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투어 후기 (4) -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투어 Part 2
지난 글에 이어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투어를 이어갑니다.
시간도 넉넉하고 귀한 방문인 만큼 웬만한 어트랙션과 쇼를 모두 경험하기로 했습니다.
스튜디오 투어에 이어 찾은 또 다른 쇼는 '스페셜 이펙트 쇼', 이름 그대로 특수효과 쇼입니다.
영화 속에서 구현되는 다양한 아날로그/디지털 특수효과가 어떻게 연출되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주는 쇼로,
영화 속 피 연출이나 음향 효과같은 아날로그 연출부터 모션 캡처 같은 디지털 연출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사전에 선발된 관객들이 영화 속 한 장면의 음향효과를 주어진 도구들로 연출하는 순서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호스트 중 한 명이 모션 캡처 수트를 입고 자신의 움직임으로 '테드'를 만들어 보는 모습입니다.
호스트가 입은 수트는 사뭇 민망하지만 화면 속의 테드는 무척 귀엽습니다.
와이어 줄에 매달려 우주 비행 장면을 연출해 보는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일반 관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몰래카메라 같은 연출이 있어 특히 재미있었습니다.
커플로 등장한 관객 중 남성분이 우주비행사 복장으로 나와 와이어 비행 시범을 펼치지만
계속 실수를 연발해 웃음을 주는데, 알고보니 실수하던 사람은 호스트였고
실제 남성분은 다른 곳에서 깜짝 등장한다는 식의 전개입니다.
인기 미드 <워킹 데드> 어트랙션도 있어 대번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메인 이벤트로 들어서기 전 곳곳에 을씨년스러운 디자인들이 눈길을 끕니다.
<워킹 데드> 어트랙션은 '귀신의 집' 컨셉으로, 혼란과 어둠이 뒤섞인 공간을 누비면
불시에 좀비들이 나타나 방문객들을 놀라게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좀비들이 거의 영화에 나오는 수준의 사실적인 분장으로 나와서 정말 흠칫하게 하는데,
딱 방문객들을 터치하지 않는 수준까지만 다가왔다 사라지며 나름의 안전장치(?)를 구사했습니다.
유니버설의 효자인 미니언들을 만나러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디스피커블 미: 미니언 메이헴>이라는 제목의 어트랙션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루의 저택으로 들어온 듯 따뜻한 조명과 넓은 실내가 방문객들을 반깁니다.
다른 영화 기반 어트랙션들과 마찬가지로 <미니언 메이헴> 역시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루가 인간을 미니언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기계를 발명했다는 설정.
이를 실험코자 그루는 우리 인간들을 자신의 저택에 불러들였는데,
아빠가 자신들을 입양한 기념일도 잊은 채 일에 몰두해 있는 게 서운했던 세 자매가
용감하게도 이 임상 실험의 통제를 맡게 되고, 그 결과 미니언이 된(?) 우리 방문객들은
3D 라이드를 통해 기상천외한 모험을 겪고, 그 과정에서 그루는 위기에 빠진 세 자매들을 구출합니다.
그루는 사실 기념일을 잊은 척 한 것이었고 결국 서프라이즈로 세 자매에게 선물을 주며,
동시에 잠시 미니언으로 변신했던 우리 방문객들은 다시 인간으로 돌아오며 해피엔딩을 맞이한다는 내용입니다.
라이드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는 일이 어찌됐든 노상 기분 좋은 미니언들의 댄스가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오전에 잠시 들렀던 심슨 가족의 스프링필드 마을에 다시 왔습니다.
이곳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의 또 다른 인기 어트랙션인 '더 심슨즈 라이드'를 타기 위해서입니다.
대기열 곳곳에서 <심슨 가족> 주요 장면들이 모니터를 통해 상영되어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실내로 들어오니 놀이동산 같은 내부 디자인 안에서 어트랙션을 위해 만들어진,
스프링필드의 주요 주민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 영상들을 볼 수 있습니다.
라이드에 탑승하기에 앞서 역시나 배경 스토리에 대한 영상을 보여주는데,
영상 안에는 이후 펼쳐질 라이드 속 스토리에 대한 복선도 깔려 있습니다.
