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2
  • 쓰기
  • 검색

올드-간단 후기(줄거리 정도의 스포)

소설가 소설가
1616 2 2

샤말란 감독은 늘 흥미롭습니다. <식스 센스>의 대성공 이후 그가 보이는 갈지자 행보조차도 흥미롭습니다. 돌이켜 그가 만든 영화를 보자면, 그는 철저히 자기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애프터 어스>, <라스트 에어벤더>의 폭망이나 <해프닝>의 "해프닝" 등등, 대중이나 평단에서 철저히 바닥을 치거나 비난 일변도로 치닫는 영화가 한둘이 아님에도 자신이 만들 수 있는 영화만 만들 수 있다는 건, 그것도 비즈니스 논리와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난무하는 할리우드에서 버티어 낸다는 건, 축복을 넘어 그가 영화만 잘 만드는 감독은 아닐 거라는 추측도 가능하게 합니다. 어쨌든 한국에서는 샤말란을, 용두사미의 대가, 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식스 센스>의 탓이기도 하겠지만 저는 샤말란 감독의 팬입니다. 제목을 언급했으니 몇 마디 적자면, 저는 <식스 센스>가 상당히 뻔하고 재미 없었습니다. 특정 지점을 탁 알고 나면, 이후로 너무나 뻔해지는 영화가 <식스 센스>입니다. 극장에서 그만 나갈까, 를 속으로 꽤 고민했던... 그러나 그가 영화를 전개해 가는 방식은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또 그를 좋아하는 이유 증 하나는 의도가 읽힌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해하며 영화를 보게 됩니다. 영화 <올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올드.JPG

<올드>는 특정한 환경에서 인간의 노화가 급속도로 촉진한다는 설정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투입"된 인간을 통해 인간이 가지는 탐욕과 사랑, 시기와 질투, 이를 넘은 포용과 용서까지도 다루어냅니다. 단 하루 만에 50살을 먹는 그 와중에도요. 

매우 낯설고 두서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캐릭터들은 각자의 목적을 가진 역할이더군요. 그 목적과 역할은 노화와 죽음이라는 두려움 앞에서 팬데믹의 상징으로 보일 수 있는, 혼란으로 치닫습니다. 심지어 죽고 죽이려는 상황까지 치달아 고조될 때에는, 보는 제가 끔찍해서 눈을 감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다만 이를 넘어서는 즉 인간의 노화를 축약하여 보여주며 철학의 관점으로 돌려놓은 마지막을, 이렇게 마무리하면 샤말란이 아니지 같은 속삭임이 들리듯이 음모론으로 마무리지은 결말은 너무 뻔했던 듯했습니다. 어쨌든 이러저러 해도 창작자가 의도한 바이니 그건 그대로 또 고개 끄덕여지더군요. 

아마도 <올드>를 통해 샤말란은 "유구한 역사를 축약한다"하더라도 "그래도 인간은 인간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을까요. 

 

영화는, 알고 그러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됩니다만, 현재의 코로나19 상황과도 묘하게 맞물립니다. 오늘도 누군가는 코로나19 백신을 종말론에 근거한 악마의 술수라고 표현하는 이들도 있으니까요. 이를 대하는 누군가는 용서하겠지만 또 누군가는 칼을 들고 도륙하려 들지도 모르니까요. 영화 <올드> 속 상황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끔찍했고요. 

 

역시나 샤말란의 영화답게 호불호 상당하겠더군요. 제 추측에는 거의 4:6비율 정도로 불호가 많을 듯했습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대중성은 떨어져서 흥행은 좀 요원할지도 모르겠다, 라고. 

반면 저는 오랜만에 샤말란스러운 영화를 보고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상상하는 끔찍함을 맛보기도 했고요. 

영화, 좋았습니다. 극장 갈 타이밍이 맞지 않아서 네이버 결제하고 보았네요. 14,900. 극장 갈 걸 그랬습니다. 저는 추천합니다. 그러나 어쩌면, 저만 추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호불호를 넘어 극대노할 관객도 상상이 되어서요. 물론 그 상상도 즐겁습니다. 샤말란스럽잖아요.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2

  • Nashira
    Nashira
  • Dongry
    Dongry

댓글 2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굉장히 만족하는 부분이 많은 영화였어요.

