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멘: 저주의 시작' 감독 인터뷰(등급 때문에 싸운 장면 설명)
내일 개봉인데...
읽어두면 재밌는 감독 인터뷰가 나와서 우리말로 옮겨서 올려봅니다.
영화에서 되게 충격적인 장면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개봉 못할 뻔했다고 하네요. 그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있습니다.
글 하단 부분인데 스포 민감한 분들을 위해서 경고도 달아놨습니다.
https://uproxx.com/movies/arkasha-stevenson-the-first-omen/
아르카샤 스티븐슨이 말하는 <오멘: 저주의 시작>과 NC-17 등급을 받게 한 장면
아르카샤 스티븐슨의 <오멘: 저주의 시작>를 보기 전에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 영화는 리처드 도너의 1976년 작인 <오멘>의 진정한 프리퀄이라는 사실이다. (<오멘>보다) 수십 년 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아니어서, 속편들이 더 나올 여지가 있다. 또한 이 영화를 가지고 오리지널 <오멘>을 리메이크할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1976년 <오멘>을 본다면 <오멘: 저주의 시작>과 바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멘: 저주의 시작>은 <오멘> 시리즈의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이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오리지널 <오멘> 1~3를 본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아직 안 봤다면 강력 추천한다. 첫 번째 영화는 그레고리 펙(!)이 자신의 아들 데미안이 적그리스도라는 걸 알게 되는 미국 대사 역을 맡았다. <오멘 2>도 훌륭한데, 데미안이 윌리엄 홀든(!)이 연기한 삼촌과 함께 살면서 군사학교에 다니는 모습으로 나왔다. <오멘 3: 심판의 날>에서는 샘 닐(!)이 데미안을 연기하면서 적그리스도로서 정계이 입문하기로 결심한다. 정말 훌륭한 영화들이다. 또한 <오멘> 영화들과 동시대 영화들의 큰 차이점은 데미안이 빙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데미안은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멘: 저주의 시작>은 <오멘> 1편의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에 데미안(일명 적그리스도)이 어떻게 태어나게 됐는지를 다룬다. 넬 타이거 프리가 로마의 고아원에서 일하며 수녀가 되려고 결심한 젊은 미국인 여성 마거릿을 연기했다. 그런데 빌 나이(!)가 연기한 다정해 보이는 로렌스 추기경이 감독하는 이 고아원에서는 사악한 일들이 잔뜩 벌어진다. 실제로 한 장면은 너무나 지독한데 (스포일러 여서 가림), 그로 인해 한때 *NC-17 등급을 받았고, 스티븐슨 감독은 MPAA(미국 영화 협회)를 설득하기 위해 몇 달 간 애를 썼다고 한다(실제로 설득시켰다).
(*NC-17은 미국에서 상업 영화로서는 제한상영가 판정이나 마찬가지.)
<오멘> 영화들은 어떻게 알게 됐나요?
20년 전 밸런타인데이 때 A&E(미국 방송 채널)에서 <샤이닝>과 <엑소시스트>를 연속 방영했어요. 그게 저의 밸런타인데이였죠. 제가 그 영화들을 보는 걸 엄마가 보셨어요. 그리고는 <로즈메리의 아기>와 <오멘>을 보여주셨죠. 하지만 저는 너무 어려서 그 장르가 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A&E에서 나오는 공포 영화라는 것만 알았어요. 저는 아, 이게 인생이구나. 이게 인간의 삶이야. 이게 역사구나, 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저는 (그런 영화들을) 늘 봐왔죠. 아주 어렸을 때 그런 영화들을 접해서 거의 가족 드라마처럼 보고 자랐어요.
특히 <엑소시스트>와 오리지널 <오멘>은 각각 윌리엄 프리드킨, 리처드 도너 감독의 작품이죠. 그래서 그 두 영화는 공포 장르를 떠나서 아주 오락적이고, 액션 영화 같은 측면을 갖고 있죠.
그리고 프리드킨 감독의 작품에선 다큐멘터리적인 리얼리즘이 느껴지죠. 그래서 <엑소시스트>의 특정 측면이 진짜처럼 느껴져요.