크러스티랜드의 놀이기구에 심슨 가족이 탑승하러 왔는데, 시리즈 안에서 가족을 괴롭히는
유명한 살인범 '사이드쇼 밥'이 또 다시 가족들 앞에 나타나 난동을 부리고 이에 놀이공원은
아수라장이 되며 가족들이 생사를 건 모험을 펼친다는 내용입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의 모습을 본딴 듯한 놀이공원 안에서 롤러코스터, 워터월드 등
다양한 스팟을 거치며 스릴 넘치는 모험이 전개되고 시리즈 속 주요 장면들의 패러디도 깨알같이 펼쳐집니다.
외양만 봐서는 어린이 타깃의 어트랙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심슨 가족>이 아동용이 아닌 만큼
이 어트랙션 역시 상당히 격렬한 전개로 기대 이상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어트랙션의 체감 강도는 해리포터 구역의 <포비든 저니>와 비견해도 좋을 수준입니다.
바쁘게 곳곳을 돌아다니던 차에 출출함을 느껴 간식을 먹기로 했습니다.
<심슨 가족> 속 스프링필드에 나오는 '라드 래드 도넛' 가게에서
<심슨 가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거대 핑크 도넛과 커피 한 잔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간식이라고 생각했던 도넛은 곧 식사가 되고야 말았네요.
저 도넛이 웬만한 부침개 하나 크기여서 그동안 부족했던 당을 채우고도 남았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는 지형 특성상 윗쪽에 있는 '어퍼 랏'과 아랫쪽에 있는 '로우어 랏'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둘러본 곳은 '어퍼 랏'이었고 이제 '로우어 랏'으로 내려갑니다.
전세계 어느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든 트레이드마크처럼 자리하고 있는 <쥬라기 공원> 어트랙션입니다.
그러나 제가 갔을 때는 리뉴얼 공사 중이라 아쉽게도 탈 수 없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미이라의 복수: 더 라이드> 어트랙션으로 향합니다.
(톰 크루즈 나온 버전 아닌) <미이라> 시리즈야 예전에 끝났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콘텐츠이죠.
이 어트랙션 역시 영화의 으스스한 어드벤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습니다.
다른 어트랙션에 비해 진행 시간은 짧지만, 롤러코스터 같은 빠르고 격한 라이드가
정주행, 역주행을 오가며 굵직한 스릴을 전합니다.
디즈니랜드처럼 유니버설 스튜디오 곳곳에도 영화 속 캐릭터들과 함께 하는 포토 스팟이 나왔습니다.
때마침 <트랜스포머: 더 라이드> 앞에 옵티머스 프라임이 나타났더군요.
옵티머스 프라임 목소리 톤으로 다가오는 손님들에게 다양한 리액션을 전해줍니다.
팬서비스 중인 옵티머스 프라임을 지나 <트랜스포머: 더 라이드>로 들어갑니다.
<트랜스포머: 더 라이드> 역시 영화 속 캐릭터와 스토리에 근거한 4D 라이드를 제공합니다.
도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오토봇과 메가트론 간의 싸움에 탑승객이 객원 대원으로서 참여하게 되고,
때론 거리 속 추격 장면에 참여하고 때로는 로봇 간의 육탄전에 휘말리다가
결국은 언제나처럼 임무를 완수하고 옵티머스 프라임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게 됩니다.
이제 어트랙션은 웬만한 거 다 탄 상황에서 남은 쇼들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두번째로 입장한 쇼는 <동물 배우들>쇼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영화 속에서 활약한 다양한 동물들의 묘기를 볼 수 있는 시간입니다.
견공은 물론 매, 부엉이 같은 조류, 쥐 같은 설치류까지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출연해
개성 있는 개인기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순히 조련사가 지시하면 동물이 보여주는 식이 아니라
나름의 상황 설정 속에서 짧은 꽁트를 전개하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동물들의 '연기'가 돋보였습니다.
이날 일정의 마지막으로 영화는 폭망했지만 어느덧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대표 콘텐츠가 된
<워터월드> 쇼를 보기로 했습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서도 보았던 쇼이지만 또 봐도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했습니다.
물로 가득찬 영화 속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악당들이 나타나 한바탕 행패(?)를 부린 뒤,
우리의 남녀 주인공들이 나타나 악당들을 소탕하는 내용이 전개됩니다.
