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페이즈4에 대한 작품별 간단 코멘트와 개인적인 생각(스포일러)
<블랙펜서: 와칸다 포에버>로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후 벌어졌던 하나의 서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3년이 넘는 장정을 마무리했군요.
페이즈4 목록을 보면,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 <블랙 위도우> <왓 이프...?> <샹치: 텐 링즈의 전설> <이터널스> <호크아이> <문 나이트>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미즈 마블> <토르: 러브 앤 썬더> <나는 그루트다> <변호사 쉬 헐크>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그리고 대망의 <블랙펜서: 와칸다 포에버>네요.
(개인적으로도 (어제 개봉한 와칸다 포에버를 빼면)한 번만 본 MCU 작품은 없습니다. 몇몇 작품은 100번 이상 봤습니다. 그러나 페이즈4만 아우르면 페이즈 전체로 볼 때 가장 적은 수로 스트리밍했습니다.)
엔드게임 개봉이 2019년 4월24일이었네요. 2019년 12월 초에 코로나19가 시작되었으니, 어떻게 보자면 2019년을 잘 마무리한 페이즈3의 행보였습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 3년이 넘는 시간에 영화계 지형도 많이 바뀌었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역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다고 하겠습니다.
어제 극장에서, 정말 오랜만에 사모님과 함께 영화를 봤더랍니다. 평일 낮 시간에 절반쯤 자리가 찬 극장에는,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앉아 있었답니다. 감회가 참 새로웠습니다. MCU가 얼마나 일상에 침투했는지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지평이기도 하겠고, 영화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모습이기도 하겠지요. (일단 헐크 단독 영화는 제쳐두고)2008년 아이언맨으로 촉발한 폭발적인 인기가 여전하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습니다.
약 3년 6개월 정도, 페이즈4가 마무리되었다고 하니, 영화팬으로 나름 감회가 남다릅니다. 제가 살아가며 감상한 영화의 특정 플롯 한 꼭지가 마무리되는 느낌이라고 하면 지나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저는 마블에 대한 전문적인 평을 하는 사람은 아니기에, 특정 부분이나 캐릭터에 대한 평가보다는 영화 전반 그리고 제가 감상한 그대로, 또 시간이 지나 페이즈4 각 시리즈나 드라마에 대해 느끼는 바를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완다비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유이한 커플 캐릭터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아 깨져버린 헐크와 나타샤도!) 아이언맨 토니와 페퍼의 부부가 슈퍼히어로로 전형적이고 아름다운 부부였다면 완다와 비전은, 비극적이고 조금은 상식바깥의 부부이자 커플이라고 여겨집니다. 다만 후일 닥터스트레인지에 등장한 완다의 모습에서도 나타나듯이 완다는, 자신과 관계된 모든 이들이 죽거나 극히 좋지 않은 결말에 내몰리는 MCU 사상 가장 비극적인 캐릭터라고 하겠습니다.
그 비극을 더욱 비극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 드라마가 바로 완다비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여러 포석이 있기는 했지요. 마법 세계를 알린다, 완다의 능력치를 확장한다, 캡틴 마블에 이어질 캐릭터 밑밥을 깐다 등등.
완다와 비전의 시트콤 형태인 부부 모습을 본다는 소소한 만족감으로 마무리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일이 벌어져버린,
완다비전은 비극의 카니발!
어쨌든 MCU에서 마법 확장을 통해 당위성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나쁘지 않았습니다. MCU에 관한 재미도 분명했고, 깨알 같은 시트콤 재미 역시 색달랐습니다.
