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아늑해서 꿈나라로 갔다 왔습니다
오늘 설레는 극장전 프로그램의 대미를 장식하는 날이라 갈까 말까 하던 차에 마지막 작품인 《지구 최후의 밤》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이미 한 번 봤는데, 그냥 제대로 또 보고 싶었습니다. 몽환적인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서 좋아했거든요.
영화도 꿈과 현실을 오가는 이야기이다보니 영화 자체가 꿈결같아요. 분위기를 핑계삼을 수 있지만 스르륵 잠이 오는데 돈 아깝다 이런 느낌보단 나도 꿈 속에서 내 이야기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더구나 심하게 잔 건 아니라서 나름 영화적인 단서(!)들은 어느정도 챙긴 터라...
특히 비간 감독은 자신의 고향 카이리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되게 신기하게 그려놓아서 궁금해서 한 번 가보고 싶게 만들더라고요. 이것도 연출자로서의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요.
그런데 본토인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탕웨이 나온대서 봤더니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이 영화의 평점이 다소 안 좋았습니다. 중국 douban 평점이 2점대까지 내려갔다가 현재는 6점대로 오르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영화를 속아서 보고 욕하고 나온 사람중에라도 언젠가 다시 이영화를 떠올리게 될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이해를 못했다고 그 영화가 나쁜 건 아니잖아요.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원래 영화는 타이틀이 나온 시점부터 3D가 펼쳐지는데 감독이 3D를 위해 연출한 부분들이 국내 수입판은 2D로만 보이니 다소 힘을 잃는 느낌도 들더라고요. (그래도 난 3D로 봤으니까. 파이팅!)
왕가위와 데이비드 린치를 좋은 쪽으로 섞으면 이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저만 생각해 봐~요.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감독입니다. 데뷔작인 《카일리 블루스》도 어딘가에서 좀 소개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raSpb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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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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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슨꿈꾸는 느낌드는 영화였어요
예전에 한번 졸았던 1人😂
중국에서는 데이트용 멜로로 홍보하는 바람에 수많은 관객들이 보고 꿈나라로 가거나 욕을 했다는 후문이 있네요.
덕분에 개봉일에 관객이 많이 들어서 어느정도 수익을 거뒀다고 하네요.
다만 다음날부터 관객수가 곤두박칠쳤다는 얘기가....😭
제가 이 영화를 본다면 탕웨이 나오는 장면에서만 깨어있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