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무시사] 청춘적니 후기! (강스포)
이게 얼마만의 익무 시사인지ㅜㅜ 한동안 정신없이 살다가 거의 한 달만에 신청한 익무 시사인데 운 좋게도 당첨이 되어 감사한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용산 오랜만이라 반가웠어요ㅋㅋㅋㅋ
포스터는 3종 중 1종 선택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휴지도 함께 챙겨주셨는데 휴지를 받은 건 처음이라 신기했습니다ㅎㅎ
(여기서부터는 스포가 있으니 스포를 원치 않으시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영화는 고등학생이었던 두 주인공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뤼친양'이 '링이야오'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연애 편지를 들켜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하는 와중에도 링이야오에 대한 순수한 마음을 보이는 뤼친양에게 링이야오 역시도 마음을 열게 되며 두 사람의 관계는 시작됩니다.
그러나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를 계속하는 링이야오와, 졸업 후 바로 공사장에서 일하게 된 뤼친양 사이의 거리감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뚜렷해지기만 합니다. 뤼친양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링이야오의 엄마 탓에 링이야오는 결국 무작정 집을 나와 뤼친양과 함께 하게 되고, 두 사람은 곧 철거될 건물에서 무모하지만 누구보다 열정 가득한 동거를 시작합니다.
영화 내내 등장하는 두 사람의 모습들이 너무 예뻐서 저절로 연애에 대한 환상이 생겨났던 것 같기도 하네요ㅎㅎ 정말 두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예쁘다'는 말밖에 안 나왔습니다. 무모하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청춘만이 누릴 수 있는 패기이자 특권일 수도 있겠다는 걸 두 인물을 보며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뤼친양과 링이야오의 행동이 무모하다기보단 서로를 책임지기 위한 시도였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네요...!
하지만 링이야오와 뤼친양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상황은 악화되기만 합니다. 정직하게 일하려는 뤼친양의 뜻과는 다르게 공사장 사람들은 뤼친양에게 비겁해질 것을 요구했고, 뤼친양은 그것을 끝까지 거부하다가 결국 일하는 곳에서 쫓겨나기에 이릅니다. 갈 곳 없던 뤼친양은 친구의 소개로 새로운 일을 받아 함께 일할 사람들을 모으지만, 그마저도 친구의 배신으로 빚더미에 앉게 됩니다.
물론 친구에게도 사정은 있었습니다. 오래 좋아했던 여자의 마음을 잡기 위해 그 친구 역시도 무모한 짓을 했던 거죠. 정당화될 수만은 없는 치기어린 행동에 더 가까웠겠지만 어쨌든 나중에 비겁했던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실토하는 모습이 등장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단순히 악역으로 캐릭터를 허비하는 게 아니라, 이 인물 역시도 청춘의 한 선상에 놓여있던 인물로서 성장하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 느낌이 들어서요ㅎㅎ (이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이 친구 역할을 맡은 배우가 치아문이라고 유명한 중드에 나왔던 배우라 너무 반가웠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링이야오의 엄마가 다치게 되고 입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나타난 링이야오의 유학파 지인(대체 왜 이름이 하나도 기억 안 나는 걸까요...ㅎ)에게 뤼친양은 복잡한 심경을 느낍니다. 자신과는 다르게 미래도 보장되어있고, 무엇보다 링이야오의 엄마에게 인정받는 그를 보며 자신이 정말 보잘것없고 초라해지는 감정을 느꼈을 거예요.
점점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져가며, 뤼친양은 자신이 링이야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아닌가 고민에 빠지게 되고 링이야오는 이럴 때일수록 더 뤼친양에게 확신을 받고 싶어합니다. 자신과 결혼할 것이냐 묻는 물음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뤼친양에 결국 감정이 격해진 그들은 싸울 듯하다가 이내 서로를 끌어안아버립니다. 사실 이 흐름이 어색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정말 좋았다고 생각해요. 싸우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격하게 서로에게 달려들어 입을 맞추는데 그 장면이 전혀 색정적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고 꼭 서로를 향해 살려달라고 발악하는 것 같아서 보는데 괜히 기분이 이상했어요. 엄청 처절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리고 결국 싸움 끝에 남은 건 서로를 끌어안을 일밖에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그 점도 인상깊었네요!
아무튼 그렇게 아슬아슬하게 이어져나가던 뤼친양과 링이야오의 관계는, 뤼친양이 돈을 벌기 위해 신장으로 떠나면서 끊어지는 듯했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었습니다. 전파도 터지지 않는 곳에서 뤼친양은 어떻게든 링이야오에게 연결되기 위해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었고, 링이야오는 뤼친양을 잊고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곳곳에서 우연히 들려오는 뤼친양의 이야기에 눈물 흘리며 서로가 여전히 서로를 놓지 못했음을 관객에게 알려줍니다.
마침내 연락이 닿은 두 사람은 충동적으로 만나자는 약속을 잡고, 뤼친양은 자신이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링이야오를 만나러 가려다 폭설에 휩쓸리게 됩니다. 결국 뤼친양은 눈 속에 파묻혀 둘은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됐으나 그게 전혀 허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뤼친양은 링이야오를 만나러 가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뒤늦게 링이야오에게 전달된 그의 메시지들이 그것을 증명해주었으니까요. (사실 두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해석의 여지가 있어서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일단 두 사람이 재회하는 장면이 등장하지는 않았으니 못 만났다고 해석했습니다.)
사실 몇몇 부분들이 작위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끝까지 서로에 대한 사랑을 지켜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애쓴 청춘들의 삶을 보여준 것 같아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넷플 오리지널 영화인 <먼 훗날 우리>가 떠오르기도 했어요. 만약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먼 훗날 우리>도 한 번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익무 덕에 좋은 영화 잘 봤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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