2. 팔콘과 윈터솔져
이 서사를 좀 더 공들여서 윈터솔져 같은 솔로 무비로 나왔더라면 어땠을까, 계속해서 곱씹게 되는 시리즈였습니다. 스포일러입니다만, 팔콘이 캡틴 아메리카가 되는 과정에 대한 당위성을 그렸습니다. 그러했기에 저는 계속해서 곱씹게 되었던 듯합니다. MCU 내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가지는 위상이랄까, 한 편의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라 MCU 전체 플롯에 캡틴 아메리카가 가진 지분을 생각해 보면 디즈니 플러스에 가입한 사람만 볼 수 있는 시리즈가 아니라 영화로 대대적 홍보가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물론 디즈니 정도 되니, 볼 사람만 봐, 하는 배짱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캡틴의 위상과 이를 이용하는 미국 정부, 보다 못해 나서는 팔콘과 윈터솔져의 모습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나 너무나 당연한 걸 너무나 당연하게 풀다 보니 재미는 좀, 쩌어기 아오지탄광쯤에 출장 보낸 걸로. 그러며 이런 생각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게 하더군요. 드라마로 나름 외연 축소를 했던 점까지 보자면,
팔콘과 윈터솔져, 캡틴은 언제나 교체 가능하다!
굳이 시즌2는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은.
3. 로키
MCU에서 공개된 시리즈 중 가장 문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완다비전만 보고도 이거 문젠데, 싶었던 상황을 가뿐히 뛰어 넘는 시리즈!
이 시리즈는 꼭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완다비전이 마법 세계를 소개해 (외연의 확장이 아닌) 디테일의 확장을 꾀했다면, 로키야말로 MCU 전체의 명운을 가를지도 모르는 대단한 외연적인 확장을 해버립니다. 로키를 본 소감은 상투적이지만 직관적인,
로키, 미친 거 아냐?!
너야말로 시즌2는 반드시 나와야겠다, 싶었답니다. 이렇게 펼쳐놓은 그리고 이렇게 끝내버린 시리즈를 보며 어디서 많이 봤다 싶은 기시감도 들더군요. 일반적인 로스트 류의 미드들. 떡밥 잔뜩 뿌려놓고 감질나게 끝나버리는 수퍼내추럴 미스터리 형태의 미드들.
그러나 반드시 이 미드들이 좋은 결말로 마치지는 않았다는 교훈을 새겼으면 합니다. 심지어 미드의 대명사였던 로스트조차 결말은 흠, 동의하기 어려웠다는 사실.
용두사미 절대 안 된다, 로키 너만은.
4. 블랙위도우
어벤져스에서 블랙위도우와 호크아이가 나눈 대화 중에, 부다페스트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가 되었습니다. 블랙위도우에서 이 영화를 보는 것 이상으로 부다페스트에 대한 이야기가 다루어질까 많이들 기대했더랬죠.
블랙 위도우에 대해 좋게 평가하는 분들도 많습니다마는, 저는 MCU의 혹 같았습니다. 굳이 없어도 되는, 그래서 떼 내도 별로 티 나지 않는. 아마도 블랙위도우가 개봉했던 때까지는, 가장 흥미롭지 않은 단독영화였습니다.
블랙위도우, 스칼렛 요한슨에 대한 퇴직금?!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비롯해 웬만한 마블 단독 영화를 백 번 이상 가볍게 봤지만, 블랙 위도우는 채 5번이 되지 않는 듯합니다.(아님 10번 이내, 쓰다 보니 다시 봐야겠다 싶어지기는 하네요)
이미 시기를 놓쳐버린, 뭐랄까, 공무도하가 같은?
5. 왓 이프...?
마블이 디즈니플러스에서 어떻게 기능해야 하는지를 정말 멋진 방식으로 보여준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물론 반드시 이러한 바탕에는 만화가 가진 자유로움이 분명 존재합니다. MCU를 이끌며 서사를 하나의 플롯으로 기능하게 만들어가며 한치의 오차나 오류도 허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다다라가며 이제 유기적이기보다 굳어져가는 MCU를 뒤집어놓지 않았나 싶었던.
어차피 만화책 즉 코믹스에서 파생한 히어로들인데 실사면 어떻고 애니면 어떻습니까!
왓 이프...? 응, 왓 이프...!
이런 시리즈는 언제나, 대환영입니다. 특히 애니에서 뿌린 몇몇 장면이 실사로 등장해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은 그것 그대로 재미가 되겠지요. 캡틴 카터처럼.
