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던트 - Accident 意外 (2009)
![류상욱](http://img.extmovie.com/files/member_extra_info/profile_image/303/004/4303.jpg?20130502000032)
홍콩 스릴러 영화의 기대주
홍콩영화들 중에는 ‘두기봉 제작’ 영화라는 타이틀이 붙은 작품들이 있다. 두기봉이 직접 연출을 한 작품들과 제작을 한 것들을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은데, 지금 싱가포르에서 <Accident 意外>라는 ‘두기봉 제작’ 영화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감독인 정보서(鄭保瑞)라는 감독은 그래도 비교적 두기봉의 스타일에 근접한 영화를 찍는 것 같다. 이 영화는 매우 미니멀하고, 느닷없이 끝나 버린다. 어찌되었든 아이디어는 신선하다.
고천락은 살인청부업자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킬러는 아니다. 살인 의뢰를 받으면 그는 자신의 팀원들과 함께 면밀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살인을 사고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영화의 첫 부분에서 그들이 실행에 옮기는 사고처럼 보이는 살인이 묘사된다. 길이 복잡한 홍콩의 도로에서 타겟이 탄 차 앞에서 벤츠의 타이어가 펑크가 난다. 가까스로 옆길로 비켜간 타겟이 탄 차는 건물 위에서 떨어진 광고 현수막 때문에 도로 가에 서게 된다. 차에서 내린 타겟은 기분 나빠하면서 현수막을 잡아당긴다. 그러자 건물에서 유리창이 깨지고 타겟은 유리 파편으로 죽는다. 그 타겟은 삼합회의 보스였다.
이런 식으로 고천락의 팀은 작업을 한다. 보안이 생명이고 한 치의 빈틈도 있어서는 안 된다. 네 명으로 이루어진 팀원들은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팀원들 중의 나이든 노인은 기억을 제대로 못하는 상태에 있다. 그런 상태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고 면밀한 준비를 해서 실행에 옮긴다. 그 범행의 시간은 밤이고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씨였다. 범행은 성공을 하지만 그 과정에서 팀원이 버스에 치여 죽는다. 이것은 과연 사고일까? 아니면 사고를 가장한 살인인가?
이 시점부터 고천락은 망상과 강박에 시달린다. 누군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결국 그는 의심이 가는 보험회사 직원을 감시한다. 과연 그가 그 사건의 배후일까? 또 고천락은 팀원인 여자를 의심하는 상태에 이른다. 그의 심리상태는 어떤 파국을 예고하는 듯하다. 이 모든 과정을 감독은 비교적 효과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전달한다. 할리우드식의 과장이 제거된 그것은 두기봉의 영향을 받은 새로운 홍콩 스릴러라고 말해도 무방하다고 생각된다. 이런 점이 이 영화가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들어갈 수 있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영화의 미학은 상황구속적일 수밖에 없다. 이 영화 역시 홍콩이라는 도시의 좁은 공간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고천락을 비롯한 배우들의 캐스팅도 적절했다고 여겨진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이 감독의 다음 영화가 어떨지 궁금해졌다. 이 미니멀한 스타일을 더 세련되게 다듬는다면, 또 다른 홍콩영화의 스타일리스트라고 평가할 수도 있으리라. 좀 더 지켜보기로 하자.
류상욱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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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요즘은 홍콩영화를 극장에서 보기가 힘들어서.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