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원작에 가까웠던 수어사이드 스쿼드 각본 (2011)
* 수어사이드 스쿼드 원작 코믹스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있으니 주의 부탁 드립니다.
DC 코믹스에 나오는 팀 '수어사이드 스쿼드'(Suicide Squad, 또 다른 명칭은 Task Force X)는 1959년 연재분에선 용맹한 주인공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위험한 임무를 수행하는 내용으로, 1987년 연재분에서는 아만다 월러가 범죄자들의 팔목에 도주 방지용 폭탄을 장착시킨 후 위험한 비밀 임무를 수행시키는 내용으로, 2011년 연재분에서는 새로운 멤버 할리 퀸이 비중 있게 나오는 내용으로 연재되어 왔습니다.
테러리스트 조직 '온슬로트'의 멤버들. 진 (대머리), 루스탐( 불칼) 옆 멤버들
호칭은 시계반대 방향으로 자쿨리, 맨티코어, 라반, 키메라
이 중 1987년 연재분의 이슈 1~2에서는 중동 국가 쿠락(Qurac)에서 고용한 사악한 테러리스트 조직 온슬로트(Onslaught. 첫 등장 당시에는 Jihad란 이름이었으나 아무래도 문제가 생길 명칭이어서인지 이후 변경)가 나옵니다. 이들은 모의훈련 과정에서 당시 참가한 연기자들을 실제로 살해하는 잔혹한 모습을 보이며, 이후 미국에서 테러를 벌일 것이 파악된 뒤엔 수어사이드 스쿼드 (브론즈 타이거, 캡틴 부메랑, 데드샷, 인챈트리스, 마인드보글러, 플래스틱, 릭 플래그)를 온슬로트가 있는 요새 '요툰헤임' (Jotunheim)에 잠입시키게 됩니다만 이 과정에서 여러 방해 요소가 생겨 일이 꼬이게 됩니다.(스포일러라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
https://www.cincoyaccion.com/sites/default/files/suicide_squad_020411.pdf
저스틴 마크(Justin Marks)의 2011년 '수어사이드 스쿼드' 각본에선 위의 1980년대 연재분 내용이 많이 반영된 편이며(빌런으로 진, 루스탐, 맨티코어, 라반으로 구성된 '온슬로트'가 등장한다든지, 공항 장면이라든지), 수어사이드 스쿼드 멤버들의 경우 원작을 읽어본 분들에게는 의외일 수 있는 멤버를 포함해서 변동이 있었는데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블록버스터 -- 천하장사 (BLOCKBUSTER -- the strongman.)
멀티플렉스 -- 인간 복제기 (MULTIPLEX -- the human replicator.)
자쿨리 -- 날쌘돌이 (JACULI -- the speedster.)
마인드보글러 -- 여성 텔레파시 능력자 (MINDBOGGLER -- the female telepath.)
해당 각본에선 다소 노골적으로 적힌(?) 내용이 있는데, 캐릭터들 이름이 많이 나오지만 스토리 상 위 4명은 크게 중요하진 않고, 아래에 소개될 3명은 항상 출연하며 강조될 것이니 걱정 말라는 취지의 내용이 적혀있습니다.(본편에서도 이런 언급이 나왔을지는 불명)
캡틴 부메랑 (디거 하크니스)
원작에선 The Flash #117 (1960년 12월호)에서 데뷔했으며, 해당 각본에서는 특별한 무기들을 사용하는 캐릭터로 소개 됐습니다.(HARKNESS -- special weapons.)
빅슨 (마리 지웨 맥케이브)
원작에선 Action Comics #521 (1981년 7월호)에서 데뷔했으며, 해당 각본에서는 동물들의 능력을 쓰는 여성 캐릭터로 소개 됐습니다.(VIXEN -- female with animal abilities.)
데드샷 (플로이드 로턴)
원작에선 Batman #59 (1950년 6월호)에서 데뷔했으며, 해당 각본에서는 '뭘 하는지 알고있잖수'라고 설명하는데, 각본에선 이 멤버 소개내용이 데드샷이 사격솜씨를 보여주는 장면 이후에 나오기 때문에 저렇게 적혀있습니다.(And LAWTON -- you know what he does.)
전에 소개한 각본들(클릭) 때와 마찬가지로 원문 분량이 길어서 엉터리 해석 및 빠진 내용이 한둘이 아닌 요약문으로 소개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리며, 자세한 것은 위에 링크한 원문을 참고해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 온슬로트가 아프리카에 있는 공항을 습격해 어느 러시아인이 갖고있던 강철 서류가방을 확보한다.
* 의뢰받은 일을 처리한 데드샷은 딸 '조이'가 일하는 식당에 방문. 그 후 아만다 월러를 만난다. 커피를 마시다 정신을 잃은 데드샷은 벨 레브 감옥으로 끌려간다.
* 벨 레브에서 릭 플래그가 설명하길 본래는 사형이 집행될 흉악범들이지만 살 기회를 주겠다며 온슬로트 관련 임무 설명이 나온다.
* 텅 빈 페스트푸드점에서 코스그로브(Cosgrove)가 육군 소령과 대화를 나눈다. 아프리카 일은 잘 됐지만, 아만다 월러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코스그로브는 아만다의 초인 범죄자 팀이 오는 걸 우리 아이들에게 미리 알려주면 알아서 처리할거라고 한다.
