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5
  • 쓰기
  • 검색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를 보러 가기 전에 영화에 나올 곡들을 들으며 쓰는 글

톰행크스 톰행크스
2914 10 5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음악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정확히 5년 전인 씨네큐브에서 우연히 보게 된 <류이치 사카모토: 코다>에서이다. 당시 음악가님은 암으로 고생하고 있던 시기였고, 그런 상태에서 그가 써내려간 <Async>라는 앨범은 나에게 정말 큰 울림을 주었다. 한 예술가가 몸이 성치 않은 상황에서 자신만의 음악으로, 자신의 예술혼을 불태워서 작업한 그 앨범에 나는 많은 감정을 느꼈다. '자연의 소리로 음악을 만든다' 이 글귀와 그의 음악은 정확히 일치하는 듯 보였고, 거기서 느낀 감정들은 곧 그의 영원한 팬이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했다.

 

  그 뒤에 알게 된 수많은 명곡들. <Merry Christmas Mr.Lawrence>, <Rain>, <The Last Emperor>, <Aqua>, <Happy End>, <ぽっぽや> 등은 차곡차곡 내 플레이리스트에 쌓여 갔다. 어느순간 그의 음악은 내가 듣는 음악에 있어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내심 이냐리투 감독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음악을 담당하셨을 때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기를 바랐는데, 아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 영화와 음악가님의 철학이 맞닿는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많이 아쉬웠었다.

 

  그렇게 암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오래 사시며 음악을 만들 거라 생각했지만 또 찾아온 또 한 번의 암은 나의 가슴까지 매워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면서도 계속 암에 굴하지 않고 치료를 받으시며 음악 작업을 하고 계시길래 괜찮아 질 거라 희망을 품었지만 시한부라는 기사를 보고 숨이 턱 막혀 왔다. '이젠 진짜 끝이구나' 절망적인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끝까지 음악을 만들었다. 자서전에서도 잘 나와 있지만 자기가 할 것들을 다 하고 가야겠다는 심정으로 계속 작업을 했다고 한다. 절망적인 순간에서도 그의 예술혼은 절대 꺾이지 않았다.

 

 음악가님이 존경하던 이우환 선생님의 손길이 더해진 마지막 앨범 <12>가 완성됐을 때 그야말로 감동의 순간이었다. 아마, 이 앨범이 나오기 전에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가님을 얼굴과 음악을 세계에 알린 초석과 같은 작품인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내용은 그저 그랬었고, 연기하는 사카모로 류이치 음악가님, 신인 기타노 다케시, 가수 데이비드 보위가 함께 나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특이한 작품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음악은 너무도 좋았다. 이미 알고 있던 모든 곡들이 영화에 나오는데, 음악이 흘러나올 때마다 가슴이 뛰었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리뷰 글을 쓰려고 할 때, 음악가님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그 글을 쓰는데, 눈물이 났었던 같다. 마음이 아팠고, 벌써 그 시간이 다가왔다는 거에 많이 슬펐다.

 

 세상이 떠난 후에 일본에 갔었을 때 구입했던 음악가님의 CD들, <12>에서 들었던 곡들, <어파이어>에서 들었던 <Andata> 그리고 <괴물>에서 들었던 곡들은 계속해서 그를 떠오르게 할 수 있었고, 그 방점을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가 찍는 느낌이다.

 

 빨리 영화를 보러 가고 싶고, 빨리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가님의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 참고: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 감독인 소라 네오는 사카모토 류이치 음악가님의 아드님이시다.

 

 

220EE14E54A541d291D.jpg

a4ecf6ca513f80a16dcb21a09e639a3c5c80f923.jpg

 

톰행크스 톰행크스
14 Lv. 18968/20250P

어떤 영화든 관심 있으면 다 봅니다.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10

  • 갓두조
    갓두조
  • 쿼라고공
    쿼라고공
  • Robo_cop
    Robo_cop
  • 해질녘
    해질녘
  • golgo
    golgo
  • 카란
    카란

