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호러] 시수 (2022)
매주 금요일에 장르영화 하나씩 올려보려고 합니다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SF, 판타지 영화들...
하나로 묶어서 제목은 불금호러... 로 정했어요
나치를 학살하는 고독한 노인...
<시수>는 2022년 토론토 영화제 미드나잇 섹션에서 처음 공개되고, 이듬해 핀란드와 미국 개봉을 하면서 장르팬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피범벅 호러 액션 영화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2차대전 당시 핀란드 라플란드로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사람이 살수 없는 평야와 계곡에서 홀로 금을 캐는 고독한 노인과 후퇴 중 노인의 금을 강탈한 나치들이 벌이는 피범벅 대결이 영화의 전부이죠. 금을 캐고, 강탈당하고, 죽이고 또 죽이면서 금을 되찾는 과정입니다.
<시수>는 장르적으로 전쟁과 스파게티 웨스턴이 섞여있고, 액션이 시작되면 호러의 색깔로 변신합니다. 특히 1장은 거의 무성영화 수준으로, 금을 캐는 노인의 일상으로 대사 한 마디 없이 일만 할뿐이죠. 언제 입을 열게 될까 궁금한데, 영화 대부분의 대사는 나치들에게 주어집니다. 노인이 하는 일은 금을 캐고 이동하면서 나치들을 무자비하게 살육하는 것뿐입니다. 전투력 만렙의 노인은 알고 보니 나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인 핀란드 특공대원이었다는 과거가 있었고, 건드려서는 안 되는 자를 건드린 <람보>의 경찰들처럼 나치는 좆되버린 거죠. 노인의 과거와 이를 알게 된 나치의 반응을 보면 자연스럽게 <람보>가 떠오릅니다.
나치가 유혈 낭자한 피범벅 액션의 재물로 전락하는 과정이 영화의 큰 볼거리입니다. 나치는 핀란드 여성들을 성적 도구로 활용하기 위해 포로로 삼고 있는데, 전쟁의 참혹함을 느끼게 하는 설정입니다. 죽어 마땅한 자들이기에 나치의 사지가 분리되는 액션 장면들은 상당한 시각적 쾌감을 안겨줍니다. 그렇게 노인의 활약을 즐기다 문득 일당백의 전투력과 인간한계를 넘어서는 인내력을 보며… 아… 이건 좀 심한데, 말이 되나?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머리통과 팔다리가 분리되고 피가 콸콸콸 쏟아지면… 아무렴 어때? 재미만 있으면 장땡이지! 라며 정신없이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시수>의 액션은 육해공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나치를 도륙하고, 극의 단조로움을 깨부수는 노련한 연출과 박력 넘치는 노인을 연기한 요르마 토밀라의 열연, 시각효과의 앙상블로 아드레날린이 폭발합니다. 몇몇 장면들은 타란티노 영화처럼 유혈 낭자한 폭력 속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하고,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에 대한 오마주로 절정에 이릅니다. 더 좋았던 것은 영화의 엔딩으로, 노인은 생사를 넘나드는 과정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여긴 일을 마무리하며 쿨하게 대사를 내뱉으며 마무리를 합니다.
<시수>에서 최소한의 대사를 소화하면서 멋진 캐릭터를 만든 요르마 토밀라는 실제 2차대전과도 관련이 있는데, 4살 때 그의 아버지가 전쟁에서 폐를 다친 후유증으로 사망했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 나치를 박살내는 핀란드 군인을 연기한 것은 어쩌면 특별한 경험이 되었을 수도 있겠군요.
<시수>는 유쾌하고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영화입니다. 슈퍼히어로같은 노인 캐릭터도 무척 멋지게 다듬어져 있죠. 이런 요소들 덕분에 80년대 할리우드 B급 호러 액션 영화의 향기를 진하게 느껴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인상적인 스코어에 청각을 곧두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1장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노인, 배경에 깔리는 스코어의 조화는 정말 훌륭합니다. 1장만 보면 아트영화로 속을 수도 있겠어요.
다크맨
추천인 15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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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밀라 배우에게 그런 사연이 있었을 줄은 몰랐네요..
정말 남다른 경험이었을 거 같아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바스터즈 느낌도 나겠네요. 기대됩니다.
캬.. 그 뭉툭하면서도 파워풀한 느낌... 이런거 너무 좋습니다.
스파게티 웨스턴 좋아하면 그런 분위기 재현한 데서 오는 두근거림 같은 게 있어요.^^
맞아요 ㅎㅎ
장르 영화 글 좋군요.
매주 기대하겠습니다.
혹 노 바디 보셨는지요??그정도만 기대해 봅니다
극장에서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가까운 상영관있느지 찾아봐야겠습니다.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