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킹덤' 일본 칼럼 "경이적인 퀄리티"
일본의 Banger라는 사이트에 올라온 <킹덤> 관련 칼럼 기사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시즌 2 나오기 직전에 <킹덤> 시즌 1에 대해 다룬 칼럼입니다.
시즌 2의 자세한 내용 언급은 없지만 시즌 1에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기 때문에 그 점은 주의하세요.
https://www.banger.jp/drama/29723/
넷플릭스의 한국산 좀비 시대극 <킹덤> 시즌 2 스트리밍 개시!
그 선진성을 새삼 되돌아본다.
한국발 넷플릭스 좀비 시대극의 새 시즌이 마침내 스타트!
2020년 3월13일 금요일. 불길한 날에 불길한 이야기가 다시 시작된다. 그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시즌 2. 한국산 좀비 시대극(!)이 약 1년 2개월 만에 돌아왔다.
좀비물 연속 드라마라고 한다면 <워킹 데드>(2010~ )가 부동의 지위를 확립하고 있다. 새롭게 좀비물을 만들려 한다면 차별화가 필요하다. <킹덤>의 무대는 16세기말 한국, 멋지게 동양적인 분위기로 가득한 좀비 시대극이 만들어졌다.
좀비물 클리셰에 동양적인 독자 설정을 가미
좀비 작품은 여럿 있는데, 작품마다 좀비 설정이 미묘하게 다르다. 하지만 공통되는 ‘좀비룰’은, 좀비를 해치우려면 머리를 파괴하거나 목을 자르는 것, 물리면 감염된다는 것 2가지다. <킹덤>의 좀비는 같은 한국산 좀비 작품 <부산행>(2016)과 마찬가지로 빠른 스피드로 달린다. 특징적인 것은 낮에는 잠들고 밤에 활동하는 ‘드라큘라룰’이 가미되었다는 것과 불과 물을 두려워하는 것, 좀비의 사체를 먹으면 감염된다는 등, 제법 많다.
그러한 섭식 감염이 있기 때문에 <킹덤>에는 식인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인육이라는 것을 모른 채 굶주린 빈민이 그것을 먹고 마는데, 시대극이기 때문에 역겨운 느낌이 완화되어 시청하는 데 큰 지장은 없다. 현대극이었다면 견디기 어려웠을 설정도 시대극이라고 하는, 이른바 판타지의 세계라는 점을 이용하여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가난한 서민이 뼈다귀에 붙은 살을 허겁지겁 뜯어먹는 장면은 쿵푸 영화 같은 데서 자주 나오는 것인데, 의식적으로 그런 장면을 넣은 것에서 동양적인 개성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가 느껴진다.
한국영화계의 번영을 상징하는 의상과 세트의 경이적인 퀄리티
시대극이라는 점에다가, 권력 투쟁의 정치적 음모가 메인 스토리가 된 것도 <킹덤>의 특징이다. 조선왕조의 임금이 붕어하지만, 권력의 자리를 노리는 조씨 일가는 비술을 통해 임금을 되살린다. 왕비인 조씨의 딸이 왕자를 임신한 상태다. 하지만 왕위를 이을 후보가 달리 존재한다. 이미 성인이 된, 후궁 태생의 세자다. 그에게 왕위가 넘어가는 걸 막기 위해 딸이 출산할 때까지 임금이 살아있지 않으면 안 된다. 때문에 조씨는 임금을 되살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임금은 좀비로 되살아난다. 그 좀비를 만들어내는 방법도 동양적이다. <킹덤>의 좀비는 죽은 이를 되살리는 비약 ‘생사초’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른바 한약이다. 또한 침구 시술을 더해서 좀비가 탄생한다. 동양의술을 무척 좋아하는 나는 무수히 많은 침을 맞고, 뜸에서 나는 연기들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임금의 시신이 등장하는 오프닝 장면에 홀딱 반했다.
<킹덤>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반드시 거론해야 할 부분은 스케일이 굉장하다는 점일 것이다. 시대극이기 때문에 저잣거리와 궁궐, 디테일한 의상이 필수적인데, <킹덤>에 나오는 그러한 요소들은 놀라울 정도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전 세계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이 정도의 규모로 작품 제작을 진행한 것은, 아시아의 영상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선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좋은 시대에 번영을 구가하는 한국영화계의 행운이 부럽게 느껴진다.
특히 배우들은 세계적으로 활약할 기회를 누리고 있지 않나 싶다. 이미 세계적인 지위를 확립한 여배우 배두나(<괴물>(2006)가 출연했는데, 나이가 40이 넘었음에도 수줍은 소녀의 이미지는 여전해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각본을 맡은 김은희도 여성이어서 한국 창작 현장의 선진성을 상징하고 있다.
좀비는 문명사회가 보고도 못 본 척 해온 “죄책감의 화신”
이 무슨 운명인지, 신종 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이 타이밍에, 좀비 작품의 새 시즌이 시작되었다. 인류가 가진 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할 정도의 공포는, 문명의 모순에 대한 공포와 다를 바가 없다. 문명과 오염은 동의어다. 보고도 못 본 척해온 죄책감의 화신이 좀비인 것이다. 그것은 또한 거꾸로 좀비 작품이 지지를 얻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킹덤> 시즌 1의 마지막 편에서 좀비가 밤에만 활동하고 낮에는 잠드는 것은 햇빛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온도 때문인 것으로 판명된다. 시즌 2에선 추운 계절로 인해 낮에도 좀비가 날뛰면서 피해는 더욱 확산될 것이다. ....아니, 잠깐. 그건 완전히 바이러스인 거잖아!?
글: 방송작가 시이나 모토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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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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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일본 연간 탑 10에는 못들었더군요.(영화+TV시리즈 종합) 제가 확인한건 싱가포르,태국,필리핀,대만에서는 작년 연간 탑 10에 들었었죠. 근데 사실 일본에 넷플릭스 회원 가입자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네요. 워낙 그런걸 늦게 받아들이는 나라라..
< 좋은 시대에 번영을 구가하는 한국영화계의 행운이 부럽게 느껴진다. >
와닿는 이야기 입니다
번역 너무 감사드려요! 잘 봤습니다
보기엔 화려한데 주인공이 열혈근성 저돌적인 전형적인 일본소년만화 주인공이라 조금 보다가 심들고 식상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