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어느 영화관 직원입니다.
퇴근길에 무겁고 답답한 마음에 어디 속시원히 말할 곳도 없고
그래도 이 곳은 영화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아 여기다 적어봅니다.
그냥 한 개인의 입장으로 적는 것이니 글의 내용이 옳다 그르다로 싸움은 없었으면 합니다
코로나로 다들 너무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거 압니다.
저도 그렇고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그렇구요.
다들 아시겠지만 영화관도 작년과 대비되게 올해는 처참한 상황입니다.
반토막났다라고 표현할 수도 없어요... 반토막에도 한참 못 미치니까요.
살아있다부터 조금씩 조금씩 회복되면서
반도,강철비2 개봉하고 마지막 다만악 개봉하면서 '와 그래도 우리 이만큼까지 올라왔구나...!'했습니다.
그런데 그만큼의 고객이 와도 저희는 인력이 없어요.
앞에서 이마~~안큼 마이너스 난거 채우려면 인력을 쓸 수가 없어요.
쓰더라도 최소로 써야합니다.
그래서 저는 다만악때가 어벤져스엔겜/겨울왕국2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힘들었습니다.
고객이 띄어앉기석에 앉아있다, 마스크 안 하고 있다,
상영관에서 뭘 먹는다... 등등 많고 예상치도 못 했던 클레임이
하루에 몇 건씩 들어옵니다.
고객님들의 화나신 마음 백 번이고 이해합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가서 자리 옮겨달라, 마스크 써달라 말씀드리고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라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저희 앞에서만 옮기고, 쓰시고 하시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아시겠지만 저희가 상영내내 상영관 안에 서서 벗을때마다 옮길때마다 하지 말아주세요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간혹 중간중간 들어와서 확인해달라고 하시는 분들 계신데
영화관 내부는 어두워서 육안으로 정확한 확인도 힘들며, 상영 도중에 들어와서 관람에 방해된다고 다른 클레임이 제기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리고 가장 요즘 화두인 매점....
영화관에서 많은 수익을 창출되는 곳이겠죠.
저희가 강제적으로 상영관 내 취식을 막을 수 없습니다.
아직 그렇게 고객님들께 말씀드릴 근기가 없습니다.
지금은 이러이러한 상황이니 대기공간에서 드시고 입장 부탁드립니다 까지가 저희가 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냥 영화관에서 매점 운영 안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일단 그건 제 권한 밖의 일이긴 하나 강제성을 띄지 않는 한 생각보다 단순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코로나 이전에 뿌려진 매점 쿠폰들, 관람권에 묶여있는 매점 쿠폰들 등등 한 둘이 아닙니다. 고객님들이 유효기간 끝나가는데 그냥 버리기 아깝다고 팝콘이랑 음료라도 받아가겠다고 오십니다. 매점을 막아버리면 앞서 말한 고객들은 또 클레임을 제기할테고... 유효기간도 제휴된 곳과의 문제고 계약이며 시스템적인 부분도 있다보니 연장 또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우리 애가 팝콘이 먹고 싶대서 팝콘만 사러 왔잖아요~ 등등 생각하시는 것 이상으로 매점만! 이용하고자 영화관을 방문하시는 고객님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래서 쉽지 않은 부분인 것 같고 요즘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직원으로 이쪽의 의견도 저쪽의 의견도 모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마다 본인이 생각하는 기준이 충분히 다를 수 있으니까요.
저는 영화를 엄청 사랑해서 영화관에서 일을 하는 직업을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는 영화관이라는 곳이 점점 보기 싫고 가기 싫어집니다.
머지않아 내가 사랑하는 영화를 싫어하게 될까봐 퇴사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냥 영화관에서 일하는 저란 사람은 요즘 이런 상황이다 하고 적는 글이었습니다.
코로나19가 얼른 종식되어 안전한 관람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그 날을 고대합니다. 다들 화이팅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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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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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세요 말씀드리기도 조심스럽지만... 응원 말고는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어서 죄송하네요...
이 글을 읽으니 저도 직원분들께 더 친절해야겠다고 생각이듭니다. 직원분들이 계셔서 그나마 이런 상황에서도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큰일이네요.. 빨리 끝났으면 좋겠네요..
