 50년대 뉴욕이라면....?이라는 생각을 통해서 어찌보면 구시대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사소한 개연성이라도 더해주죠. 그리고 특히 새로운 시작을 위한 철거되어가고 있는 이미지들이 곳곳에 등장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등장 캐릭터들의 선택을 더욱 이해하고 공감하게 해주네요.
이런 장점은 저절로 두번째 장점으로 넘어가는 것 같네요. 바로 '그 당시의 사회 문제를 적절히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이 점은 원작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부분의 직접적인 반영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특히 단순히 거주하고 있던 사람들과 새로이 이민을 온 사람들 간의 갈등만 다룬 것이 아니라, 백인간의 사회적/경제적 지위에 따라 발생한 소외 계급의 문제, 새로운 기회의 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당시의 미국이라는 양면성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거슬리지 않게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스페인어 자막을 자막 처리하지 않는 것은 시사회 전까지만 해도 조금 의문스러운 부분이기는 했는데, 둘의 사랑을 더 애뜻하게 묘사하기도 하면서, 인종 간의 갈등이 더 잘 부각되는 느낌이라 결과적으로 보면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고 하고 싶네요.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것은 베이비 존과 관련된 부분이 전작에 비해 조금은 지나치게 줄어든 것 아닌가 싶기는 한데, 이만하면 적당히 원작의 시사하고 싶은 바들을 잘 담아낸 것 같아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번째는 바로 다양하게 등장하는 군무씬입니다. 솔직히 통상적인 뮤지컬 영화같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레미제라블처럼 기존 넘버링을 배우들이 직접 소화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영화겠거니 하고 생각했었던 나머지, 실질적으로 넘버링들이 노래로 이어지지 않는 부분들이 간혹 있는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움이 느껴지기도 했었구요. 그럼에도 온갖 군무씬들은 정말 그런 아쉬움을 싹 날려버리기에 완벽한 존재들이었습니다. 특히, 아니타와 베르나르도 두 분이 매우 강도있는 군무를 한 가운데서 주로 소화해내고 계시던데, 메인 캐릭터로서 연기하랴, 그와중에 군무도 리드하시랴 매우 고생하셨겠다라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네요. 그 외에도, 오프닝부터 제츠들이 몰아치고, 아메리카 씬등 군무들이 더 많이 돋보이는 뮤지컬 영화였지 않나 싶을 정도로 군무씬들 완성도는 매우 높았네요. 물론 그 중의 최고는....단연 무도회씬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으며, 내일 개봉 후에도 아마 가장 익무에서도 많이 언급이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는 단연 캐스팅입니다. 제일 최고로 뽑고 싶은 것은 단연 '레이첼 지글러의 마리아'네요. 솔직히 영화를 보기 직전까지도, 과연 이 역할에 어울릴까 고민이 많았는데....발코니 씬의 'tonight' 첫 소절의 첫음을 듣는순간 제 머리를 스스로 한대 쥐어박고 싶었습니다. 그 모든 순간에 디즈니에서 차기 백설공주역으로 캐스팅한 것 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캐스팅들이 바로 이해되더라구요. 그외에도 아니타, 베르나르도, 리프, 치노등 주요 캐릭터들 캐스팅 역시 흠잡을 데 한 군데가 없으며, 오히려 아쉬운 것은 우리 안셀 엘고트의 토니...아니었나 싶네요. 뭔가 레이첼 지글러의 에너지를 받아쳐내질 못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으니, 둘 사이의 팽팽한 로맨스를 보는 듯한 감정은 조금 약했던 것 같아 아쉽더라구요.
