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모드
  • 목록
  • 아래로
  • 위로
  • 댓글 9
  • 쓰기
  • 검색

[만강홍: 사라진 밀서] 장르의 외피를 두른 프로파간다

다솜97 다솜97
2518 7 9

중국 송(宋)말, 금(金)과의 접경 주둔지에서 금의 사신이 칼에 찔린 사체로 발견된다. 주둔지에 머물던 송의 재상 진회는 사신의 몸에서 사라진 금의 밀서를 찾기 위해 사신의 최초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효용병 장대와 근위 부통령 손균에게 범인 색출과 밀서 회수를 지시한다. 주어진 2시진 안에 임무를 완수 못하면 목숨을 부지 못 할 두 사람의 불편한 공조 수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포스터2.jpg

범죄 스릴러로 시작된 <만강홍>은 초중반을 넘어서며 태도를 달리한다. 미스터리 추격극이 밀서를 둘러 싼 주요 인물들간 치열한 이전투구 지략 싸움으로 전환되면서 종종 폭소를 자아내던 풍자 희극은 비분강개 모드로 급변한다. 결국 밀서는 맥거핀에 불과하다.

이 지점에서 장예모는 자신의 2002년 작 '영웅'의 이야기를 되풀이한다. 권력자에게 칼을 겨눈 암살자들의 이야기.

천하라는 명분의 실패(혹은 포기)로 끝난 '영웅'과 달리 정충보국을 내세운 <만강홍>의 암살자들은 자신들의 뜻한 바를 이룬다. 실패와 성공이라는 다른 결말을 갖고 있지만 '영웅'이 말하는 천하와 <만강홍>이 말하는 정충보국은 같은 것이다. 전체주의적 애국사상의 고취, 전형적인 프로파간다다.

1.jpg

4.jpg

1980년대 '붉은 수수밭'으로 헤성같이 등장하여 중국 5세대 전영을 세계 영화의 중심으로 이끌었던 장예모(와 그의 5세대 동료 첸카이거, 텐징징 모두)는 그(들) 영화의 반권력적 태도의 힘을 점차적으로 줄여 가면서 현재의 권력시스템에 복무하는 국가(혹은 산업)의 거장으로 변해갔다. 그나마 장예모의 경우에는 '영웅', '진링의 13소녀', '공작조:현애지상' 같은 프로파간다 블럭버스터 사이 사이 '산시나무 아래에서', '5월의 마중', '원 세컨드' 같은 작품을 알리바이로 남기며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

<만강홍: 사라진 밀서>는 후반부 급발진 모드의 불편함을 감안하더라도 굉장히 잘 만들어진(well-made) 재미있는 장르 영화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빠른 전개로 다소 억지스런 서사를 잘 포장했으며 장예모 영화 특유의 에너지, 활력도 부분적으로 눈에 들어 온다. 현재 중국의 영화산업을 대표하는 스타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한 편이다.

덧> 화려한 색감과 황홀한 미장센을 시그니처로 했던 장예모는 2018년 작 '삼국 무영자' 이후 다시 한번 건조한 무채색을 선택했다.

다솜97 다솜97
28 Lv. 96371/100000P

불타는 20대를 훌쩍 넘기고

어느날 귀로에 선 사십대 남자 사람.

영화, 만화 무진장 좋아합니다 ^^

 

신고공유스크랩

추천인 7


  • 알럽커피

  • 옥수동돌담길
  • 카란
    카란
  • 마이네임
    마이네임

  • 이상건
  • Robo_cop
    Robo_cop
  • golgo
    golgo

댓글 9

댓글 쓰기
추천+댓글을 달면 포인트가 더 올라갑니다
정치,종교 관련 언급 절대 금지입니다
상대방의 의견에 반박, 비아냥, 조롱 금지입니다
영화는 개인의 취향이니, 상대방의 취향을 존중하세요
자세한 익무 규칙은 여길 클릭하세요
profile image 1등
영웅은 그래도 민중을 위해 칼자루를 휘두르라는 당부라도 담았지만, 이 영화는 그저 국가를 위해 헌신, 희생하라는 매시지인 것 같아요.
16:42
23.10.09.
profile image
공산당원 선전용으로 전략한...
(중뽕 가득한 영화만 만들어내는.)
18:57
23.10.09.
profile image
예고편은 정말 기대감이 큰데 후반부가 아쉬운 모양이네요ㅠ
19:49
23.10.09.
쓰는글 읽고 극장에서 보고싶은데
근처 극장에 시간대가 많지않네요

너무 한국영화와 영미권 영화만 요즘 보고있어서
중국영화를 오랜만에 보는거같습니다
04:45
23.10.1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에디터 모드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댓글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공유