특유의 기괴함도 살아있고, 의미도 좋았습니다.
좋은 후기 잘 읽었습니다^^

10:50
21.09.17.
profile image
소설가 작성자
Dongry
감사합니다. 좀 날려 써서 음, 네, 죄송한 맘도 생기네요.
동리 님. 오늘도 좋은 날 되십시오. 행복하세요, 알긋쥬?
10:53
21.09.17.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범죄도시 4] 호불호 후기 모음 2 익스트림무비 익스트림무비 2일 전08:38 15264
HOT 범죄도시 관객수 비교(3일차) 1 초우 4분 전00:06 111
HOT 2024년 4월 26일 국내 박스오피스 1 golgo golgo 9분 전00:01 275
HOT <샤이닝>(1980) 비하인드 씬 2 카란 카란 10분 전00:00 81
HOT CGV 여의도 경품 현재상황 (오후 11시 57분에 찍은 사진) HarrySon HarrySon 11분 전23:59 62
HOT <시티헌터> 스즈키 료헤이가 배역에 철저하게 몰입하... 1 카란 카란 41분 전23:29 212
HOT <볼트>를 보고 나서 (스포 O) -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 3 톰행크스 톰행크스 54분 전23:16 146
HOT 시티헌터 촬영이라 가부키쵸 촬영허가 받았다네요 2 GI GI 2시간 전21:31 558
HOT 피어스 브로스넌,로맨틱 스릴러 <어 스파이 가이드 투 서... 1 Tulee Tulee 3시간 전20:59 348
HOT 글렌 파월, 시드니 스위니와의 ‘열애설’에 편승했다 2 카란 카란 3시간 전20:11 983
HOT 내가 가장 사랑한 영화 482편 (수정) 1 Sonachine Sonachine 3시간 전20:11 481
HOT <스타쉽 트루퍼스>(1997) 비하인드 영상 9 카란 카란 4시간 전19:15 735
HOT 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 8> 파리 촬영 모습 5 카란 카란 4시간 전19:12 1896
HOT 로랑 캉테 감독 별세 3 카란 카란 5시간 전19:01 883
HOT <쇼생크 탈출> 프리미어 상영회 스페셜 자유 포스터 증정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8:56 616
HOT '악마와의 토크쇼' 기이한 트리비아 정보 2 golgo golgo 5시간 전18:54 851
HOT 도미닉 웨스트, 릴리 제임스와의 ‘불륜’ 소동 회상 2 카란 카란 5시간 전18:48 760
HOT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 런칭 예고편 최초 공개 2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5시간 전18:16 838
HOT 범죄도시 시리즈의 치명적인 문제점과 비판점 3 Opps 7시간 전17:02 1748
HOT 고천락, 임현제, 홍금보 영화 <구룡성채지위성(九龙城寨... 3 손별이 손별이 7시간 전16:13 784
HOT 빠져드는 <악마와의 토크쇼> 5 마이네임 마이네임 7시간 전16:11 1375
1134205
image
초우 4분 전00:06 111
1134204
image
golgo golgo 9분 전00:01 275
1134203
image
카란 카란 10분 전00:00 81
1134202
image
HarrySon HarrySon 11분 전23:59 62
1134201
normal
hera7067 hera7067 15분 전23:55 80
1134200
normal
hera7067 hera7067 18분 전23:52 63
1134199
image
카란 카란 41분 전23:29 212
1134198
image
톰행크스 톰행크스 54분 전23:16 146
1134197
normal
보가킹 보가킹 55분 전23:15 195
1134196
normal
조사자 1시간 전23:09 319
1134195
normal
angel 1시간 전22:45 286
113419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2:32 322
1134193
image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시간 전22:21 284
1134192
image
GI GI 2시간 전21:31 558
1134191
normal
하늘위로 2시간 전21:23 210
1134190
normal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21:13 602
1134189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21:01 143
1134188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21:00 121
1134187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20:59 112
1134186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20:59 348
1134185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20:59 103
1134184
image
Tulee Tulee 3시간 전20:58 137
1134183
image
GI GI 3시간 전20:48 245
1134182
normal
드니로옹 3시간 전20:39 273
1134181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20:20 536
1134180
image
카란 카란 3시간 전20:11 983
1134179
image
Sonachine Sonachine 3시간 전20:11 481
1134178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9:46 318
1134177
normal
미래영화감독 4시간 전19:41 399
1134176
image
e260 e260 4시간 전19:36 438
1134175
image
e260 e260 4시간 전19:36 310
1134174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9:29 1558
1134173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9:15 735
1134172
normal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9:14 552
1134171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19:12 1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