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빌론' 주인공들에 영향을 준 실존 인물들
영화 관람 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아서, Collider.com에 올라온 글을 요약해봤습니다.
원문은 아래예요.
https://collider.com/babylon-true-story/
요 내용들하고,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1952)를 미리 봐두고서, <바빌론> 관람한다면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브래드 피트 캐릭터의 모델은 존 길버트
존 길버트는 무성영화 시대에 가장 성공적인 배우 중 하나였지만, 유성영화가 인기를 끌면서 경력이 완전히 붕괴됐다. <The Big Parade> <Flesh and the Devil> 같은 로맨스 영화들로 “위대한 연인”이라는 명성을 얻은 길버트는 무성영화 연기의 대가였고, 얼굴과 몸짓만으로 강렬한 연기를 관객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유성영화의 출연으로 새로운 종류의 연기가 필요했고, 길버트의 딱딱한 대사 전달과 경직된 몸가짐이 새로운 영화 제작 시대에는 맞지 않다는 게 분명해졌다.
한편 길버트의 몰락에는 배우로서의 한계뿐만 아니라 그의 사생활과 스튜디오 측과의 내부 갈등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12년 동안에 4번이나 결혼했고(그레타 가르보, 마를레네 디트리히 같은 유명 여배우들과도 자주 관계를 맺었다.), 알코올 중독으로도 악명이 높았으며, 함께 일하기 까다롭다는 평판도 있어서 프로듀서들이 그를 고용하길 꺼리게 했다. 게다가 루이스 B. 메이어(MGM 영화사의 수장)와 갈등이 있다는 소문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메이어가 말썽 많은 배우를 상대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엉망인 대본을 길버트에게 주어서 그의 경력을 방해했다는 주장이 오랫동안 제기되었다.
1928년 길버트는 MGM과 계약하고 영화 1편당 25만 달러(현재 가치로 430만 달러)를 받았다. 1933년 그 계약이 만료됐을 때 길버트의 경력은 끝장이 났다. 말년에는 술독에 빠져 살았고 1936년, 38세의 나이에 비극적으로 사망했다.
마고 로비의 캐릭터 모델은 클라라 보에 가깝다.
명확한 모델이 존재하는 브래드 피트의 캐릭터와 다르게, 마고 로비가 연기한 ‘넬리 라로이’는 여러 실존 인물의 요소를 짜깁기한 것에 가깝다. 제작 초기에 엠마 스톤이 출연할 뻔했을 때는 클라라 보와 상당히 유사한 캐릭터였지만, 마고 로비로 새로 캐스팅해 촬영이 시작될 때는 더 허구적인 캐릭터로 재창조됐다. 그럼에도 라로이 캐릭터에서 보의 존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성적 학대를 일삼은 아버지와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보는, 16살의 어린 나이에 잡지 모델 선발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연예계에 뛰어들었고, 불과 몇 년 만에 그 시대의 상징적인 영화들에서 주연을 맡았다(특히 첫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윙스>(1927)).
노동자 계급 출신이라는 배경과 자유분방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었고, 섹스어필과 이웃집 소녀 같은 친근한 매력의 조화는 한 세기 동안 앞서가는 여성들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한 “잇 걸(The It Girl)”이라는 탐나는 별명도 얻었다(1927년에 보가 주연을 맡은 영화 <It>에서 유래). 광란의 1920년대를 그대로 체현한 듯한 사치스러운 생활방식도 그녀의 인기를 더욱 높여주기만 했다.
불행히도 그것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 화려하기만 했던 1920년대에 그토록 매력적이던 것이, 1930년대에 대공황이 미국을 뒤덮으면서부터는 대단히 안 매력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보의 엘리트적인 이미지는 언론의 쉬운 표적이 되었다. 보는 다른 대부분의 배우들보다는 유성 영화에 쉽게 적응했고 <The Wild Party> <Dangerous Curves> 같은 출연작들의 흥행은 그녀가 여전히 열성 팬층을 갖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녀가 무성영화 시절에 더 잘나갔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더 진지한 배우로서 이미지를 바꾸려 했던 보의 시도는 실패했고, 할리우드에서 완전히 몰락하기 전에 그녀는 1933년 남편이자 동료 배우였던 렉스 벨과 함께 살기 위해 은퇴했다. 그녀의 마지막 수십 년은 그녀의 어머니처럼 신체적, 정신적 질병에 시달렸고, 1965년 60세의 나이에 사망할 때까지 “잇 걸”로 불렸지만, 그녀는 그 말을 입에 담길 꺼릴 정도로 수치스러워했다.
마고 로비 캐릭터에 영향을 준 다른 인물들
마고 로비의 캐릭터 넬리 라로이에게서 클라라 보의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그렇다고 캐릭터가 그대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알마 루벤스(Alma Rubens)와 잔느 이글스(Jeanne Eagels)도 영향을 준 캐릭터인데, 둘 다 1920년대에 성공적인 연기자였지만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할리우드가 완전히 전환되기도 전에 심각한 약물 중독으로 파멸했다.
또 영향을 준 다른 인물 조앤 크로포드는 유성영화 시대에 유명해진 배우여서 다른 사례들과는 다르지만, 그녀만의 독특한 아메리칸 플래퍼(일반적인 사회적, 성적 규범을 무시한 젊은 여성들의 하위문화) 이미지는 그녀를 할리우드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로 만들었고, <바빌론> 속 넬리 라로이의 캐릭터에도 영향을 주었다.
<바빌론>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들
<바빌론>의 핵심 인물들은 허구지만, 모든 캐릭터가 그렇지는 않다.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맥스 밍겔라가 연기한 ‘어빙 탈버그’다. 탈버그는 클래식 할리우드 시대에 가장 성공적인 스튜디오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신중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걸 입증한 MGM의 제작 책임자였다. 탈버그는 영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이었고, 예술과 상업성 사이의 꼭 필요한 중간 지점을 찾아낸 그의 혁신적인 작품들은 소수의 프로듀서들만이 가능한 표준을 세웠다. 탈버그는 또한 할리우드의 가장 상징적인 스타들을 위한 스크린 속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존 길버트, 조앤 크로포드 같은 실존 인물들의 이미지가 <바빌론>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점을 고려하면, 감독 데이미언 셔젤이 탈버그의 중요성을 예리하게 인식했음이 분명하다.
그 외에 다른 실존 인물로 신문 재벌 윌리엄 랜돌프 허스트와 그의 정부 매리언 데이비스가 등장한다(둘 다 영화 <시민 케인>에 큰 영감을 주었다.). 하지만 셔젤은 <바빌론>에서 그 둘의 존재가 크게 부각되지 않도록 카메오 정도로만 다뤘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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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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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상업성 사이의 중간 지점, 이를 잘 찾아낸 맥스 밍겔라. 기억하고 싶네요.
맥스 밍겔라가 또 유명 감독이었던 안소니 밍겔라의 아들이라서 일부러 캐스팅된 것 같아요.
상당히 괜찮을 것 같은 시대물로...
바빌론 볼때 도움이 되겠어요😊
좋은 글 송유 감사합니당!!!
포인트 올리느라 익무질
헐리우드의 변천사를 어느정도는 알고가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