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4
  • 쓰기
  • 검색

Sweet smell of success (1957) 가장 느와르적인 걸작. 스포일러 있음.

BillEvans
1392 4 4

sweet-smell-of-success-md-web.jpg

productimage-picture-sweet-smell-of-success-1957-1-2-3-3745.jpg

1600x900.jpg

 

느와르는 검다는 뜻이다. 2차세계대전 이후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사회의 모습을 지극히 차갑고 비정하게 그린 영화들이 필름 느와르다. 하지만 겉만 비정하고 속으로는 감상적이고 여린 영화들이 많다. 그들은 겉보기의 비정함을 "쿨해 보이는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이 영화 sweet smell of success 는 진짜 필름 느와르다. 비정하고 차갑고 사회의 가장 어두운 모습을 해부한다. 

짐승같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기름 번들거리는 욕망을 쫓아 서로 물어뜯고 잡아먹으려 하는 영화다. 

누군가 "버튼을 누르면 1달러를 받는 대신, 네가 모르는 누군가가 죽게 된다"는 기계를 준다면, 1달러를 받기 위해 버튼을 백만번 누를 사람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룬다. 비열하고 비정한 구성원들의 인성을 그대로 반영해서, 이 사회도 약육강식, 비열, 비정, 차가움으로

가득하다. 이것이 이 영화 sweet smell of success 의 세계다. 

 

토니 커티스는 젊고 야심찬 press agent 다. 거물 버트 랭카스터의 딱가리를 해주면서 그에게 빌붙어 산다. 버트 랭카스터는 미국대형신문사에 컬럼을 오랫동안 연재하고 있는, 이 세계의 권력자이자 지배자이다. 그는 토니 커티스가 어떤 기업의 홍보를 부탁해 오면, 자기 컬럼 한 구석에 그것을 언급해준다. 토니 커티스는 버트 랭카스터가 던져주는 고기 쪼가리를 먹고 사는, 권력구조의 최하층민이다. 그는 젊고 야심차고 비열하다. 성공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한다. 남을 파멸시키는 일까지 주저하지 않고 해낼 사람이다.  

 

hero_EB19971021REVIEWS08401010361AR.jpg

 

토니 커티스는 자기가 젊고 능력 있고 야심차서 다른 많은 최하층민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다. 다른 많은 최하층민들도 딱 토니 커티스 같다.

버트 랭카스터는 이것을 꿰뚫어본다. 그래서, 그는 토니 커티스를 경멸하고 인간 취급도 안 한다.

"능력도 안 되면서 날 물어뜯을 생각만 하는 들개같은 놈이다"라는 것을 잘 아니까. 속을 훤히 들여다본다. 

버트 랭카스터도 권력만 가졌을 뿐, 똑같은 사람이다. 

 

그는 어느날 토니 커티스더러 만나자고 한다. 자기 누이동생이 있는데, 어느 재즈기타리스트와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누이동생이 그 남자를 단념시키도록 그를 파멸시켜 달라고 한다. 

세상 모든것을 경멸하는 버트 랭카스터에게 딱하나 남은 애정의 대상이 자기 누이동생이다. 시스터 컴플렉스같은 

것이다. 차갑고 비정하고 지성적이고 자기 외에는 모두 경멸하는 버트 랭카스터는 사실 혐오스런 변태다.

자기가 변태라는 것을 숨길 생각도 없다.  

그렇다고 누이동생을 행복하게 만드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 자기 마음대로 온실에 가두고 자기 마음대로 

화려하게 치장하고 행복하게(?) 살게 조종해야 직성이 풀린다.

 

자기 누이동생을 자기 우리에 가두어두자고 전도유망한 기타리스트를 파멸시키겠다는 버트 랭카스터나

그것이 좋은 기회라고 기뻐서 달려드는 토니 커티스나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토니 커티스가, 

무고한 전도유망한 기타리스트를 파멸시키기 위해 동분서주 뛰어다니는 이야기다.