6. 샹치: 텐 링즈의 전설
용이 나타나기 전과, 용이 나타난 이후 서사가 완전히 괴리되어 분리되는 희한한 영화였습니다. 실컷 아버지를 좇아 텐 링즈의 비밀과 마치 무릉도원 같던 세계까지 멋지게 구현해 놓고, 피아식별이 불가할 정도의 상황으로 영화가 마무리되는 조금은 괴작이었던 영화.
아마도 가장 호기롭게 페이즈4에서 소개한 인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MCU가 진행되는 내내 텐 링즈에 대한 떡밥이야 없지는 않았으나 샹치는 그야말로, 뜬금포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소회는 이랬답니다.
샹치, 특정 국가에 대한 디즈니의 조공?
어디라고 말하지는 않겠으나 어쨌든 제 상상은 대 실패로 끝났습니다. 마블이 가진 기대치에 따라오는 흥행으로 영화의 완성도나 성취도 등을 비례해 평가할 수는 절대!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블랙 위도우를 넘어서는 실망을 맛본 영화였습니다.
7. 이터널스
샹치와 이터널스 사이에 안정적인 영화 하나가 들어갔더라면, 또 그 영화가 브릿지 역할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두고 두고 생각하게 합니다. 두 영화 사이에 토르나 스파이더맨 같은 안정적인 판 하나를 깔고 연계도 좀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다시 봐도 남네요.
긴 서사와 많은 캐릭터를 한꺼번에 소개하는,
이터널스라는 "미션 임파서블"을 "특출하고 경이로운" 중국계 감독인 클로이 자오에게 내던져버린 "디즈니의 무책임한 영화"
호불호가 그야말로 거세게 갈릴 게 보자마자 뻔했던 영화였습니다. 페이즈4 자체가 곤고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이터널스를 소개할 필요가 있었나 싶어요.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몰랐어도 그만, 알았어도 그만이라, MCU 전체에 이터널스에 관한 밑밥을 조금 더 뿌리고 난 뒤 페이즈4 마지막이나 페이즈5 시작을 이터널스로 했다면 어땠을까, 뭐 이런 상상을 하게 되더군요. 역시나 이 영화로 인해 MCU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가, 하는 의구심도 떠올랐고요. 저를 비롯한 많은 이들에게 "왜?"라는 의문을 주지 않았을까. 그러나 <로키>에서 소개된 정복자 캉에 대한 서사를 끌어내고 토르에서 소개된 신들과 함께 데비안츠까지 다다르려면 어쩔 수 없나, 하는 생각도 하게는 됩니다.
8. 호크아이
페이즈3까지 다다르며 퇴장하거나 사망한 히어로에 더해, 샹치가 향후 페이즈를 이끌어갈 캐릭터로 야심차게 소개되었다면, 호크아이는 세대 교체를 알린 시리즈였습니다. 십대 호크아이를 소개하는 만큼 그 나이대 정서를 반영하려고 노력한 것은 당연하겠지만 시리즈 전체가 산만하다는 단점 역시 분명했습니다. 특히 호크아이와 비숍의 케미스트리가 그리 멋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며 이런 생각도 듭니다. 위치추적기를 부착했던 호크아이와 딸의 엔드게임 도입부는 소모되고 마는가!
시리즈를 다 보고 이런 생각이 듭니다.
호크아이, 세대 교체로 비숍이 대체하듯 비숍 역시 언제나 대체 할 수 있을 듯!
시리즈 전체로 보자면,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었습니다. MCU 전체 서사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했고요. 최악인가, 했던 MCU시리즈였습니다. 물론 이 뒤로 두 개의 최악 복병이 나타날 줄은 몰랐습니다만.
9. 문나이트
앞서도 언급했습니다만, 제가 전문적인 마블 리뷰어는 아닌지라, 문나이트가 얼마나 인기 있는 캐릭터인지는 모릅니다. 결론만 먼저 말씀드리면,
문나이트,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는" MCU에 소개되는 첫 번째 "로컬" 히어로!
아무리 후하게 써도 저 정도이네요.
아직도 MCU내에 문나이트가 편입된다는 이야기가 없는 것을 보면, 이대로 버려지는 게 아닌가 싶은 히어로입니다. 뭐, 알아서들 잘 하시겠지만 이 캐릭터가 가진 특징인 다중인격만큼이나 혼란스러웠던 드라마였습니다. 재미의 문제가 아니라.