이상한 비교일 수도 있지만, <오멘: 저주의 시작>은 70년대 오리지널 <오멘>과 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로그 원>을 많이 떠올리게 해요.
잠깐만요. 제 영화를 보셨어요?
네 봤죠.
맙소사! 죄송해요. 영화가 이제 막 공개되려는 상황이라서요.
실제로 영화를 본 사람과의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인가요?
네, 맞아요. 전혀 긴장하지 않아요.
그런데 원작 <오멘>과 바로 연결되는 게 정말 훌륭했어요. 안 그러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네, 물론 그렇게 해야죠. 각본에서 그 부분을 읽었을 때, 이건 정말 멋져, 라고 생각했어요. 원작의 시작 부분에서 캐릭터들을 다룰 수 있었거든요. 그 연결고리가 정말 영리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프리퀄의 각본은 (원작 <오멘>의) 몇 가지 의문점을 답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아요. 하지만 프리퀄을 만들면서 저에게 새로운 의문들이 생겨났죠. 자칼은 어디서 온 걸까? 그리고 그들은 어디서 자칼을 찾았을까, 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떠올랐죠. <오멘> 영화들을 다 본 뒤에 그 세계가 얼마나 광대한지 깨닫기 시작했어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 지상을 다루는 거니까요. 그리고 어디든 갈 수 있죠. 앞으로가 무척 기대돼요.
제 생각에는 사람들이 꼭 오리지널 <오멘>을 먼저 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한편으로 아직 안 봤다면 봐야한다고 생각하고요.
있잖아요. 저는 (드라마) <트윈 픽스>를 보기 전에, (후속) 극장판 <트윈 픽스>를 먼저 봤어요.
와우.
네, 사실 멋진 경험이었고, 그렇게 볼 수밖에 없었거든요. 하지만 저희 제작 팀은 추억팔이 이상의 영화를 만들면서, 또한 <오멘>을 리메이크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 자체로 효과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어서 무척 흥분했어요. 원작 <오멘>은 정말 아름다운 영화죠. 너무나 우아하고요. 그 영화만의 독창성이 있어요. 그래서 우리가 정말 중요시한 것은, 1976년 버전과 조화롭게 만들 방법을 찾는 것이었죠.
그리고 <로즈메리의 아기>와 <엑소시스트>에서는 사탄 들린 아이들이 나오고, 거기서 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을 정말 두려워했어요. 그 당시의 문화적으로 반문화, 그리고 아이들이 전통과 부모에게 반항하는 상황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그 점이 이번 영화를 만들 때 우리에게 영감을 주었는데, 바로 우리의 입장을 이야기하자는 것이었죠. 저는 지금 제 부모님 세대가 두려워요. 도브스 판결(낙태권 폐지)이 내려지던 날, 이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비행기를 탔어요.
아, 그 장면들을 찍으면서 그 생각을 하셨겠네요. 영화에서 숨겨진 의미가 분명히 보이는 건 아니지만, 말 그대로 그날이었네요.
제 파트너 팀 스미스와 제가 공동으로 각본을 썼고, 그는 총괄 프로듀서도 맡았어요.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저와 함께 피칭을 했죠. 우린 그때 텍사스에 살았는데, 피칭했을 때가 임신 6주 후 낙태 금지법이 통과됐을 때였어요. 맞아요. 그게 큰 동기가 되었죠.
가벼운 얘기지만 <트윈 픽스>...
(웃음)
“가벼운 얘기지만 <트윈 픽스>”라고 말한 건, 그만큼 주제가 나빴다는 얘기죠. 제 인생에서 처음 하는 얘기지만, 극장판 <트윈 픽스>부터는...
그 영화는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는데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아버지 캐릭터를 내내 지켜보면서 그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됐으니까요. 만약 극장판을 보지 않았다면, 그가 악의 희생양이 되는 이야기를 놓치면서 (드라마 <트윈 픽스>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였을 거예요. 빙의되었던 것인데, 심각한 얘기로, 근친상간이 벌어진다는 걸 알고서 <트윈 픽스>를 보게 되는 거죠.