  • GI

  • 듀근세근

댓글 5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저는 YMO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그후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곡에 푹 빠진 기억이 납니다
좋은 관람되세요😊
08:18
23.12.27.
profile image 2등
와... 아들이 아버지의 마지막 예술 투혼을 카메라에 담았네요. 제작 과정 자체가 감동입니다.
09:11
23.12.27.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14시간 전11:36 1036
공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시사회에 초... 20 익무노예 익무노예 4일 전20:03 3085
HOT 2024년 12월 23일 국내 박스오피스 2 golgo golgo 1시간 전00:01 583
HOT 2024년 개봉 코믹북무비 로튼 리스트 1 NeoSun NeoSun 3시간 전22:49 339
HOT 총을 든 스님 간단후기 1 에에올 2시간 전23:19 368
HOT <동경 이야기(1953)> 단평 4 조윤빈 조윤빈 3시간 전22:39 387
HOT 서극 감독 무협영화 <사조영웅전: 협지대자> 첫번째 ... 10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47 810
HOT 빌 클린턴이 뽑은 2024년 최고의 영화 4 카란 카란 4시간 전21:09 1592
HOT '오징어게임' 시즌2 보기전 시즌1 에 대해 알아야... 2 NeoSun NeoSun 7시간 전17:53 1920
HOT 고천락, 임가동 주연 <악행지외> 1월 11일 중국에서 ... 4 손별이 손별이 4시간 전21:26 466
HOT 제가 재미있게 본 팬 무비 2개 2 기다리는자 4시간 전21:20 521
HOT 일본 주말 박스오피스 TOP 10 (12/20~12/22) 5 카란 카란 4시간 전21:04 437
HOT 1933년 소설 '나이트버스' 실사판 '어느날 ... 3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4시간 전20:56 311
HOT 왓이프 시즌3 에피소드 1,2 리뷰(스포) 2 기다리는자 5시간 전20:18 520
HOT 힐링영화 대가족 ~! 6 노스탤지아 5시간 전20:04 356
HOT 호소다 마모루 감독 신작 <끝없는 스칼렛> 2025년 겨... 4 중복걸리려나 5시간 전19:52 922
HOT <타코피의 원죄> PV 공개 5 션2022 7시간 전18:23 503
HOT (약스포) 바운티호의 반란을 보고 3 스콜세지 스콜세지 8시간 전17:48 373
HOT 실사영화 "최애의 아이" 흥행실패 (일본) 6 호러블맨 호러블맨 9시간 전15:55 2922
HOT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우리들의 공룡일기> 후기 3 뚠뚠는개미 9시간 전15:53 517
HOT KBS2 '스즈메의 문단속' 더빙판 방영 예정 8 호러블맨 호러블맨 10시간 전15:50 1545
HOT 오징어게임2 월드프리미어 기념품들 2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10시간 전15:31 1485
1161612
image
손별이 손별이 35분 전01:15 66
1161611
image
Opps 38분 전01:12 65
1161610
normal
집에서만보다가 집에서만보다가 49분 전01:01 64
1161609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0:40 210
1161608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0:24 182
1161607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0:13 211
1161606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0:02 202
1161605
image
카란 카란 1시간 전00:01 188
1161604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00:01 303
1161603
image
golgo golgo 1시간 전00:01 583
1161602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3:58 393
1161601
image
손별이 손별이 1시간 전23:58 137
1161600
image
NeoSun NeoSun 1시간 전23:57 167
1161599
image
에에올 2시간 전23:19 368
116159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22:49 339
1161597
image
조윤빈 조윤빈 3시간 전22:39 387
1161596
image
Sonatine Sonatine 3시간 전22:25 193
1161595
normal
BeamKnight BeamKnight 3시간 전22:20 433
1161594
normal
와킨조커 3시간 전22:00 311
1161593
normal
와킨조커 4시간 전21:48 668
1161592
normal
Sonatine Sonatine 4시간 전21:47 375
1161591
image
손별이 손별이 4시간 전21:32 516
1161590
image
손별이 손별이 4시간 전21:26 466
1161589
normal
기다리는자 4시간 전21:20 521
1161588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21:09 1592
1161587
normal
Sonatine Sonatine 4시간 전21:07 178
1161586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4시간 전21:05 327
1161585
image
카란 카란 4시간 전21:04 437
1161584
image
Sonatine Sonatine 4시간 전20:58 428
1161583
image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4시간 전20:56 311
1161582
image
손별이 손별이 5시간 전20:47 810
1161581
normal
기다리는자 5시간 전20:18 520
1161580
normal
노스탤지아 5시간 전20:04 356
1161579
image
중복걸리려나 5시간 전19:52 922
1161578
normal
totalrecall 6시간 전19:15 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