MV5BNzZlNGRiNTctMDZkNS00NTk4LWIwNTMtMjgyNjE0OWVlMzFhXkEyXkFqcGdeQXVyOTc5MDI5NjE@._V1_.jpg

우리가 필름 느와르에서 기대하는 세계가 펼쳐진다. 담배연기 자욱한 재즈클럽, 뒷거래가 오고가는 

어둡고 더러운 복도, 사회 밑바닥의 비뚤어진 사람들, 이유 없는 폭력, 뉴욕의 황량한 거리, 비정하고 잔인한 현실 등. 토니 커티스는 이런 세계에 적응해서 거기에서 성공하고자 발버둥치는 사람이다. 어쩌면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도 마찬가지 사람들일 지 모르겠다. 토니 커티스는 자기가 주인공이라고 생각하는

지극히 전형적이고 평범한 들개다. 버트 랭카스터는 그를 어떻게 이용하면 되는지 잘 안다.

그는 버트 랭카스터가 한번 쓰고 버리는 장기말들 중 하나다. 장기말이 되어 한번 쓰여지고 버리기에 딱

최적화된 사람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5cf036bb58400.jpg

권력층의 최하층민인 토니 커티스에게도 밑에 사람들이 있다. 

그에게 붙어사는 클럽에서 담배를 파는 소녀는, 토니 커티스에게 자기 자리를 보호해달라고 부탁한다. 

버트 랭카스터에게 그렇게 비굴했던 그는, 소녀에게는 또 냉혹하고 경멸하는 태도로 대한다. 

토니 커티스는, 자기가 가진 껍데기같은 권력이라도 약자에게 휘두른다. 아마 그녀에게서 성상납을 받을 것이다. 

 

버트 랭카스터가 토니 커티스에게 권력을 나누어줄 리도 없고,

토니 커티스는 이용만 당하다가 비정한 구렁텅이 속으로 파멸해 떨어질 것이 자명하다. 

관객들은 처음부터 이것을 짐작한다. 오직 토니 커티스만 모른다. 자기는 야심만만하고 잘 벼려진 칼날처럼

예리하고 들개처럼 민첩하니까, 자기만은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야말로 딱 파멸하는 사람들의

전형이라는 것을 모른다. 다 이렇게 생각하다가 굴러떨어졌다. 

그는 차가운 뉴욕의 길거리에서 경찰에게 곤봉으로 얻어맞고 끌려간다. 

 

이 영화에서 유명한 장면이 버트 랭카스터가 자신의 펜트하우스에서 뉴욕의 밤거리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승자로 위풍당당하게 뉴욕의 밤거리를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다. 그는 절망에 일그러지고 고통으로 몸부림친다. 

"네가 날 집어삼키고 발기발기 찢고 있구나" "네가 나를 왜곡되고 혐오스런 인간으로 개조하고 있구나"

하는 표정으로 일그러지고 고통스런 표정으로 뉴욕의 밤거리를 내려다본다.

권력은 권력을 휘두르는 자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타락하게 만든다. 버트 랭카스터도 불안하고 불행하다. 

그의 위에 누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버트 랭카스터 또한 그에게서 멸시받고 고통받으며 살고 있다. 

 

필름 느와르의 가장 걸작이 뭐냐 한다면, 개인적으로 이 영화라고 대답한다. 

가장 필름 느와르의 정의에 충실하다. 쿨해 보이기 위해 느와르를 가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검고 역겹고 비정하다. 토니 커티스와 버트 랭카스터를 통해서 더 큰 사회를 

상징적으로 잘 그려낸다. 두 사람 간 벌어지는 일이지만, 영화가 잘 만들어진 까닭에 

아주 거대하게 느껴진다. 사회나 윤리같은 거대한 주제들이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잘 

떠오르기 때문이다. 관객들은 싫든 좋든 "사회란 무엇인가?" "이 사회에서 버트 랭카스터나 토니 커티스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같은 질문들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4

