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시사회당첨 - 끝없음에 관하여 후기
끝없음에 관하여 - 로이 앤더슨
관람 직 후 홍상수감독이 생각났다. 생각보다 단순한 오락적인 미디어에 길들여졌던터라 영화를 내 식대로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했다. 해당 감독에 대하여 지식이 전무했기에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감독의 히스토리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엮어서 생각한 부분들을 몇가지 요소로 나누어 기재해보았다.
롱테이크와 플랑세캉스
홍감독은 주된 주인공들 사이 일상의 흐름에서 순간포착할 수 있도록 롱테이크(그리고 플랑세캉스)신을 자주 사용하는데, 로이앤더슨은 각 다른 신마다 다른 인물의 스토리를 나레이션으로 약간 방치하듯 가벼이 설명하고 우리에게 해석할 여지를 주는듯 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생경한 방식인 화면 밖의 시청자에게 말을 걸기도 한다. 이런 영화의 진행은 우리의 인생은 다른 영화나 드라마가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나 주목할만한 사건 이외에도 별 일 없이 그리고 후회를 안고서도 끊없이 진행된다는 말을 전하고자 하는것같다고 해석했다.
염세적인 시선
그렇게 진행되는 신들에 주인공들은 현실에 아주 만족하지 못해보였다. 나이가 들어 자기보다 훨씬 잘나가는 친구를 보며 그렇게 엘리트는 아니었는데.. 말이 되지 않는다며 중얼거리는 중년을 훌쩍 들어선 남자부터 믿음을 잃었다며 한탄하는 신부님까지. 이러한등장인물이 나오면 비극적인 느낌이 들어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았던 게, 사실 이런 고민과 후회는 인생에서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반복되는 8할의 일상이라는 사실이다.
영상미
홍감독은 허무한 일상을 보란듯이 싸구려 모텔에서의 과오를 후회하는 우리의 민낯을 보여주듯 날 것 그대로가 담긴 영상으로 담아 보여주어 쾌감이 느껴지면서도 왠지모르게 대리수치가 느껴지기도 했는데 (홍감독은 대본을 촬영날 아침에 던져주는 즉흥적인 스타일이라는어느 배우의 인터뷰까지 본 기억이 있다.) 그에 반면에 로이 앤더슨의 신들은 잘 정돈된듯한 상황들과 어떤 화면에서의 상징적인 물건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주인공들이 외치던 말들에 비해 영상미가 좋았다.
신의 전환
이 영화에선 한 장소에 하나의 이야기를 하는데 장면은 고정, 등장인물들만 움직인다. 이는 등장인물들의 운동성을 없애 무기력한 인간과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는 인간들을 표현한거라고 한다. 아둔한 말만 반복하는 인물들이 정말 너무 나같았다.
느낀점
시간이 지나 아뿔싸하는 인생이 되기전에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내가 되어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영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리고 처음 쓰는 서툰 평이니 너그러운 맘으로 읽어주세요!
제가 좋아하는 홍상수감독님이 생각나셨다니 내일 이영화보러가는데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