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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에 대한 불만

젊은날의링컨
1979 6 6

영화기술적인 완성도야 영알못인 제가 보아도 대단합니다.

촬영,음향,연기 다 좋아요. 이창동 감독님이야 세계 최고의 감독들 중 하나인, 말 그대로 거장이신 분이죠..

그런데 버닝이 진짜 좋은 영화야? 라는 물음에는 뭔가 망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생각하고 관련 글들을 볼 때마다 진창에 빠지고 계속 맴도는 느낌입니다.

 난해하고 무슨 말인지 모르더라도 마음을 뒤흔드는 영화가 있는데 버닝이 과연 그런 영화인가 라는 의문이 듭니다.

애초에 이 영화는 온통 메타포로 가득차있는데 온전히 느껴라가 가능할까 라는 생각입니다.

여러 해석을 보면 여러 의문들을 통해 청춘의 혼란스러운,수수께끼같은 상태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근데 저한테는 그냥 이 영화의 혼란은 인간 존재의 근원이나 청춘의 고통과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가 않습니다. 그냥 서사의 설명되지 않은 부분 때문에 생기는 궁금증이라고 생각합니다.(제가 곡성을 좋아했다가 나중에 애정이 식은 이유기도 하죠)

다른 예로 복수는 나의 것과 기생충을 이야기해보면 명확합니다. 복수는 나의 것은 아이러니를 정확하게 표현합니다. 연출부터 인물설계까지 영화는 서늘하고 정확하게 아이러니를, 평범한 윤리적 정체성으로 포획될 수 없는 지점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착한 사람이니까 이해하는 악행. 각자는 이해가는데 전체그림은 불가해한 부조리. 그것이 복수는 나의 것에 있습니다.

 기생충은 어떤가요?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인물들이 아니라 '복수'와 '아이러니' 그 자체를 주인공삼은 복수는 나의 것처럼)인물이 아닙니다. 정확히 표현하고자하는 것은 계급구도와 의식이죠. 마지막의 계급살인이 우리 모두를 혼란에 빠트리는 이유는 이 비극의 원인이 무엇에게 있나를 모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 수가 없는 현대 자본주의의 계급사회의 부조리를 정확하게 표현했죠.

 문제는(이창동 감독님은 앞의 두 감독님 못지않게 훌륭한 예술가이시지만) 저한테는 버닝이 하고자하는 것을 제대로 했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정말 이 영화가 청춘의 상태를 정확히 담았을까요? 예컨데 저는 이 영화를 보았을 때 얻은 혼란과 범인을 밝히지않고 끝난 추리소설에서의 혼란이 구별되지가 않습니다. 인간,청춘으로서 느끼는 실존적인 모호함이 아니라 그저 서사의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주는 궁금증에 그치는 것 같습니다. 약간 퍼즐을 맞추지 못할 때와 유사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로서는 (아직 영화에 대한 지식이 미천해서겠지만)이 작품이 걸작이라는 의견에 잘 설득되지 않습니다.

다 떠나서 과연 인간의 부조리에 대한 모호한 불안과 좌절이 과연 이렇게 우물이 있거나, 없거나 고양이가 있거나, 없거나 라는 분명한 질문인지가 의문입니다. 인생의 불가해한 지점은 질문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것에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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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그러셨군요 저는 이 영화가 난해하다고 느껴지지 않았고
주제가 분명해서 이해하기 쉽다고 느꼈습니다.
그나마 모호하게 확실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고 살짝 열어둔 부분은
너무 뻔해지지 않기 위해서 그랬다고 느꼈네요.

일단 다 떠나서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21:49
21.05.11.
profile image 2등
저는 걸작같아요.ㅎㅎ

일단 명확할 필욘 없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서요. 잡힐 듯 잡히지 않고 결코 풀릴 것 같지 않은 궁금한 상태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구요. 중요하지 않지만 결국은 표면자체가 중요해져 버린 모순을 표현한 걸로 봤습니다.

인생의 불가해한 지점을 질문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갠적으로 질문은 명확해도 과정과 대답이 결코 명확하지 못 한게 현재의 한국이란 곳에서는 더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암튼 차기작이 나오면 좀 더 명확해지거나 더 진창에 빠지거나 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차기작이 언제나 나오려는지 모르겠지만서도....ㅠㅠ

고백하자면 정성일 평론가도 유보했다는 걸 알게 된 이후엔 나만 그런게 아니였다며...정성일조차도 저러는데 내가 혼란스러운 건 당연한 거라고 솔직히 자위하고 있는 중이네요.ㅎㅎ
00:16
21.05.12.
3등
메타포와 의미에 집중하지 않고, 한발자국 물러서서 보면 좋았던 영화였어요
00:38
21.05.12.
profile image
감독님은 영화 속에 혼란한 젊은이들을 담고 싶었다고 하셨어요.(청춘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꺼리셨다고.. 지금의 청춘들은 청춘일 수가 없는 현실이라고 말씀하셨죠) 버닝은 여러모로 여백이 많은 영화입니다. 말씀대로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메타포를 담고 있기도 하고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는 상당히 어려웠고 혼란스러웠으나 당시에 감독님, 유아인 배우 참여한 gv를 들으면서 의문이 어느 정도 풀렸고 곱씹을 수록 좋은 영화더라고요. 명확해야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글쓴 분께서 명확하길 원하시면 감독님 인터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11:25
21.05.12.

저는 버닝에 대해 숨은 풍자나 은유를 파헤치는 건 별 의미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버닝을 정통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로만 놓고 보아도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정통적이고 묵직하고 직선적인 걸작도 없지 않나 싶은데 말이죠.

떠도는 많은 의견들은 대부분 영화 해석을 명확히 내리지 않고 그 해석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며 발생한 억측들이라 생각되구요.

저는 이 영화의 결론을 내려면 시점의 해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구요.
그리고 다소 난해 해 보이지만 감독이 이 힌트를 영화속에 심어두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종수를 관찰한 이야기냐, 종수가 관찰한 이야기냐가 영화의 핵심이고, 이걸 관객이 결론 내리면 이 몽환적이고 안개 같은 이야기가 실은 아주 심플하고 직선적인 이야기였던 걸로 결론 내려 지지 않을까 합니다.

19:56
21.05.12.
profile image
그 앞이 캄캄하고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그 시절을 누구나 겪지만 지나고 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잖아요. 저희가 유아기를 겪었음에도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기 힘든 것처럼.
저는 오히려 아이러니하게도 그 영화의 비정확함이 본래 표현하고자 한 의도라 생각해
말장난이지만 되게 정확한 영화라고 생각됐어요.
그것도 청춘이 지날대로 지난 노거장이 만들었다는 점이 대단하더라구요
23:21
21.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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