* 모스크바에서 온슬로트는 전자로 이루어진 진을 이용해 서류가방의 전자락을 풀어 안의 정보를 알아낸다. 진은 이제 값을 치뤄야할 지옥(Hell to Pay)이 나타날 것이라며 웃지만 루스탐은 진이 들어있는 노트북을 불에 던져죽인 뒤, 진이 실수해서 공항 보안카메라에 자신들이 촬영된 모습이 미국에 알려진 것에 분노한다. 그 후 오늘은 죽은 친구들을 위해 술을 마시고, 내일은 친구들을 위해 죽일거라고 한다.
* 빌 레브에서 팀에 합류할 멤버들을 이름 및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 후(위에 언급한 중간 요약 소개문이 나온 것도 이 파트) 임무 수행 지역은 러시아인들이 무언가를 운송하는 열차, 죄수들에게는 폭탄이 설치됐다는 설명이 나온다.
* 러시아인 경비병들은 온슬로트의 습격을 받고, 열차로 운송 중이던 위험물질은 루스탐의 아버지이자 걸어다니는 핵폭탄 '폴아웃'이란 것이 밝혀진다. 주인공 일행은 낙하산으로 열차에 잠입하는 과정에 멀티플랙스, 블록버스터, 마인드보글러가 죽고, 자쿨리는 배신자로 밝혀진다. 열차 탈선 후 살아남은 4명은 수많은 러시아인들에게 포위되어 잡혀간다.
* 일행은 감옥에서 다시 만난 자쿨리를 빅슨이 독으로 정신을 혼미하게 해서 죽기 직전에 보스턴이 온슬로트 일당의 핵테러 목적지란 것을 알아낸다. 감옥에서 탈출 후 아만다 월러에게 연락을 취해 블랙 호크 헬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간다.
* 사건 배후에 있던 건 대통령에 출마하는 찰스 코스그로브 상원의원. 자신이 준비한 특수부대가 항구에서 테러를 막아내는 상황을 연출해 위기감 조성 및 자신에 대한 지지도를 높히려 한 것이라 설명하나 특수부대도 죽어 계획이 실패해 패닉에 빠진다. 일행은 의원을 구하러 온 SWAT 팀을 뚫고 온슬로트가 있는 교회로 향한다.
* 온슬로트를 자극하지 않게 팀이 조용히 접근하며, 아만다 월러는 자신도 폭발범위에 휘말리겠지만 GPS 지도 전송 등의 서포트를 해주기로 한다. 데드샷은 딸 조이가 맨티코어의 인질로 붙잡히고, 쫓아가다 차량 뒤에 조이를 묶어두는 맨티코어에게 총을 쏴도 안 먹히다 입 속 부드러운 속살에 총을 쏴서 해치운다. 빅슨과 캡틴 부메랑은 라반을 해치우며, 루스탐은 플래그를 죽이려다 실수로 폴아웃을 찔러죽인다.
* 루스탐이 조이가 묶인 차량을 갖고 도주해 이를 쫓는 차량 추격전 끝에 조이를 구하고 루스탐은 플래그의 총에 죽는다. 데드샷은 딸에게 언젠가 돌아오겠다고 한 뒤 떠난다. 코스그로브는 대통령 출마를 포기한다. 데드샷은 죄수 이송 버스를 타고 가다 플래그가 더플백에 몰래 넣어준 총을 이용해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https://collider.com/acme-movie-suicide-squad-movie-news-dan-lin/
위의 각본과 관련해선 '맨 오브 스틸 (2013)' 개봉 전인 2012년 말 콜라이더 기사에서 언급된 바 있습니다. 위의 기사에서 프로듀서 댄 린(Dan Lin)은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저스틴 마크의 각본이 있습니다만, 지금 당장은 보류 상태입니다. 제 생각에는 워너 브라더스에서 원하는 건 우선 그들의 A 리스트를 마무리하는 거 같고, 그러고나서 우리도 수어사이드 스쿼드같은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Suicide Squad] has a script from Justin Marks, but that is on a hold right now. I think Warner Brothers wants to finish their A-list stories first and then we’ll talk about stories like Suicide Squad.”)라며 보류 중인 이유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극장용 수어사이드 스쿼드 영화는 맨 오브 스틸 (2013), 배트맨 v 슈퍼맨:던 오브 저스티스 (2016) 이후 나오게 됐습니다.
위의 각본은 이후 다시 쓰게 되는 수정 과정을 거치며 할리 퀸을 메인으로 세운 영화로 바뀌어 수어사이드 스쿼드 구성 멤버 및 빌런 포함 거의 다른 내용이 됐고, 일부 요소들만 실사 및 애니메이션 영화 작품들에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데드샷이 주연급이라든지, 중동 국가가 아닌 미국 도심이 배경이라든지, 열차 잠입이라든지) 그래도 다행히 2016년에 수어사이드 스쿼드 실사판이 흥행 대박을 달성하는데 성공했으며, 저스틴 마크도 각본을 맡은 정글북 (2016)이 흥행 대박을 달성해서 양쪽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성과를 거두었으며, 위에 소개한대로 1987년 연재분에 비슷한 내용이 있으니 해당 코믹스를 읽으면 시각적으로 어땠을지 대략적인 유추는 가능실 것 같습니다.
위에도 비슷하게 언급했듯 오역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생략된 내용이 많아 원본과는 느낌이 많이 다를 수 있으므로 원문도 읽어보시길 추천드리며, 오역 지적 대환영합니다.
이쪽도 은근 역사가 꽤 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