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 라이프를 보고 왔습니다~
어제는 익무 시사로 영화를 두 편이나 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대한 기대가 컸었고
스틸 라이프는 별 기대 없이 같은 날 이어진 시사라 가벼운 맘으로 부담 없이 신청했던 것이었는데
예상치 못하게 정말 큰 울림을 받고 온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살았기 때문에
아, 물론 중간중간 룸메이트도 몇 있었지만 모두 단기간이라...
어쨌든 혼자 지낸지도 벌써 십 년이 다 되어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혼자 지내는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입이 훨씬 쉬웠던 것 같아요
뭐 그리 슬픈 장면도 아닌데 처음부터 눈물이 왈칵 쏟아지더라고요
고양이를 딸 처럼 대하고 편지를 주고 받는 부분에서 다른 관객분들은 웃으시더라고요
저는 눈물이 났습니다 그 마음이 뭔지 잘 알 것 같았거든요 ㅜㅜ
여튼 그렇게 고독하게 홀로 지내다 떠난 사람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덜 외롭게 갈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 사이사이로 가끔씩
풍경 속에서 주인공이 혼자 덩그러니 서있는 장면이 나올 때가 있었는데 또 그게 왜 그리 찡했는지 몰라요
어쩌면 주인공 자신도 외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노력하는 것일까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렇게 마지막으로 떠난 이를 위해 애쓰다가 새롭게 자기와 비슷한 외로운 사람도 만나서
이젠 두 사람 모두 조금은 덜 외로워지겠구나 속으로 좋아했습니다
어찌보면 뻔한 결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 되는구나 좋아했는데...
한쪽에서 누군가를 기억하는 한 무리가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해줄 때
쓸쓸히 지나가는 운구차와 또 그를 기다리는 듯한 아무 것도 모르는 여자의 모습에 이렇게 또 고독하게 가는 사람이 생기는구나
많이 씁쓸했습니다 어쩌면 내 모습도 저렇게 될 지도 모른다는 기분까지 들더라고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누군가에게 가슴을 세게 얻어맞은 듯한 묵직한 기분이 들면서 진짜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의 감정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엔딩이 모두 올라갈때까지도 감정을 추스리기 어려웠습니다
집에 오는 길도 중간중간 불쑥불쑥 슬퍼지더라고요 뭐가 그리 슬펐던 건지 막상 쓰려고 하면 잘 모르겠지만...
여튼 익무 덕분에 정말 예상치 못하게 제 마음에 깊이 남는 영화를 보게 된 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
댓글 3
댓글 쓰기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