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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부산국제영화제 (후기)

해변의캎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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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2023 부산국제영화제>
본인촬영

 

부국제 이사장 사퇴와 집행위원장 성추행 논란 및 사퇴 그리고 예산 삭감으로 시끄러웠던 나의 두 번째 부국제. 이번에는 69개국의 269편이 상영되었다. 작년에 71개국 354편이 상영된 것에 비하면 대폭 축소라고 봐야 한다. 확실히 영화 상영이 많이 줄어든 느낌이고 영화제 현장도 작년에 비하면 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티켓팅의 축제인지라 생각했던 영화를 전부 보진 못했다. 단, 작년과 달리 영화감독과 배우가 참석하는 GV 관객과의 대화에 다섯 번 참석했으니 대만족. 내가 언제, 어디서, 많은 관객들과 봉준호 감독하고 기생충을 같이 보며 이야기를 듣고 나누겠나. 헤어질 결심의 정서경 작가와의 대화도 물론이고. 아, 지척에서 주윤발 형님도 봤었다. 판빙빙도 왔었는데 티켓팅 실패로 못 봐서 매우 아쉽다. 

   

예매를 못했다고 해서 부국제를 즐기지 못하는 건 아니다. 영화의전당에는 야외극장이 있다.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보면, 배우와 감독들이 어느새 야외극장에 앉아 관객들과 이야기하는 오픈토크 프로그램을 볼 수도 있다. 무료고 선착순 좌석제다. 운 좋게 자리를 잘 잡는다면 정말 가까이에서 배우들을 볼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한 배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자리를 못 잡아도 서서 볼 수 있으니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영화제의 꽃은 영화와 감독 그리고 배우들이니 부국제 간다면 무조건 경험하시길.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존 조, 스티븐 연, 한효주, 차승원, 조진웅을 보고 짧게 이야기도 들었으니. 부족할게 없긴 했다. 지척에서 주윤발의 미소까지 봤으니 생각해 보면 부족한 게 없었던 부국제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 스티븐 연, 존 조 - 본인촬영 in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독전 2 조진웅, 차승원, 한효주, 오승훈 - 본인촬영 in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부국제 주요 포인트는 영화의 전당이다. 하지만, 부국제에서 상영되는 영화들은 센텀시티, 남포동 CGV와 롯데시네마에서 관람 가능하다. 영화의전당에 극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극장을 빌려 상영한다. 부산 내 다른 상권을 살리는 의미도 있을 터. 남포동과 영화의전당은 지하철 50분 거리다. 동선과 시간을 잘 설계해야 한다. 아니면 밥도 못 먹고 이동만 하다가 힘들어하며 졸면서 영화를 봐야 할 수 있다. 웬만하면 끼니는 가까운 센텀이나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게 편하다. 힙하고 예쁜 곳에서 밥 먹고 커피 마시는 건 포기하자. 근데, 난 다 해냈다. 껄껄. 

   

부국제에 상영되는 영화라고 해서 다 좋으냐? 그렇진 않다. 상영될 영화를 정하는 것도 결국 프로그래머와 부국제 운영 집단에 의해 이뤄지는 거라 우리네 취향과 안 맞을 수 있다. 게다가 예고편과 사전 정보를 찾아보는데 많은 시간이 드니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영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경우 어떻게 옥석을 가려내는 게 좋을까? 이곳저곳 홍보를 엄청 때리는 영화는 피하는 편이 좋다. 특히, 영화 대신에 배우 이미지만 홍보하는 영화는 더더욱 피하는 게 좋다. 그것 외에는 볼 게 없다는 반증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물론, 훌륭한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도 많은 홍보가 때려진다. 근데, 이런 경우는 영화적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주목받는다. 그럴 확률이 높고 영화는 좋을 확률이 높다. 물론, 진리의 영바영이 적용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만 고려해 보면 괜찮은 영화를 고르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사견인데. 베를린이나 칸 등 유명 영화제에서 상 받은 영화는 한 번쯤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영화 관람의 스펙트럼을 넓혀주며 독특한 맛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역 영화관에선 저런 영화 상영 잘 안 하니까.

  

무슨 영화를 보았나?