  • 해리엔젤
    해리엔젤

  • 이상건
  • 리플리
    리플리
  • golgo
    golgo

댓글 4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좋은 작품 소개 감사드립니다. 반세기도 훨씬 전에 나온 영화인데, 깊이 있는 이야기 구조네요.
12:21
24.04.25.
BillEvans 작성자
golgo
만듦새가 아주 훌륭합니다. 그리고 전편을 흐르는 재즈음악도 좋구요. 두 배우들의 연기가 대단합니다.
12:48
24.04.25.
BillEvans 작성자
이상건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17:51
24.04.25.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9 익무노예 익무노예 1일 전11:36 1699
공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시사회에 초... 23 익무노예 익무노예 5일 전20:03 3648
HOT [존 윅 5] 나올 것이냐는 질문에 키아누 리브스 답변 3 시작 시작 19분 전22:23 195
HOT 영화 <사조영웅전: 협지대자> 주연배우 샤오잔의 무술... 4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20:06 254
HOT [성탄절 호러] 피로 물드는 크리스마스 - 블랙 크리스마스 14 다크맨 다크맨 8시간 전14:18 937
HOT <크리스마스 특선> 이스턴 프라미스(2007) 3 해리엔젤 해리엔젤 2시간 전19:44 525
HOT <도호> 2024년 흥행은 첫 900억엔 초과로 역대 1위… ... 4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0:59 468
HOT <서브스탠스> 도파민 풀충전 (약스포) 2 콩가라 콩가라 2시간 전19:55 413
HOT 일본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 내년 1월 11일 ... 2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20:19 347
HOT <윤희에게(Moonlit Winter, 2019)> 플레이리스트 만들... 3 julia 5시간 전17:19 447
HOT [하얼빈] 이건 상업영화가 아닙니다, 안중근 참회록입니다 5 시작 시작 4시간 전18:35 2266
HOT 하얼빈(2024) 조금 아쉬운 후기(스포) 1 와킨조커 2시간 전19:48 865
HOT KBS 2TV '스즈메의 문단속' 방영 취소 1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9:14 1314
HOT [하얼빈] 영화 감상 포스터들로 요약 - 노스포 1 클랜시 클랜시 3시간 전18:57 690
HOT DCA Cinema 팀이 뽑은 크리스마스 영화들 2 도삐 도삐 3시간 전18:52 400
HOT 94세의 클린트 이스트우드, 차기작 제작 진행중 3 NeoSun NeoSun 4시간 전18:04 713
HOT 에이드리언 브로디 <피아니스트> 체중 감량으로 인한 ... 2 카란 카란 5시간 전17:20 611
HOT 독립단편 [졸업작품] 기술시사회 초청합니다 2 Blackiceberg 5시간 전17:06 439
HOT <하얼빈> 후기 5 뚠뚠는개미 5시간 전16:48 3532
HOT <노스페라투> 니콜라스 홀트가 감독에게 받은 깜짝 선물 2 카란 카란 6시간 전16:37 695
HOT 하얼빈 3 하늘위로 6시간 전16:36 1445
HOT [하얼빈] 보자마자 초단평 3 다솜97 다솜97 6시간 전16:34 2785
1161737
normal
카스미팬S 16분 전22:26 169
1161736
image
시작 시작 19분 전22:23 195
1161735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21:40 525
1161734
normal
와킨조커 1시간 전21:29 332
1161733
image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1시간 전21:16 140
1161732
image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20:59 468
1161731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0:47 460
1161730
image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20:19 347
1161729
image
손별이 손별이 2시간 전20:06 254
1161728
normal
2시간 전20:06 615
1161727
file
콩가라 콩가라 2시간 전19:55 413
1161726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2시간 전19:53 335
1161725
normal
와킨조커 2시간 전19:48 865
1161724
image
해리엔젤 해리엔젤 2시간 전19:44 525
1161723
image
IMAX IMAX 3시간 전19:25 366
1161722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9:23 977
1161721
image
뚠뚠는개미 3시간 전19:14 282
1161720
image
하드보일드느와르 3시간 전19:14 1314
1161719
normal
릭과모티 릭과모티 3시간 전19:01 828
1161718
image
클랜시 클랜시 3시간 전18:57 690
1161717
image
도삐 도삐 3시간 전18:52 400
1161716
image
넷플마니아 넷플마니아 4시간 전18:38 475
1161715
image
시작 시작 4시간 전18:35 2266
1161714
normal
하늘위로 4시간 전18:14 774
1161713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8:04 713
1161712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7:59 562
1161711
image
NeoSun NeoSun 4시간 전17:55 333
1161710
normal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4시간 전17:45 633
1161709
image
션2022 5시간 전17:41 398
1161708
normal
totalrecall 5시간 전17:26 449
1161707
image
카란 카란 5시간 전17:20 611
1161706
normal
julia 5시간 전17:19 447
1161705
image
무비티켓 5시간 전17:17 443
1161704
image
카스미팬S 5시간 전17:15 193
1161703
image
Blackiceberg 5시간 전17:06 4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