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광이 삐에로] 삐에로! 아니 나는 페르디낭이야.(스포 있음)
제목부터 독특하여 스토리가 어떨지 무척 기대를 하고 감상한 장 뤽 고다르 감독님의 1965년작인 미치광이 삐에로 입니다.
A,B,C 알파벳의 나열로 영화의 제목과 감독, 출연진의 이름을 맞추어 나가며 오프닝을 장식하는 부분이 매우 인상깊게 다가왔습니다.
자신의 딸에게 벨라스케스의 회화에 관한 이야기를 읽어주는 페르디낭. 이탈리아 갑부의 딸과 결혼하여 권태로운 삶을 살아가던 전직 스페인어 교사 페르디낭. 얼마전에는 방송국 일을 하다가 쫓겨나게 되어 심기가 불편한 상황이였습니다.
처가쪽 파티에 초대되어 참석을 하는데 그곳에서 미국 영화감독인 사무엘 풀러를 만납니다.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던 페르디낭은 이런저런 대화를 많이 나누게 됩니다. 그러나 갑자기 현실에 갇혀있는 자신이 싫었는지 케잌을 사람들에게 던지고 그 자리를 빠져 나옵니다.
파티에서 만난 예전의 애인이었던 마리안의 집에 데려다 준 뒤 둘은 무언가에 홀린것마냥 짐을 챙겨서 여행을 떠납니다. 파리를 떠나 리비에라 해안을 가는 도중에 그들은 돈이 한푼도 없었습니다. 차량도 절도하고 살인도 저지르게 되고 온갖 악행을 일삼으며 자유와 일탈을 갈망하는 사람들처럼 그들에게는 거리낄것이 없었습니다.
앵무새와 사막여우를 키우며 해안가의 한 숙소에서 적응해가는듯 보였지만 둘은 애초에 맞지 않는 성격이었습니다. 평소에 책을 읽으며 글을 쓰는걸 좋아하는 페르디낭은 생각하는 걸 선호하는 반면 마리안은 지금 느끼는 감정을 더욱 중시했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로 자주 다투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리안은 다른 남자에게 마음이 이끌려 그 곳을 떠나게 되고 화가 난 페르디낭은 훔친 총을 가지고 그들을 뒤쫓아가 남자와 마리안을 살해합니다.
권태로운 현실을 벗어나고자 떠난 마리안과의 밀월여행에서도 페르디낭은 마음을 둘 곳을 잃어버린채 방황하게 되고 결국 형형색색의 다이너마이트를 머리에 칭칭 감은채 심지에 불을 붙이고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 '미치광이 삐에로'는 본명은 페르디낭이지만 무언가에 미친 상태이며 바보, 광대라는 의미로 불리우는 삐에로로써 불리우는 한 남자의 자유를 향한 갈망을 다룬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채 정처없이 떠도는 삐에로는 마리안과의 재회를 통해 사랑도 인생도 쟁취한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일탈을 하면서 그들이 저지른 방화, 살인, 절도, 강도 행각은 결코 가벼운 부분이 아니였습니다. 경찰에 쫓기는 신세였지만 그들은 굉장히 편안해 보였습니다. 마치 내일이 없이 오늘만 즐기면 된다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영화의 전반에 걸쳐 파란색과 빨간색의 대비를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부분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랑스 국기에 담긴 색깔을 상징하는것처럼 보였습니다.
마리안과 페르디낭이 끊임없이 주고받는 나레이션은 이야기가 매끄럽게 전개되지 않아서 단번에 이해하기에는 쉽지 않았습니다. 둘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마음의 거리를 그런식으로 표현했을것 같다는 생각도 얼핏 들었습니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지막 장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다이너마이트 꾸러미를 얼굴에 칭칭 감으며 세상과 작별하려는 페르디낭. 심지에 불을 붙였는데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불을 꺼 보려고 하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어서 "제기랄! 영광스러운 죽음!" 이라는 마지막 말을 끝으로 화염에 휩싸인 페르디낭의 모습은 가히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를 카메라가 비추면서 두 사람의 나레이션과 함께 영화가 끝나는 모습도 잊을수 없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추천인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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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첫 장면에서 알파벳으로 제목과 감독님, 출연진 이름을 조각조각 맞추어 나가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스토리와 서사구조도 독특하고 특히 마지막 장면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ㄷㄷ

앗! 맞습니다. 저도 시간이 안되서 기획전에서 못 본 작품들이 많아서 아쉬움이 남네요..ㅜㅜ 고다르 감독님 기획전이 있다면 꼭 보고 싶을 정도로 이 작품은 굉장히 인상깊게 봤습니다~후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앗 첫짤보고 왠지 장뤽고다르 감독이 연상되었는데 진짜네요!
저 고전적 화질을 보라...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