<주윤발, 원모어 찬스>

주윤발 - 본인촬영, in 영화의전당 야외극장

 

이번 부국제에선 총 6편을 관람했다. 관람했던 영화를 짧게 리뷰해 보면. 먼저, 주윤발 형님의 <원모어 찬스>. 관람한 영화 중 가장 별로였다. 주윤발 형님이 과거에 했던 연기와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는 건 좋았지만. 영화 후반부는 거의 아웃도어 광고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 서사도 크게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한국에서 개봉했다면 신파극으로 조롱당했을 수도 있다. 시나리오가 단순했고 아쉬웠다. 국내외에서 이미 수없이 나왔던 서사다. 그래도 주윤발의 연기는 코믹 장르에 맞게 가볍고 편했다. 영화 인물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현실에서 주윤발도 저렇게 생활하지 않을까 착각할 정도로.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눈 밖에 날 정도의 수준은 전혀 아니었다. 다만, 영화 전체적으로 한국적 감성과는 좀 다르다. 주윤발 배우를 보러 가겠다는 목적이 없다면 극장에 <원모어 찬스>가 상영해도 관람은 말리고 싶다. OTT를 통해 관람해도 전혀 문제없는 영화다.

   

<청년정치백서 – 쇼미더저스티스>

이일하 감독 및 출연진 관객과의 토크 - 본인촬영

 

이번 부국제에선 어쩌다 보니 다큐멘터리를 많이 접하게 됐다. 그리고 모두 정치와 연결되어 있는 작품이다. 먼저, <모어> 이일하 감독의 <청년정치백서>의 경우 두 명의 한국 청년이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관을 바탕으로 정치판에 뛰어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현실 정치판에서 그들이 느끼는 한계와 진짜? 모습을 보고 경험하며 그들이 겪는 일화들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단식도 하고 1인 시위도 하고, 선거에도 나간다. 재미없고 지루할 것 같은 정치 다큐라고 생각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감독의 촬영은 현장감 풍부하며 편집은 다이내믹해서 관객의 눈에 지루함이 머물지 않게 한다. 다큐멘터리라 일반 상영관에 거의 올라오지 않을 것 같다. 독립극장에서 그나마 상영될 느낌인데 기회가 되면 한번 보면 좋겠다. 굳이, 극장 가서 볼 만한 다큐멘터리다. 


<그날의 딸들>

그날의 딸들 - 다음영화

 

두 번째는 <그날의 딸들>이다. 제주 4.3 학살과 르완다 후투족과 투치족 사이 벌어진 학살 피해자의 딸들이 비극을 되돌아본다. 참혹한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는 관객이라면 다큐가 충격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수 피해자들의 이야기보다는 칼바람 같은 역사를 온몸으로 겪은 피해자 개인에 집중하는 다큐다. 영화는 굉장히 디테일하게 진행된다. 보여주는 방식은 이미지나 영상이 아닌 ‘말’이다. 시각적으로 직접 보이는 것은 적지만 ‘말’은 그날을 충분히 상상하게 한다. 이번 다큐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이역만리 르완다와 한국의 역사적 사건을 번갈아 보여주며 피해자들의 연대를 그려낸다는 점이다. 해당 역사적 사건은 굉장히 정치적이지만 영화는 끊임없이 인물과 인물들의 경험에 집중하며 정치를 넘어선다. 소재 특성상 스펙터클할 수 없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그래서 영화의 가장 큰 적은 졸음이다. 그것만 물리친다면 그리고 상영관을 찾을 수 있다면 극장에서 보길 추천한다.

 
<먼지가 되느니 재가되리>

알란 라우, 먼지가 되느니 재가 되리 관객과의 토크 - 본인촬영

 

세 번째는 언론인이자 영화감독 홍콩인 알란 라우가 보여주는 홍콩 민주 항쟁 <먼지가 되느니 재가 되리>다. 홍콩 민주주의를 다룬 다른 다큐 영화 <우산 혁명 : 소년 vs 제국>이 있다. 이 영화는 조슈아 웡이라는 홍콩 청년에 초점을 맞춰 우산 혁명을 보여준다. 반면, 이번 영화는 특별한 주인공이 없다. 범죄인 송환과 국가보안법에 맞선 수많은 홍콩인들의 민주 항쟁을 보여준다. 감독인 알란 라우는 언론인이며 영화감독으로서 수많은 현장의 중심에서 카메라에 현장을 담았다. 내레이션은 영화감독과 언론인으로서 느끼는 좌절과 내적 갈등을 담고 있다. 영상을 보다 보면, 한국의 80년대 민주 항쟁이 자연스레 떠오르며 다큐에 몰입하게 된다. 민주주의가 얼마나 힘들게 완성되었고 유지되어가고 있는지 되돌아볼 기회를 주는 영화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좋을지 생각해 보는 것도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극장에서 보기 힘든 영화다. 아마, 넷플릭스에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디 올드 오크>

부산국제영화제 켄 로치 감독

 

