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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에미상 수상에 일본도 분발하자는 일본 칼럼

golgo golgo
10457 10 12

미국에서 할리우드 소식 전하는 일본인 사루와타리 유키 기자의 칼럼입니다.

내용이 좋은 것 같아서 옮겨봤어요.

토요케이자이 신문 온라인판에 공개됐고요. 원문은 아래입니다.

https://toyokeizai.net/articles/-/618221

 

toyokeizai_20220915_618221_0.jpg

 

'오징어 게임' 에미상으로 보는 아시아 작품의 가능성
순수하게 작품으로 승부하는 시대, 뒤늦은 일본에도 만회할 길이


한국이 할리우드에서 점점 위상을 높이고 있다. 2년 전에는 <기생충>이 외국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며 역사를 바꿨는데, 이번에는 <오징어 게임>이 프라임타임 에미상 남우주연상과 각본상(둘 다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수상한 것이다. 외국어 작품이, 그것도 토종 한국인이 그 상들을 수상한 건 사상 최초의 일이다.


이 수상은 빅 뉴스지만 결코 놀라운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는 올해 초에도 미국배우조합상(SAG)과 크리틱스 초이스 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황동혁의 감독상 수상 역시, <석세션>이 예상대로 작품상, 각본상을 거머쥔 만큼, <오징어 게임>이 하나 가져가는 것도 납득할 수 있는 결과다.


그 두 사람이 영어로 수상 소감을 말한 것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황동혁은 “<오징어 게임>이 에미상에 노미네이트된 이후, 제가 역사를 바꿨다고 여러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저 혼자서 역사를 바꿨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역사를 바꾼 겁니다.”, “<오징어 게임>이 비영어 작품으로 에미상을 수상한 마지막 작품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시즌 2도 제작될 예정


<오징어 게임>은 이미 시즌 2 제작 결정이 나온 상태여서, 물론 작품의 완성도에 달렸겠지만, 그들이 다시금 에미상에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또 에미상뿐만 아니라 이번의 대성공으로 잘 나가게 된 그들을 향후 다른 시상식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정재는 최근 디즈니+로 공개되는 새로운 <스타워즈>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결정됐다는 소식도 막 전해진 상황이다. 그에게는 다양한 (출연) 제안이 몰려들었고, 그중에서 심사숙고해서 선택했다고 한다.


또 여우조연상 부문(드라마 시리즈)에 노미네이트된 정호연도 차기작으로 조 탈보트 감독의 영화 <The Governess>에서 릴리 로즈 뎁과 함께 출연한다. <오징어 게임>의 두 배우들은 이번 에미상 시상식에서 나란히 시상자로도 나오면서, 할리우드의 일원으로서 확고한 자신감이 붙은 듯 보인다.


어쨌든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의 연이은 쾌거는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이미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7년여 동안 할리우드는 아카데미상 후보들이 백인투성이라는 비판을 받은 아카데미 측이 앞장서는 형태로 다양성에 대한 노력을 이어왔다. 액션 영화에서 더 많은 여성이 활약하고, 여성 감독이 기용되거나, 주요 출연진에 유색 인종을 포함시키는 등 여러 분야에서 배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에미상 시상식에서도 사회를 맡은 흑인 코미디언 키넌 톰슨이 <석세션>의 출연진에 다양성이 없다는 걸 농담거리로 삼았다. 바야흐로 백인투성이면 꼭 지적당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재밌으면 인종은 문제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설교’는 결국 불필요한 것이다. 출연자가 어떤 인종이든 작품이 재밌으면 보게 된다는 것을 <오징어 게임>이 증명했다. 애당초 과거 할리우드가 만든 것들이 백인투성이였던 건 만드는 사람들이 백인투성이라서, 보는 사람 역시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백인들이 나오는 걸 보고 싶을 거라고 단정했기 때문이었다.


흑인이 출연하는 영화가 만들어져도, 그것은 ‘흑인 관객 대상용’으로 자리매김했고, 아시아계가 주요 출연자로 나오는 영화는 거의 없을 정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4년 전인 2018년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아시아계 외의 관객들도 모으면서 미국에서 대히트. 그리고 2019년에 <기생충>, 2021년에 <오징어 게임> 등장하면서 그 설은 뒤집힌 것이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을 때, 그 이유로 아카데미 자체가 다양화를 진행했고, 투표자들 가운데 외국인이 늘어난 것이 자주 꼽혔다. 필자 역시 당시에 그렇게 지적했고 지금도 그것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영화가 순수하게 재밌었다는 사실이 간과됐던 것 같다고 생각된다. <기생충>은 전 세계에서 2억 6200만 달러의 극장 수입을 올렸다. 그리고 <오징어 게임> 역시 처음에는 결코 세계 제패를 노렸던 것도 아니고, 넷플릭스도 홍보다운 홍보를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재밌다는 입소문으로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사상 최고의 시청 기록을 세우는 히트작이 됐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즉 엔터테인먼트에서 가장 큰 힘은 재밌는 것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으로 끝내지 말고 계속해서 만드는 것이다. <오징어 게임>의 영향도 작용해서, 미국에서도 한국 드라마에 빠지는 사람들이 늘었고, 약간의 붐도 생겨났다. 그것이 또 만드는 사람에게 의욕을 줌으로써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는 애니메이션 문화가 있고, 그 작품들이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건투하고 있다. 하지만 실사 작품에서는 한국과 같은 기세가 없다. 올해 아카데미 시즌에선 <드라이브 마이 카>가 모든 상들을 독차지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일본 엔터테인먼트 업계 자체에 대한 기대가 생기지 않는 것은, 다음에 또 무언가가 나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보여줬듯이 할리우드는, 그리고 세계는 이제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 그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을 만들면, 단숨에 세계가 확장된다. 앞으로 또 어떤 나라에서, 어떤 작품이 나올 것인지. 가슴 설레는 시대가 왔음을 느낀다.
 

golgo golgo
90 Lv. 4124253/4500000P


익스트림무비 스탭
영화, 영상물 번역 / 블루레이, DVD 제작
영화 관련 보도자료 환영합니다 email: cbt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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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객관적으로 잘 분석한 칼럼이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21:56
22.09.15.
profile image 2등
이 분 할리우드에서 거주하시나요?
글에서 탈일본인같은 그냥 아시안이 일본매체에 기고한거 같은 느낌이 배어나오네요
잘 읽었습니다
06:45
22.09.16.
profile image
golgo 작성자
오다기리죠
예 LA 거주 기자래요
07:46
22.09.16.
일본이 세계에 뭘 보여줄 수 있을까요?
보여주는 것은 결국 얼굴.
얼굴의 표정으로 만드는 연기.
일본배우의 틀에 박힌 연기력으로
세계에 뭘 보여줄 수 있을지.
애니메이션 캐릭터보다 못한 연기력으로
도대체 뭘 보여준다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16:21
22.09.16.
안달충
연기는 일본이 더 잘해요 다만 일본이 드라마나 영화를 제작할 때 반영되는 법의 룰이 자유를 막아서 엄청난 작품이 태어나지 않는거고 요즘 한국미디어가 인기를 몰고 있으니까 일본도 이제가 자각하는거죠 애니메이션에는 법이 적용이안되니까 엄청난 작품을 만들어내는거구요
18:52
22.09.16.
하루루루루루

블라인드 처리된 댓글입니다.

07:30
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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