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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4 : 낯선 조류 - 조니 뎁만 고군분투한다. 산으로 가버린 배.

사르트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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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1.jpg 

 

 

story(네이버에서 펌) :

 영원한 젊음을 선사한다는 샘을 찾아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 캡틴 잭 스패로우… 사랑인지 사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안젤리카.. 바다를 공포의 대상으로 만든 냉혹한 해적 검은 수염과 아름답지만 잔인한 바다의 괴수 같은 배 ‘앤 여왕의 복수’ 호… 다시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와 초자연적인 대혼란의 거대한 막이 오른다!

 

 

review :

 돌아온 잭 스패로우, <캐리비안의 해적 4 : 낯선 조류>(이하 <낯선 조류>)를 관람하고 왔다. 처음엔 IMAX 3D로 보려고 했으나 평단과 네티즌들 모두 열에 아홉 정도는 3D 효과를 별로 느낄 수 없다는 평가를 하고 있어서 2D로 보았다.

 

 월트 디즈니 최고의 블록버스터 프랜차이즈인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단언컨대, 조니 뎁의 영화다. 조니 뎁 아닌 누군가가 잭 스패로우를 연기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까. 오래전 그는 “I'm not Blockbuster Boy. I never wanted to be.”라면서 블록버스터 출연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지만, <캐리비안의 해적 1 : 블랙펄의 저주>에서의 연기로 2003년 오스카상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를 정도로 독특한 캐릭터를 구축한 그는 어느새 이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조니 뎁 없이 이 시리즈는 만들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조니 뎁을 제외한 모두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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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편에서는, 1편부터 3편까지를 연출한 고어 버빈스키가 제작비 문제로 스튜디오와 마찰을 빚은 끝에, 뮤지컬 영화 <시카고>와 <나인>을 연출한 롭 마샬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니 뎁과 쓰리 톱이었던 올랜도 블룸과 키이라 나이틀리도 하차했다. 대신 새로운 인물 안젤리카 역으로 페넬로페 크루즈가, 검은 수염 역에 이안 맥쉐인이 합류했다. 그나마 잭 선장과 함께 끝까지 남은 인물들은 바로보사 역의 제프리 러쉬와 깁스 역의 케빈 맥널리 정도. 각본 역시 이전의 작품들과는 다르게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결과가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 여기부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 영화보실 분들은 관람 후 읽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기대를 많이 내려놓고 보면 <낯선 조류>는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잭 스패로우가 4년 만에 돌아왔다는 것 자체만으로 어떤 관객은 흡족해 할 것이다. <낯선 조류>는 관객이 블록버스터에 기대하는 액션과 스케일에서 기본적 수준은 달성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인어들의 습격 장면의 스펙터클은 3D로 보았을 경우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이 아닐까 한다. 후반부 ‘젊음의 샘’ 파괴 시퀀스에서는 종교를 내세운 18세기의 서구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는데, <캐리비안의 해적 2 : 망자의 함>에서의 동인도 회사 비판보다 더 직설적이었다. 급소를 찌르는 칼날이 좀 더 날카로워졌다고 할까. 이 해적들에게 ‘썩어도 준치’라는 말은 아깝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모를까, 나는 전작들을 관람하고 기대가 한껏 높아있는 누군가에게 이 작품을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

 

 나는 <낯선 조류>의 창의적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이 해적 영화의 정체성이 어디에 가있는지 잘 모르겠다. 변장하고 나타나는 잭 선장의 첫 등장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 1>의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를 닮았다. 인어들과의 혈투 도중 잭 선장이 등대를 폭파하는 슬로우 모션 시퀀스는 <다이 하드 1>에서 존 맥클레인(브루스 윌리스 분)의 빌딩 상부 폭발 장면과 유사하다. 젊음을 얻기 위해 필요하다는 은잔 두 개는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과 오버랩된다. 그 결과를 마주한 느낌은, 잠시 비유하자면, 21세기의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배스킨라빈스에서 누가바, 바밤바, 아맛나, 비비빅 등의 8, 90년대 고전 하드바를 맛본 것만 같다. 어쨌든 시원하긴 하다. 그런데 밖에서 간판을 보고 기대했던 그 시원함은 아닌 것. (차라리 타란티노처럼 아예 대놓고 따라하기를 한 것도 아니면서) 4년 만에 돌아온 2011년의 새로운 블록버스터 시리즈 작품이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영화들의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면, 그것을 창의력의 고갈로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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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많은 관객들이 지적하듯, 해적 영화에 해상 전투 씬이 거의 없다는 것도 불만스럽다. 그나마 한번 정도 있는 그 시퀀스도 배 안에서의 내부 싸움이라 박진감이 전작만 못하다. 결과적으로 전투씬 대부분이 육지에서 이루어지는데, 내부 세트장에서 촬영했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어 고어 버빈스키가 왜 제작비 때문에 디즈니와 싸웠는지 잠시 이해가 되기도 했다.