이중고 삼중고 그 이상이겠네요...
굳이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클레임 걸 적에 그것을 수용하는 서비스 노동자의 입장에서 한 번만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저 역시나 서비스 노동 경험이 있고 본래 천성이 그런 면도 있어서 어지간 해선 클레임을 제기하지 못하거든요.
차라리 불합리한 행동을 하는 다른 소비자를 상대로 지적하거나 화를 낸 적은 있어도.
저도 매점운영에 대해 불만의 댓글을 달곤 했었는데..최근 올라오는 익무내 글들과 또 작성자분 글 읽으며 제가 미쳐 생각 못한 부분이 있었고 단순한 문제가 아님을 깨닫고 있습니다. 관련 종사자 분들이나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들이나 참 힘든시기가 아닐 수 없네요ㅠ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고 힘내시길 바랍니다. 모두에게 좋은 날이 오겠죠!! 화이팅!!
저희 모두 건강 잘 챙기고! 얼른 상황이 좋아지길 바래봐요! 감사합니다!!!
고객은 고객의 입장과 애로사항이 있는거고 직원은 직원의 입장의 애로사항이 있죠.
직원 여러분들이 고생해주시는 덕분에 관객들이 관람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자체도 끝이 보이지 않지만 문제는 앞으로도 국가급 혹은 세계급 재난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에요.
이번에 동북아시아 전체를 휩쓸고간 장마 폭우 피해도 그렇고
코로나가 치료제나 백신이 나온 이후에도 다른 매카니즘의 바이러스가 판데믹으로 발전 될지도 모르고요.
정말 비대면이 평범해지는 시대가 올지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현재 하시는 일이 힘든 것도 있겠지만 변화되어가는 시대에 우리가 휩쓸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크네요.
다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운영해주시는 직원분들이 안계시면 이렇게라도 영화관에 가서 볼수 없죠 ㅜㅜ 제일 좋아하는 공간인 영화관들 지켜주시는 많은 직원분들께 요즘 특히 매일 고맙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이겨내길 바랄뿐입니다
주로 사무실 업무 할 직원분들이 코로나 때문에 데스크에 나와서 까칠한 고객들을 상대하는 모습 보면 안쓰럽더라구요.
(올해는 고객센터도 대행없이 바로 직원분이 받는 경우도 많았어요)
게다가 친절한 직원분이 갑자기
안보이면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사람 상대하는 일을 해서
심정 충분히 이해합니다.ㅠㅠ
힘드시더라도 홧팅입니다!!!
제가 직접 그 일을 하진않았지만 그 고충이 글에서 잘 나타나내요
익무분들도 다 응원하는 마음이고 저또한 마찬가지이니 힘든마음 익무에서 힐링받으셨음 좋겠습니다
화이팅!!!
기운내세요~!!
집밖 공공장소에선 입이랑 코에 손 닿는게 극도로 꺼려지네요..
특히나 손으로 뭐 집어서 먹는건 더더욱이 그렇구요..
최근에 저희 동네 메박에서 오티받거나 매점 주문할때 보면
나이 지긋한 50중후반 부장급으로 보이는 분이 팝콘이랑 콜라 담아주더라구요
사람 없을땐 혼자서, 사람 좀 많을때는 어린 알바생이랑 둘이 일하구요
요즘 다들 힘든때라 불가피하게 인력감축을 하다보니 벌어진 일이죠
아무쪼록 기운내시구요 잘 버티십시오
건강 잘 챙기시구요
마음만으로라도 응원합니다!!
참.. 힘드시겠어요.. 고생많으십니다! 힘내세요!
토닥토닥 어서 지나가길 화이팅이요!!
저도 팔이 안으로 굽는 소비자 입장에서 비합리적이다 싶은 일들에 욱 할때도 많지만
그래도 직딩 생활 10여년 이상 하고 지금도 작은 가게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상하게 극장들 편을 들때가 많아지더군요.
모두가 너무나 힘든 시간들을 지내고 있기에 너무 쉽게 날 선 말들을 토해내지만
그러인해 상처 받지는 마시고 꼭 이 힘든 시간 버텨내시라고 별 도움 안되는 위로 아닌 위로만 건내봅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