마지막 영화는 켄 로치 감독의 <디 올드 오크>다. <미안해요, 리키>, <나, 다니엘 블레이크> 등 사회 고발 영화를 만든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의 영화는 매우 아프다. 송곳 같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는 앞선 영화들에 비하면 다른 측면에서 노골적이다. 사회 고발을 더 노골적으로 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해결하면 좋을지 켄 로치 감독이 직설적으로 목 놓아 소리친다.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분열 그리고 차별이 어떻게 퍼지는지 그리고 여기에 어떻게 맞서야 할지 영국 북부의 폐광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통해 보여준다. 상징적이고 의미가 다분한 영화지만 전혀 어렵지 않은 영화다. 역시, 극장에 개봉하게 된다면 필견 해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돌아온 명작. <기생충>과 <헤어질 결심>

기생충 마스터톡 - 본인촬영

 

다음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마스터 톡 과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리퀘스트 시네마에 참여한 짧은 후기다. 마스터 톡은 극장에서 ‘줌’으로 봉준호 감독과 <기생충>을 실시간으로 같이 관람하며 진행되었다. 특징은 관객 모두가 설치한 채팅 앱을 통해 실시간 질문을 남기며 봉 감독이 그에 대한 답변 및 영화 뒷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었다. 온 오프라인에서 기생충에 대해 던져져왔던 이야기에 대한 질의와 답변이 오갔다. 
 
그중에서 세 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첫 번째는 문광이 화단 테이블에서 낮잠 자고 있던 연교를 박수 소리로 깨우는 장면이다. 이는 집안 유리창에서 카메라가 그들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연출된다. 이때 문광과 연교는 유리창 이음새를 기준으로 나눠져 위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장면에 대해 박 사장이 자주 언급하는 ‘선을 넘는’ 계급적 상징 의미를 보여준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 봉 감독은 그런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라며, 관객들이 풍성한 해석을 해준 덕에 영화가 더 풍부해졌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연교와 민혁이 불륜(?), 모호한 관계가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선 그런 것을 의도했다고 명확하게 말하진 않았다. 다만, 그런 관계로 보이는 것 같죠. 라는 모호한 답변을 했다. 마지막은 인디언에 관한 것인데, 원주민 인디언과 그들을 몰아낸 세력과 이들 가족, 계급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관객들의 영화적 해석을 통해 기택의 가족들 그렇게 보이는 것처럼...

그 외에도 더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코너링 대사가 나오는 장면에서의 차량 촬영 배경은 CG라고 했다. 다음은 박 사장 집 주방에 배치된 의자 개수는 큰 의미는 없고 테이블 길이를 늘이다 보니 의자를 맞춰서 더 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때 테이블 길이 역시 CG를 사용했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기택의 집이 폭우로 인해 침수된 장면까지 보이는 동네들은 한 군데서 촬영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침수 된 집에서 기우가 수석을 들고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 볼 때는 너무 자연스러워 크게 눈치채지 못했었다. 장면을 다시 보니 무게 나가 보이는 수석이 갑자기 스멀스멀 물 위로 떠오르며 기우가 건진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기우가 수석에 빠져있다는 것을 영화적 허용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돌이 물 위로 떠오르는 장면은 CG가 아니라 봉준호 감독과 스태프이 수조(?) 세트에서 잠수를 하고 직접 들어 올리며 촬영했다고 한다.

 

기생충 마스터톡 - 런던에서 아침으로 에그베네딕트를 먹은 b 봉준호 감독 - 본인 캡쳐

 

봉준호 감독은 자신이 찍은 영화인 기생충을 보면서, 돌로 머리를 찍거나 몸이 칼에 찔리는 모습을 보고 이야기하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꼈는진 모르겠지만. 봉준호 감독은 해당 장면에 관해 이야기를 할 때 다리를 떨어서 그런지 몸이 살짝 떨리는 듯했고, 턱과 입 부분을 자주 감싸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이렇게 자극적인 장면들은 못 찍겠다고 말을 했다. 말 그대로 잔인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봉준호 감독 영화에서의 죽음은 주인공들 간의 단순 갈등이나 복수심으로 터지는 사건이 아니고, 현실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결코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봉 감독 스스로 그렇게 느껴서 불편했던 게 아닐까. 봉준호 감독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감수성 풍부한 사람이 아닌가 싶더라. 마스터 톡 당시에는 런던 호텔에 머물며 미키 17 후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아,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너무 기다려진다. 