 

 페넬로페 크루즈(안젤리카 역)와 이안 맥쉐인(검은 수염 역)은 연기가 별로라기보다, 캐릭터의 힘이 약하다고 느껴졌다. 전작에서 엘리자베스(키이라 나이틀리 분)와 윌(올랜도 블룸 분), 잭 선장 사이에서 유지되던 긴장감을 <낯선 조류>에서는 발견할 수 없다. 안젤리카와 잭 선장 사이에 (그게 과거였든 현재든) 뭔가 뚜렷한 러브 라인이 보이지 않는 것은 물론, 안젤리카와 검은 수염의 부녀간 애착관계도 모호하기만 하다. 첫 등장 장면에서 상당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악당 검은 수염은, 후반까지 평면성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그저 처단되어야 할 악역으로 남고 말았다. 시리즈 2, 3편의 데비 존스가 악당 캐릭터임에도 입체성이 부여되어 매력적이었던 것과는 대비된다.

 

 인어 등장 씬부터 서브 플롯처럼 기능하는 인어와 선교사 사이의 러브 스토리는 종교와 실리를 명분으로 한 제국주의 비판과 관련해서 삽입될 필요성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낯선 조류>가 옴니버스 영화가 아닌 이상, 줄기가 뻗어나가야 할 길을 곁가지가 막고 있다고 느낄 만큼 몰입에 방해가 되기도 했다. 원래 산만함이 이 시리즈 고유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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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전의 시리즈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를 빼고, 새로 여러 가지를 더해서, 남는 것은 여전히 잭 스패로우다. 옛 친구들을 잃은 채, 시리즈의 구원자로서 조니 뎁은 혼자서 고군분투한다. 그래서 등대를 폭파하러 가는 장면에서 조니 뎁이 잠시 잭 선장 특유의 걸음걸이를 놓칠 때 나는 불만스럽기보다는 안타까웠다.

 

 전작들에서 잭 선장은 가장 재미있는 조연 캐릭터였다. <낯선 조류>에서 잭 선장은 드디어 주연의 위치로 올라갔지만, 여전히 이야기의 주축이 되는 캐릭터는 - 전작의 엘리자베스와 윌처럼 - 안젤리카와 검은 수염이다. 잭 선장의 ‘젊음의 샘’에 대한 열망은 내내 오락가락한다. 이야기가 방황하게 된 시초는 어쩌면 여기서 부터인지 모른다. 스토리의 동력을 손에 넣지 못한, 양념 같은 주연.

 

 잭 선장에겐 미안하지만, 그가 찾던,

 그 ‘은잔’이 있다는 폰세 데 레온의 배가 산으로 가 있는 것이

 내겐 이 작품에 대한 은유 같다.

 

 

 

* Bonus

1. 중간에 깜짝 등장한 주디 덴치 카메오는 인상적이지 못했다.

2. 잭 선장의 아버지로 나오는 인물은 잭 선장 캐릭터의 실제 모델인 ‘롤링 스톤즈’의 키스 리차드다. 그도 3편에 등장했을 때만큼 임팩트가 강하지는 않았다.

3. 엔딩 크레디트가 모두 올라가고 난 후 5편을 암시하는 짧은 쿠키가 등장한다. 어떤 관객은 이 10초 정도의 쿠키를 놓쳤다고 <낯선 조류>를 재관람하기도 했다.

사르트르
3 Lv. 1330/17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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