퍼머링크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파문]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6 익무노예 익무노예 9시간 전11:36 868
공지 [데드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 파트1] 시사회에 초... 18 익무노예 익무노예 4일 전20:03 2959
HOT '오징어게임' 시즌2 보기전 시즌1 에 대해 알아야... 2 NeoSun NeoSun 3시간 전17:53 966
HOT 고천락, 임가동 주연 <악행지외> 1월 11일 중국에서 ... 1 손별이 손별이 4분 전21:26 19
HOT 제가 재미있게 본 팬 무비 2개 1 기다리는자 10분 전21:20 48
HOT 일본 주말 박스오피스 TOP 10 (12/20~12/22) 1 카란 카란 26분 전21:04 91
HOT 1933년 소설 '나이트버스' 실사판 '어느날 ...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34분 전20:56 80
HOT 서극 감독 무협영화 <사조영웅전: 협지대자> 첫번째 ... 2 손별이 손별이 43분 전20:47 161
HOT 왓이프 시즌3 에피소드 1,2 리뷰(스포) 기다리는자 1시간 전20:18 182
HOT 힐링영화 대가족 ~! 노스탤지아 1시간 전20:04 122
HOT 호소다 마모루 감독 신작 <끝없는 스칼렛> 2025년 겨... 2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19:52 487
HOT <타코피의 원죄> PV 공개 4 션2022 3시간 전18:23 394
HOT (약스포) 바운티호의 반란을 보고 2 스콜세지 스콜세지 3시간 전17:48 287
HOT 실사영화 "최애의 아이" 흥행실패 (일본) 5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5:55 2107
HOT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우리들의 공룡일기> 후기 3 뚠뚠는개미 5시간 전15:53 335
HOT KBS2 '스즈메의 문단속' 더빙판 방영 예정 7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5:50 1083
HOT 오징어게임2 월드프리미어 기념품들 2 전단메니아 전단메니아 5시간 전15:31 1109
HOT 정우, [바람] 후속편으로 감독 데뷔 5 시작 시작 6시간 전15:18 2193
HOT '서브스턴스' 국내 블루레이 출시 예정 5 golgo golgo 6시간 전15:08 1109
HOT 제임스 건, '수퍼맨' 제작비 3억6천3백만달러 소... 3 NeoSun NeoSun 6시간 전14:38 1539
HOT <우리가 끝이야> 원작자 콜린 후버, 블레이크 라이블... 3 카란 카란 7시간 전14:04 667
HOT 태국 방콕의 '오징어 게임' 수상쇼 1 golgo golgo 8시간 전13:25 866
1161590
image
손별이 손별이 4분 전21:26 19
1161589
normal
기다리는자 10분 전21:20 48
1161588
image
카란 카란 21분 전21:09 178
1161587
normal
Sonatine Sonatine 23분 전21:07 71
1161586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25분 전21:05 95
1161585
image
카란 카란 26분 전21:04 91
1161584
image
Sonatine Sonatine 32분 전20:58 128
1161583
image
그레이트박 그레이트박 34분 전20:56 80
1161582
image
손별이 손별이 43분 전20:47 161
1161581
normal
기다리는자 1시간 전20:18 182
1161580
normal
노스탤지아 1시간 전20:04 122
1161579
image
중복걸리려나 1시간 전19:52 487
1161578
normal
totalrecall 2시간 전19:15 389
1161577
normal
미라이 2시간 전19:14 127
1161576
image
소설가 소설가 2시간 전19:08 160
1161575
normal
션2022 3시간 전18:23 394
1161574
image
e260 e260 3시간 전18:22 254
1161573
image
e260 e260 3시간 전18:21 319
1161572
image
e260 e260 3시간 전18:21 266
1161571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53 966
1161570
image
스콜세지 스콜세지 3시간 전17:48 287
1161569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45 735
1161568
image
NeoSun NeoSun 3시간 전17:39 243
1161567
normal
Sonatine Sonatine 4시간 전17:29 151
1161566
image
소금빵떡 4시간 전17:26 544
1161565
normal
하늘위로 4시간 전17:15 800
1161564
normal
무비티켓 4시간 전16:46 445
1161563
normal
하늘위로 4시간 전16:37 348
1161562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6:21 461
1161561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6:08 537
1161560
image
NeoSun NeoSun 5시간 전16:00 383
1161559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5:55 2107
1161558
image
뚠뚠는개미 5시간 전15:53 335
1161557
image
호러블맨 호러블맨 5시간 전15:50 1083
1161556
normal
RandyCunningham RandyCunningham 5시간 전15:49 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