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포) 해야 할 일을 보고
박홍준 감독이 연출한 <해야 할 일>은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회사의 인사팀 직원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한양중공업 4년차 대리 준희는 얼마 전 인사팀으로 발령을 받습니다. 하지만 팀 이동 직후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준희는 이전 팀의 선배와 친구 중 한 명은 정리해고를 해야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의 반발도 겪어야하고요.
준희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구조조정의 비밀을 간직하며 좀 더 성실히 일하지 않은 것 같은 둘을 안타까워합니다. 하지만 그들도 준희 못지않게 회사에 헌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상황이 사람을 변하게 만들 듯이 구조조정은 결국 진행되고 '해야 할 일'을 준희가 함으로써 아름다운 이별이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90년 말 피바람이 불던 구조조정이 있었고 2000년대 잠시 괜찮았던 경제는 2008년 다시 위기를 맞고 또 다시 구조조정과 계약직이라는 굴레로 빠져들었습니다. <해야 할 일>은 잘 나가던 조선소가 위기에 빠지면서 수십 년간 일해 온 직원들을 내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찌됐던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윗선의 이야기가 한편으론 이해되지만 잘려 나가는 직원들의 현실을 해결해주진 못 합니다.
<해야 할 일>은 그 중심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이 작품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하고 좀 더 괜찮은 이별(마무리)은 어떤 것인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엔딩 장면에서 어떤 직원의 딸이 회사로 꽃을 보내주면서 그 이별의 상처를 보듬어줍니다.
준희 역을 맡은 장성범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고 인사팀의 서석규, 김도영, 장리우 배우의 연기와 합도 굉장히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너무 좋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