그럼에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단점이 없는 작품이냐...라고 생각헀을 때 딱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네요. 솔직히 매우 개인적으로는 이만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두번 다시 볼 수 있겠는가 싶은데, 시사회 끝나고 익무분들 리뷰 읽어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네요. 특히 원작이 존재한다는 것 부터가 예상했던 대로 조금 리스크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원작을 보고 봐야한다는 입장이긴 한데, 그렇게 되면 원작의 내용과 너무 동일하게 흘러가다 보니 자칫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원작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설명이 안되는 부분들이 조금 있고, 너무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면서 도대체 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 저런 운명을 맞게 되는 지 이해도 안되고, 감흥도 없는 아무런 영양가 없는 작품처럼 될 수도 있다는 점이죠. 특히 그와중에 스페인어 자막은 아예 없으니, 도대체 뭐가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에 대한 의문만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특유의 배드 엔딩과 긴 러닝타임이라는 요소의 조합 역시 부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지 않을 까 싶네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21세기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불릴 정도로 대표적인 베드 엔딩을 가지고 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토니의 죽음 이 결과적으로 인종과 조직간의 갈등 간에 결합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크게 보면 울림이 있는 결말로 볼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두 주인공 간의 러브 스토리를 차용하고 있는 작품을 현대의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는 잘 모르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자, 우려네요. 왠지 실제로 개봉하게 되면 이 결말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가지 않을 까 싶어요. 특히 안그래도 긴 러닝 타임인데, 결국 이런 결말을 보려고 내가 이 긴 시간동안 앉아있었다구....?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대개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결국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저에게 만큼은 올해 최고의 영화로 언제까지나 남아있을 것 같아요. 당연히 지금까지의 모든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단연 최고작으로 남을 것 같구요.(아네트 본지 얼마 안되었는데 말이죠.....ㅠㅠㅠ) 정말 결함 없는 물건들이 최고의 물건인 것 같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애용하고 자주쓰며 우리의 곁에 두게되는 물건들은 사소한 결함이 있는 물건들입니다. 이 비유가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제게 있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딱 그런 영화네요. 다른 누가 뭐라해도 나에게 만큼은 최고의 순간을 선사해주는 영화들이 있는데, 그 영화가 바로 저에게는 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였어요. 모르겠습니다, 스필버그 감독님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인지, 아니면 특유의 배드 엔딩을 좋아하는 취향 때문인지, 솔직히 왜이렇게 이영화가 좋은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 영화를 기다려온 긴 시간, 이 원작에 대한 제 관심, 그리고 스필버그 감독님에 대한 제 애정이 이렇게 보답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저에게 만큼은 충분히 이 영화를 '사랑할' 이유를 가진 것 같네요.
너무 많은 정보를 지난 주부터 적으면
그럴 것 같아, 개봉 전날에야 각잡고 적어봤는데,
조금 두서 없는 리뷰가 된 것 같아 걱정되네요.
긴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각자의 즐겨 찾으시는 포맷에서
즐거운 관람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마무리로 간략하게,
아맥은 어땠는지 느낌정도만 올릴 것 같네요.
추천인 9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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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고전적인 매력이 어떻게 다가오느냐가
정말 큰 분수령이 될 것 같네요....
저는 홀린듯 2회차 하러 갑니다 ㅎㅎㅎ
만나고 오시지 않을 까 싶어요 ㅎㅎㅎㅎ
오늘도 잘 읽었습니다. 다만 백설공주에 잘 맞다는 어울린다는 부분에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적어도 작중 피부 언급은 없는 인어공주와 달리 백설공주는 피부가 눈처럼 희어서 백설공주인데 엄연히 레이첼은 엄연히 라틴계니...게다가 레이첼 본인이 '응 난 백설공주이지만 피부 하얗게는 안할거임'하는 식의 배째라식 태도를 보였던지라 개인적으로는 호감이 가지는 않는 달까요.(참고: https://extmovie.com/movietalk/66260048) 정작 마녀 역할인 갤 가돗은 캐스팅 완벽하게 하고선 말이죠. 캐스팅할거면 코코, 이번에 나온 엔칸토 등 히스패닉 배경의 작품 실사화해서 캐스팅하지 싶더라고요. 뭐, 어디까지나 제 의견입니다ㅎㅎ
않았구나...라는 의견이었습니다 ㅎㅎㅎ
저도 솔직히 우려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기대감이 좀더 크네요!!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
그건그렇고, 이 글 관련 내용은 아니고 매트릭스 리저렉션 상세 리뷰에 올리신 사진이 엑박 떴더라고요? 번거로우시겠지만 수정해주시면 좋을것같습니다ㅎㅎ
좀 있다 자기전에 수정해야겠네요 ㅋㅋㅋ
항상 감사드려요!!!
그 느낌이 저는 이번 리메이크작의 최고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아쉽게도
어필이 잘 안된 것 같네요 ㅠㅠ
약간 좀 고전 게임 멋지게 리마스터 됐을 때 느낌과도 비슷한데..
고전을 얼마나 이해하고 좋아하느냐에 따라 확 좋아진 때깔에 더 열광할 수 있을 거 같고..
원작 모르면 너무 고전틱한 구성에 당황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