어떤 사람들은 극장판을 좋아한다면 드라마 <트윈 픽스>가 극장판의 청소년 관람가 버전처럼 느껴질 수 있으니 주의하라고 하죠. 극장판을 봤다면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멘 3>에서 샘 닐이 데미안을 연기한 게 좋았어요.
샘 닐을 주연으로 삼은 건 정말 놀라웠죠. 제가 <오멘> 2와 3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살인 장면들이 좀 늘었다는 점이에요. 살인 장면들이 엄청나게 창의적이죠. 굉장히 잘 연출됐어요.
바로 생각나는 장면이 있는데.
어떤 장면을 좋아하시죠?
<오멘 2>에서 데미안의 정체를 알아낸 기자가 까마귀에게 눈을 쪼인 뒤, 트럭에 치이기 전 헤메는 장면이요.
그 장면 굉장하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미안하지만 가벼운 내용이 아닌데, 3편에서 대사가 총으로 자살하는 장면이에요.
맞아요. 대사가 사임한다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자살하는 거죠.
기자들이 방을 열면서 말 그대로 방아쇠가 당겨지죠. 저는 깜짝 놀랐어요. 정말 섬뜩했던 건 그가 공원에서 개를 보고 나서 자기 할 일을 한 뒤 자살하는 과정이었어요. 하지만 관객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아주 영리했어요. 훌륭했죠.
데미안은 뒤끝이 있죠.
맞아요. 하지만 재밌는 게 <오멘 2>에선 데미안이 꽤 귀여워요.
데미안은 사람들이 자기 정체를 알아내려는 걸 싫어하죠. 그래서 그들을 제거하고요.
사람들이 자길 보고 적그리스도라고 하기 전까지는 폭력적으로 행동하지 않죠. 사탄의 자식이라고 지적당하기 전까진 귀여운 어린 꼬마예요. 윌리엄 홀든과 스노모빌을 타고 다니고요.
거기에 인생의 교훈이 있다고 생각해요. 애가 적그리스도라고 의심되더라도 그렇게 부르지 말아라.
네, 아이들의 타락에 대한 논평이죠. 데미안은 악하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는 악한 행동을 하지 않아요. 솔직히 우리 영화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조금 담았어요. 젊은이들을 가스라이팅하면서 그들이 무가치하다거나 뭔가 잘못됐다, 더럽다고 하는 부분이죠.
(이하 장면 스포일러 주의, 중대 스포일러는 아님)
당신이 연출한 <오멘: 저주의 시작>에는 지독한 장면들이 나오죠. 여자가 악마를 출산하는 장면은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그런 장면은 처음 봤습니다.
자세히 얘기할까요?
네, 해주세요.
그 장면 때문에 싸웠어요. 이 영화를 만들면서 난리가 난 게 그 장면이었어요.
그렇겠죠.
저에겐 그 장면이 영화의 주제예요. 한 여자의 몸과 마음, 영혼이 안팎으로 유린당하는 거죠. 그래서 꽤 오랫동안 NC-17 등급을 받았어요. 실제로 등급심의위원회에 4~5번 정도 왔다 갔다 했어요. 정면에서 찍은 장면 보셨죠?
네.
그리고 옆에서 찍은 장면도 있죠. 그래서 절충안으로 일부는 옆에서 찍은 장면을 쓰기로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더 노골적으로 표현된 것 같아요.
맞아요.
일 년 반을 그렇게 보냈어요. 여성의 질을 위해 싸운 것은... 그래요. 결국 우리는 여성의 신체 자율권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고, 우리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흥미로웠어요. 등급심의위원회에 통과되기에는 수위가 높은 영상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질을 보여주기는 해도 성적인 방식으로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엄청난 불쾌감을 주죠.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질 그 자체를 문제로 삼았어요. 저는 그게 정말 놀라웠고, 그 영상이 저에겐 너무나 중요했습니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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