   

다음 영화는 이번 부국제 참여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헤어질 결심>이다. 작년 부국제때는 박해일 배우가 왔었지만 소식을 늦게 알아 예매하지 못했다. 이번 <헤어질 결심> 리퀘스트 시네마는 관객 프로그래머가 영화를 정하고 가장 많은 투표를 받은 영화를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정서경 작가와 씨네 플레이 주성철 편집장이 참여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많은 관객들과 같이 헤어질 결심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헤친자들과 같이 본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40분 남짓이라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가진 못했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부분을 남겨보면. 

   

헤결, 미결, 완결하다.

헤어질 결심 관객과의 대화 - 본인촬영

 

정서경 작가는 극중 탕웨이의 고향인 중국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의 중국이 아니라고 했다. 본능과 자연에 좀 더 가까운 장소이며 한국의 관습과 거리가 먼 장소라고 설명했다. 고향의 특징이. 극 중에서 서래가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시각과 다른 질문을 던진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정서경 작가는 "한국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해서 좋아하기를 중단합니까?"라는 질문을 영화를 통해 던지고 싶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질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하고 완벽한 부인이 있는데도 누군가가 자기를 좋아할 때 그것도 금지돼 있나? 한국에서는? 그럼 어디에서는 안 금지되어 있고, 그럼 사랑은 뭘까라는 질문으로 영화를 시작해 보고 싶었다고 한다.

   

탕웨이가 <헤어질 결심>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홍산오가 자살하기 직전 오가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의도치 않게 전한 부분이라 한다. “나 너 땜에 고생깨나 했지만 사실 너 아니었으면 내 인생 공허했다 요렇게 좀 전해 주세요. 안 전해주셔도 되겠네.”라는 부분. 서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탕웨이는 이 장면을 좋아했다고 한다. 물론, 마지막 장면도 좋아한다고 한다. 여담으로, 탕웨이는 프로듀서 일을 시작했고. 헤어질 결심 각본집과 콘티북을 중국에서 출판 등록해 중국인들에게 보여줄 계획이라 한다.

   

이번에 뒤늦게 알게 된 사소한 디테일 하나가 있다. 서래가 해준의 코트를 뒤지며 꺼낸 민트 캔디 케이스 색상을 영화에서 계속 이야기되는 파란색으로도 보였다가 녹색으로도 보이는 것에 맞췄더라. 실제로 보면 파란색도 녹색도 아닌 오묘한 색상이다. 박찬욱 정말 변태가 맞다. 이름은 바클리스 페퍼민트 틴.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니 주최 측에서 굿즈를 나눠줬다. 극 중 실제 사용하는 립밤. 그리고 <헤어질 결심>이 프로그램 상영작으로 선정되었을 때 박찬욱 감독이 남긴 말이 적힌 오리지널 티켓이었다. 거기엔 "여러분이 나하고 같은 종족이란 거, 진작에 알았어요. N 차 관람한다고 했을 때, 한 번은 싫다고."라고 적혀있었다. 깐느 박, 더 좋은 영화 더 많이 빨리 만들어 주면 좋겠다. 기다리기 너무 힘들다.
    

마지막으로 부국제 운영에 대해 안타까움이 있다. 행사 인력 대부분은 자원봉사자다. 계약직 인력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서비스의 퀄리티가 매년 다를 테다. 이런 인사 구조로 30년 가까이 영화제가 이어져 온 것은 기적이다. 그리고 왜 매번 관객과의 대화 GV는 1시간이 채 안 되는지. 최소 1시간은 되어야 영화에 대한 신명나는 이야기를 하고 듣지 않겠나. 아무튼. 여기 끄적인다고 누가 보는 것도 아니니.. 그래도 여전히 다음 부국제에 누가 올까 벌써 기대된다. 내년까지 삶을 지속할 이유가 또 늘었다. 너무 좋다.

 

부산국제영화제

해변의캎흐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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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생생한 경험과 영화제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어질 결심>이 중국에서 정식 개봉될 일은 없겠지만, 탕웨이가 각본집으로나마 중국인들에게 선보인다니 반가운 소식이네요.^^

16:12
23.10.21.
golgo
탕웨이님 인스타에 댓글을 남겼었는데. 현재 노력중! 이라고 답글 받았습니다 껄껄ㅋㅋ
16:41
23.10.21.
2등

언젠가 저도 여유롭게 부산 가서 영화제 즐기고 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16:13
23.10.21.
profile image
부산 영화제에 간 듯한 느낌이었어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18:46
23.10.21.
청년정치백서와
먼지가 되느니 재가 되리 겹치네요.
GV시간은 항상 짧고 아쉽습니다..!
다시 내년을 기약하며!!
19:53
23.10.21.
헷01
청년정치백서에서 배경음악 관련 질문을 던졌었습니다. 껄껄. 내년에 또 가야죠. 감사합니다.
13:53
23.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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