자리를 잘 잡은 덕분에 남녀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이 눈앞에서
다이내믹한 액션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문 너머에서 날아와 착륙한 후 거대한 폭발이 펼쳐지는 장면은 이 쇼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이렇게 사정없이 터뜨리고 불 지르는 시퀀스를 어떻게 하루에 몇 번씩 연출할 수 있는지,
역시 '파괴와 재난도 연출할 수 있는' 할리우드의 위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의 모든 어트랙션과 쇼 체험을 마친 후 나오는 길, 스튜디오에 거주하시는지
건물 안에서 주민으로 추정되는 현지인들이 수다를 떨고 있었습니다.
폐장 시간인 오후 6시가 가까워져 오는 시점, 아쉬운 마음에
굿즈 스토어 앞에 전시된 <쥬라기 월드> 속 오래된 '쥬라기 공원' 차량도 담아 보았습니다.
스튜디오 방문객들이 폐장 시간에 맞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밖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할리우드가 만든 영화라는 꿈을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LA에 간 만큼 빼놓을 수 없었던 <라라랜드> 속 주요 스팟 투어와
<다크 나이트> 개봉 10주년 아이맥스 70mm 관람 후기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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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
영화와 관련된 셋트들이라서 더 재밌으셨을듯해요
실제 영화에 사용된 세트와 소품들이 곳곳에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알찬 여행기 잘 봤습니다.
할리우드 가서 한 거라곤 차이니즈 시어터 앞에서 연예인 핸드프린팅 손 대 본 게 전부였는데.
다시 가보고 싶네요... 크흡.. ㅠ.ㅜ
감사합니다. 그것도 너무나 귀한 경험이죠 ㅠㅠ 저도 금세 또 가고 싶다는...

싱가폴 가서 미이라 라이딩만 한 3번 탄고 같은데 미국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ㅎㅎ
싱가폴 간다면 그곳 유니버설도 또 가고 싶어질 듯 합니다 ㅎㅎ

으으음.. 도너츠....^^;
워터월드는 여전한가 보네요.
십수년 전에 일본에서 처음 봤었는데 변함 없이 인기더라구요 ㅎㅎ
정말 알찬 여행이 되셨을 것 같습니다 ㄷㄷ 유럽보다 더 재밌을 것 같아요 ㅠㅠ
너무나 보람찬 여행이었지만 유럽도 유럽만의 매력이 있겠지요 ㅎㅎ
하나하나 다 찍어서 꼼꼼하게 후기 올려주셔서 정말 제가 갔다 온 것 같네요ㅎㅎ
근데 어트랙션이라면 롤러코스터도 있고 4D라이드도 있구 그런가욥?? 제가 롤러코스터는 잘 못 타서 다 격렬한 롤러코스터로 되어있으면 나중에 가도 못 탈 것 같네요ㅠㅠ
롤러코스터만큼은 아니지만 4D 라이드도 기본적으로 격렬한 움직임을 동반하고 있으니 유념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멀미가 혹시나 생길수도 있습니다.
아 4D는 잘 타서 다행이네요! 다음에 갈 때 저도 다 타봐야겠어요ㅎㅎㅎ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상세한 후기,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왜이렇게 사람이 없죠? 눈치게임에서 성공하신건가요 ㅠㅠ!
제가 갔을땐... 모든 놀이기구가 200분이상..
비수기 평일 오전으로 일정을 잡았는데 다행히 계획대로 된 듯 합니다 ㅎㅎ
익스프레스 티켓을 몇번 안 쓸 정도였으니...

도넛 안물리셨는지..
입에서 단내 날 정도로 먹었죠 ㅎㅎ

넘 부럽네여.. 도넛은 진짜 크네요 저도 예전에 미국 갓을 때 맥도날드 스낵랩이 팔뚝만해서 좀 놀랐네요 ㅎㅎㅎ 스케일이 다르더라구요
미국 음식 사이즈가 남다른 건 곳곳에서 확인했지만 저 도넛은 몹시 인위적으로 큰 사이즈라 특히 놀랐죠 ㅎㅎ
이번 후기도 역시 재밌네요. 미니언즈나 옵티머스 프라임이 등장하는 것만으로 흥미진진 :)
재미있는 것들이 사방에 있어 그야말로 눈이 돌아가는 곳이죠.^^
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