왜, 굳이, 이 시점에, 그 시점으로, 뭐 하러.
10. 닥터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와, 무려 6년 만에 나타난 후속작입니다. 2016년 닥터스트레인지 첫 번째 개봉 이후 2022년이 되어서야 나타난 두 번째 망토. 다소나마 영화 개봉이 지난 현재에 보자면, 완다비전의 안타까운 스토리만 되새김질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결론도 이렇게 써버리게 되네요!
닥터스트레인지여, 완다에게 행복을 선물할 마법은 없었는가!
완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닥터 스트레인지 역시 꽤나 불행한 히어로라는 게 영화 내내 나타납니다. 이건 멀티버스를 가리지 않고, 무참히 사랑에 실패한 남자로 나와 버려서. 저 정도 매력남(남자가 보기에는 그렇습니다만)이 어디에 있다고.
샘 레이미라는 컬트적인 감독을 기용한 효과는 분명했지만 그로 인해 너무 안정지향주의적인 닥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끝나지 않았나 싶던 생각을, 쿠키가 뙇!
쿠키가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영화를 평하자면, 완성형 감독을 통해 안정적인 서사로 망가져가는 페이즈4에 희망을 준 영화, 였습니다.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등장 이후 지금껏 그랬듯이 힘든 역할을 맡아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은 덤으로.
닥터 스트레인지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11. 미즈 마블
MCU전체를 통틀어 가장 실망한 시리즈였습니다. 캐릭터면 캐릭터, 재미면 재미, MCU 전체 플롯에서의 이질감 등, 저는 장점을 도무지 찾지 못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쿠키랄까. 그것마저 억지스러워서.
MCU가, 즉 마블이 고전하는 몇몇 지역이 있을 겁니다. 아쉽지만 한줄평도 이렇게 되네요.
미즈마블, 특정 종교에 대한 마블과 디즈니의 조공
미즈 마블은 이상 끝!
12. 토르: 러브 앤 썬더
아, 지금껏 쌓아왔던 토르에 대한 무엇보다 아니 특히 라그나로크로 더해졌던 기대와 신비감을 희한한 방식으로 무너뜨린 "괴작"이었습니다. 물론 재미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었어요. 분명 MCU에서 토르가 쌓아왔던 캐릭터성이 분명하기에, 이를 보는 재미는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토르: 러브 앤 썬더> 영화 전반에 걸쳐 토르가 하는 기이한 행동이나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하나의 유기적인 플롯으로 서사를 이끌어간다기보다는, 특정 장면과 이벤트로 서사를 끼워맞추는 듯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되죠. 라그나로크와 조조래빗의 그 감독, 맞는 거야?
토르: 러브 앤 썬더? 감독에게 먼저 썬더를, 러브는 그 뒤에
조금 억울하게 퇴장했던 나탈리 포트만은 마이티 토르로 매력 쩔었습니다. 그리고 고르는, 혼자 너무 연기에 심취해서 따로 놀았습니다만 역시 매력 쩔었고요. 철무지마냥 나대는 토르만 이상했던 "토르 영화에 토르가 빠진 듯한".
그래도 기다립니다. 닥터와 함께 토르가 MCU를 이끌어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또 바라지요. 이왕이면 멋지게 좀 하라고.
13. 나는 그루트다
절대! 피규어를 사모으게 하지 않는 저희 가정에서!!! 피규어를 샀던 단 하나의 MCU 캐릭터입니다.
베이비 그루트의 초초 귀여움은, 따라올 자 없으리!
다 보고 이러죠. MCU가 진행된 지 어언 14년. 그때 7살도 이제 21살이 되었으니.
새로운 7살을 위해, 베이비 그루트 투입. 어디부터? 아이들이 잘 보는 디즈니 플러스부터.
