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쿠니무라 준 일본 매체 인터뷰 번역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 의 쿠니무라 준 인터뷰 기사 번역해봤습니다.
http://headlines.yahoo.co.jp/hl?a=20170115-00000099-spnannex-ent
<곡성>이 3월에 일본에 개봉하는데, 한국에서 청룡상 받기도 해서 쿠니무라 준이 새삼 그쪽에서도 화제의 인물이 된 모양입니다.
쿠니무라 준, 눈동자에 깃든 *유사쿠 씨의 가르침 <블랙 레인> 졸개 역으로 발탁된 것이 전기
(일본의 명배우 마츠다 유사쿠(1949~1989)
배우 쿠니무라 준(61세)이 지난 해, 영화계 데뷔 이래 35년 만에 처음으로 수상을 했다. 한국 영화에 첫 도전한 <곡성>(3월11일 일본 개봉)으로, 한국의 최대 규모의 영화상 ‘제37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등을 수상. 첫 외국인 수상이라는 쾌거도 이뤘다. 젊은 시절부터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활동해온 베테랑으로, 국내외 작품들에서 잘 나가는 그다. 클래식 카, 플라이 피싱 등 세련된 취미도 매력적이다.
각지고 커다란 얼굴이 얼핏 무섭게 보이기도 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눈빛은 맑고 반짝거린다. 얼굴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어디냐고 묻자 “글쎄요. 눈으로 해둘까요”라며 부드러운 간사이 사투리로 답변했다. “연기할 때 가장 중요하죠. 눈이 여러 가지를 표현하니까요. 눈에 힘이 들어갔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그의 따스한 인품이 느껴지는 목소리가 깊게 울려퍼진다.
<곡성>에서는 눈에 섬뜩함을 품은 수수께끼의 남자를 연기했다. <추격자> <황해>의 나홍진 감독의 신작으로, 조용한 마을에 기괴한 살인사건들이 발생하는 서스펜스 스릴러. 의혹의 중심이 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외지인 역할로, (쿠니무라 준으로서는) 100편이 훨씬 넘는 영화 출연 중에서도 처음으로 맡는 괴역(怪役)이다.
“대본을 읽고서 ‘뭐지, 이 세계관은?’이라고 생각했죠. 다만 ‘이 남자는 내가 아니면 안 된다. 다른 사람이 연기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라고 생각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기존의 장르 카테고리에 포함되지 않는 작품에 참여한다는 건 흥분되는 일이고, 남에게 빼앗긴다면 분할 테니까요.”
훈도시(일본 전통 속옷) 하나만 걸치고 산속을 뛰어다니고, 폭포수를 맞고, 생고기를 뜯어먹는 충격적인 장면들의 연속으로, 촬영은 가혹했다고. 산을 오르내리느라 고관절에 통증이 오고, 극한의 추위 속에서 차가운 물이 흐르는 차도에 몇 시간씩 누워야 했다. “나홍진 감독은 가차 없었습니다. 일본의 촬영 현장에선 들어본 적 없는 말을 하더군요. ‘부탁이니 한 테이크만 더 가자!’”라며 웃으며 밝혔다.
그의 존재감은 한국의 영화팬들도 매료시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과 인기 스타상을 동시에 수상. 흥행적으로도 대히트하여, 쿠니무라 준의 극중 대사가 유행했다. 예능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인기 스타가 됐다. “서울의 호텔에서 쇼핑몰로 가려고 하니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10미터도 갈 수가 없었죠. 일본에선 결코 없었던 일이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기세 등등한 한국 영화계에서 감독과 배우들로부터 지적을 받고서 할 말을 잃은 일도 있었다고. “‘우리는 일본 영화를 보고 배우면서 열심히 쫓아왔다. (그런데) 최근의 일본 영화는 왜 이렇게 됐나?’라는 얘길 듣고 귀가 따가웠죠. 일본 영화가 잘 되기 위해서 저는 뭐든 할 생각입니다. 다양한 곳에서 영화를 만들고, 그 차이와 좋은 점을 받아들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차가 좋아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공업고교에 진학했다가 중퇴. 친구에게 이끌려서 극단 연구소에 들어가 1981년 이즈츠 카즈유키 감독의 <가키 테이코쿠>를 통해 영화계 데뷔. 소고기 덥밥 체인점 ‘요시노야’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배우 생활을 했던 30대 초반 시절, 리들리 스콧 감독이 오사카에서 영화를 찍는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오디션에 응한 것이 그의 전기가 되었다.