14. 변호사 쉬 헐크
컨셉 확실하고 재미 확실한 페이즈4 최고의 씬 스틸러였습니다. 로키 없었다면 페이즈4 최고의 드라마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소위 코지 미스터리, 라는 명확한 컨셉을 잡고 절대 그 선을 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거대한 빌런의 등장이나 폭발적인 서사의 확장은 없습니다. 과거로 치자면 <제시카의 추리극장>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그 컨셉을 히어로물에 가져오지 않았나.
쉬 헐크는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 특히 대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여성에게 핵공감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변호사 쉬 헐크, 대도시에서 나를 잊은 채 살아가는 현대 여성의 변호인
급작스럽게 히어로가 된 제니퍼 월터스가 히어로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유쾌하게 담았습니다. 언제 어느 때 팝콘 통을 들고 봐도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는 드라마였습니다. 곧 멋지게 영화에서 등장하는 모습도 기대하게 합니다. 더해서 데어 데블의 모습도 귀여웠습니다. 인간적이었고요. 두 사람의 케미가 앞으로 기대됩니다.
시즌2! 기대해요.
15.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이거 뭐죠? 설명 좀 멋드러지게 해 주실 분?
왜 이 시점에 얘가 나타난 거죠?
복고풍에 흑백 질감, 더해서 스페셜 프리젠테이션이라는 부제까지. 무언가 작정하고 단단히 힘을 준 느낌이 납니다. 비록 히어로라 말하기는 힘들어도 지구에 존재할지 모를 아니 어쩌면 존재하고 있을 영역에 대한 멋진 소개가 아니었나 싶어요.
웨어울프 바이 나이트, MCU를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 흑백 웨어울프 갈라쇼!
아예 마음 내려놓고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이 시리즈가 MCU에 편입을 하건 말건 그건 차후에 보면 되겠죠. 스페셜 프리젠테이션이니, 그것처럼 스페셜 프리젠테이션을 대하는 마음으로만 보면 되지 않을까.
물론 이런 생각은 합니다.
야, 마블. 너네 어디까지 하려고?
16. 블랙펜서: 와칸다 포에버
영화 보자마자 6:4 내지 7:3 정도로 호불호가 갈릴 거라는 예상부터 들더군요. 가장 이입하기 어려운 것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아이언하트에 할애한 러닝타임이겠지요. 이런 방식으로 소개한 캐릭터가 따지고 보면 마블 내에서도 한둘이 아니었던 점은 다들 아십 겁니다. 이터널스 마지막 쿠키에 등장하는 블레이드도 그렇죠. 굳이 왜, 하는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듯해요.
블랙펜서 1편에서 트찰라(티찰라?) 즉 흑인 남성의 제왕기에 (대입이 아닌)대위할 흑인 여성 블랙펜서의 성장기로 손색이 없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거 빼면요. 음악이나 의상 등에서 충분히 오스카 노미 관련 운동이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요.(작품상은 헤어질 결심에게로!)
아이언 하트를 빼고, 오롯이 블랙펜서와 슈리의 성장기에만 초점을 맞추었더라면 약간 산만하게 집중이 깨지는 부분은 덜하지 않았을까. 채드윅 보스만의 빈자리를 메우기에도 힘든 판에 쓸데없이 많은 판을 벌리지 말았더라면, 싶었던.
블랙펜서: 와칸다 포에버, 블랙펜서 슈리의 완벽한 성장기. 아, 아이언하트 말고.
네이머, 멋졌습니다. 선도 악도 아닌 이방의 존재로 (말장난 같지만)존재감도 대단했습니다. 마블 캐릭터 중 가장 오래된 캐릭터, 라는 기사는 계속해서 떠도는군요. Namor, 라는 이름은 거꾸로 하면 Roman이 됩니다. 역시 말장난 같지만. 딱히 인기는 많지 않았던 히어로라고 하는데 <아쿠아맨>의 대항마로 뽑아든 거 아닐까 싶어요. DC에서 워낙에 아니 근 10년으로 치면 그나마 박스오피스에서 성공한 캐릭터라. 그런 탓인지 불안감도 들어요. 이미 우주에 마법세계까지, 그뿐 아니라 멀티버스에 시간여행까지 확장한 MCU에서 굳이 바다?
뒤집어 네이머가 앞으로 마블에서 계속 존재하겠지만 기능성 면에서는 의문이 들어요.
번외.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
재미와 이벤트 성에 한해서만은, MCU전체에서 최고급이었습니다. 특히 이벤트적인 부분에서는 단연코 MCU 탑! 물론 언제인가 캡틴과 아이언맨이 등장한다면 이길지도요.
눈물 촉촉 몽글몽글해졌던 영화였고, 2002년 개봉했던(물론 제가 본 스파이더맨은 훨씬 더 거슬러 올라갑니다만) 토비의 스파이더맨에서 20년이 지난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을 동창회하듯이 아우르는 장면에서는, 세월마저 스쳐 가며 (상투적입니다만) 감회가 새로웠던 영화였습니다.
다들 벅차지 않으셨어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스파이더맨 특유의 대사가 읊어질 때.
역시나 그러한 이유로 플롯 전체를 아우르지만 조금 무리수가 있고, 땜빵질이 없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마블의 영화라면, N차 언제든 준비하고 기다립니다.
스파이더맨: 노웨이홈, 큰 영화에는 큰 배우와 캐릭터가 따르는 법, 큰 책임 역시!
총평
페이즈4 전체를 아우르자면, 코로나19가 만든 겪어보지 못했던 세계적 환난과 더불어 OTT의 대세라는 새로운 지형에 변화해가는 사가였다고 하겠습니다. 그렇다고는 하나 전체적인 완성도나 성취도, 균질성과 재미 등을 두루두루 따져 보면 그 극간이 너무 커서 지금껏 진행된 페이즈1-4 중 가장 처참했던 페이즈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아니 어느 캐릭터조차도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대체해내지 못했다는 점은 페이즈4 전체의 패착이었습니다. 기존 캐릭터인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토르조차도 이 빈자리를 메우기는 어려웠습니다. 페이즈에 넣어야 하는 스파이더맨조차도, 향후 소니에 완전히 귀속되어 단독 히어로로 활동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여러 번 언급했던 바입니다. 왜냐, 완전히 잊혀졌으니까요. 마블 세계 속 모든 사람에게서요.
짧게 쓰려던 글인데 정말 길어져버렸네요.
어쨌든 페이즈5 시작에 앞서, 페이즈4는 마블 전체의 반면교사와 통과의례가 되기를 바랍니다. 얼마나 많은 팬이 이탈했을지 또는 팬심이 식었을지 느껴지는 페이즈였거든요.
페이즈4 총평을 한줄로 적으면 이래요.
급진적이고 충동적인 확장은 DC에나 있는 줄 알았지, 마블에조차 있을 줄이야!!!
어제 극장 모습에서 감탄한 건 분명했습니다. 평일 낮인데도 남과 여, 노와 소를 가리지 않고 자리에 찼던 관객을 보며 MCU가 영화를 너머 얼마나 깊이 생활에까지 침투했는지 느낄 수 있는 단면이었습니다. 그러나 14년 걸려 해낸 일이라도 단번에 돌아서는 게 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영화계에서 삽질은 무덤에서나 하는 거라, 마블이 삽질을 계속하는 순간 무덤이 될지도요.
길게도 썼습니다만!
페이즈5의 히어로를 기다립니다. 잘 만들어주세요.
추천인 7
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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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마블의 히어로를 기다리며 지내겠네요. 다음은 앤트맨인가요...
페이즈4가 끝났다고 하니 소소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여러 모로 아쉬웠습니다.
일단 이터널스에서 흑기사(에보니 블레이드)와 뱀파이어 사냥꾼 블레이드가 나왔기도 하고, 추후 블레이드도 단독 영화가 나올거니까요.
세계관을 약하게 연계시키면서 이어갈 것으로 보여집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시리즈가 진행되기를 바란답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좋은 밤 되십시오.
로키 시즌2 정말 기다려집니다.
스파이더맨은 mcu와는 동떨어진 스파이더맨cu 마무리 같더라고요. 순위에 포함시키기 애매한...
마즈마블 호크아이는 안 봤는데 미즈마블은 진짜 별론가 보네요. 논란 많았던 쉬헐크는 한번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