“1989년 <블랙 레인>에서 故 마츠다 유사쿠 씨가 연기한 야쿠자의 졸개 역으로 뽑혔습니다. 배우 생활을 해도 될지 고민하던 때에 터닝포인트가 되었죠. 그 때 리들리 스콧이 저를 뽑지 않았다면 ‘이제 됐어’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유사쿠 씨로부터 받은 영향도 컸다고. 미국 LA에서 촬영하던 중 여러 차례 식사, 술자리에 초대되면서 “‘배우라는 존재는 남에게 늘 보여지는 존재라는 걸 의식해라’고 가르쳐줬습니다. 유사쿠 씨가 진정 목숨을 건 영화라는 것을, 저도 진심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당시 마츠다 유사쿠는 방광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에서 <블랙 레인>에 출연. 출연 직후 타계했습니다.)
<블랙 레인>(1989)의 쿠니무라 준
<블랙 레인>을 계기로 홍콩 영화계로부터 연락이 와서 오우삼 감독의 작품에도 출연. 일본에서도 지난해 개봉한 <신 고질라> 등의 화제작들의 출연 요청도 끊이질 않는다.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합니다. 사실은 차를 만들고 싶었지만, 영화나 드라마를 여러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것도 즐거운 작업이죠.”
그의 애차는 1969년 형 포르셰 911S. “터무니없이 트리키한 엔진이라서 구입한 지 5~6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제대로 몰지를 못합니다. 이 녀석을 제대로 몰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며 즐거운 속내를 드러냈다. 낚시는 약 30년 전 카이코 타케시의 에세이를 읽고서 루어 피싱을 시작, 플라이 피싱을 접하고서 “그 깊이와 재미에 빠졌다”고. “곤충을 모방한 미끼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고, 곤충의 생태를 아는 것도 필요하죠. 캐스팅 기술을 만끽할 수 있어요. 시냇물에서 물고기를 상대로 즐기는 겁니다. 재밋거리가 가득하죠.” 취미를 말하면서 한층 더 눈빛을 반짝였다.
술도 좋아해서 “주량은 많지 않지만 요즘 고구마 소주에 소다수를 섞은 걸 즐겨 마십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2007년부터 출연해온 위스키 ‘산토리 올드’ CF도 주목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그 CF의 곡이 귀에 익었는데 설마 제가 그 곡에 맞춰 광고를 찍을 줄은 생각도 못했죠.”
(아래가 그 CF입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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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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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읽고 고구마 소주가 궁금해졌습니다 ㅋㅋ
번역 감사합니다

오오 멋지네요 쿠니무라 준 ^^
앞으로 멋진 활동 기대합니다. 곡성 촬영할때 정말 고생많으셨군요 수상도 축하드립니다.

번역 감사합니다. 일본 촬영 현장은 한 번 더 찍고 이러는 게 드문가 보네요. 호오
일본에서도 나름 잘 되었으면 좋겠네요.



으익 블랙레인의 저게 쿠니무라 준이었다니 ㄷㄷ
젊었을 적의 쿠니무라 준을 보니 뭔가 신기하네요

쿠니무라 준 배우를 킬빌로 처음 기억했는데 한국 작품에서 만나니 뭔가 되게 신기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ㅎㅎ

번역 감사드려요!! 재미있게 잘읽었습니다!!! 쿠니무라 준님이 이번에 도리어 일본쪽에서 관심을 갖게 되다니 새삼 곡성의 힘을 느끼고 가네요~

번역 감사합니다~
선추천 후감상 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