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 하트 (1987) IMDb 트리비아
좋아하는 영화기도 해서 트리비아 오랜만에 번역해 봤습니다.
핵심 스포일러는 하단 쪽에 붙였는데, 이 영화 안 본 분들은 이 글 안 보는 게 좋습니다.
트리비아 내용들이 대체로 결말 암시를 하네요.
잔인한 장면 들어간 사진도 포함돼 있습니다.
https://www.imdb.com/title/tt0092563/trivia/?ref_=tt_trv_trv
※ 원작 소설(폴링 엔젤)에선 전체 스토리가 뉴욕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에선 상당 부분의 사건들이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진다. 이러한 각색은 원작 소설 작가 윌리엄 요르츠버그가 앨런 파커 감독에게 제안한 것이다.
※ 이 영화의 각본이 나왔을 때, 그것을 읽은 할리우드의 여러 스튜디오 간부들은 해피엔딩으로 만들기를 원했다. 그 때문에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거의 10년이 걸렸다.
※ 제작 초기에는 해리 엔젤 역할을 로버트 레드포드가 맡을 뻔했다.
※ 앨런 파커 감독은 원래 알 파치노, 잭 니콜슨, 로버트 드 니로에게 ‘해리 엔젤’ 역할을 제안했다.
※ 말론 브란도가 잠시 루이스 사이퍼 역의 배우로 고려되기도 했다.
※ 이 영화의 프로듀서 앨런 마샬이 로버트 드 니로에게 출연 제안을 하려고 처음 전화했을 때, 드 니로는 “당신이 <버디>(1984)라는 영화 제작한 사람 맞소?”라고 물었다. 마샬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드 니로는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 로버트 드 니로의 루이스 사이퍼 캐릭터 연기는, 드 니로의 친구이자 그와 자주 작업한 영화 감독 마틴 스콜세지를 참고로 한 것으로 여겨진다.
※ 작가이자 감독인 앨런 파커는 로버트 드 니로가 ‘루이스 사이퍼’를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섬뜩하고 사실적이어서, 드 니로가 나오는 장면을 찍는 동안에는 보통 그를 피해 다녔다고 한다. 드 니로의 장면들은 그가 알아서 연기하도록 내버려 뒀다.
※ 앨런 파커 감독은 로버트 드 니로와 미키 루크가 “연기로 대립한 것”이 아니라, 마치 “두 프로 권투선수가 상대방을 서서히 몰아가면서 시험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 영화 초반에 해리 엔젤(미키 루크)이 자기 가방을 열 때 그 안에 해골 모양의 열쇠 세트가 보인다. 원작 소설에서 해리 엔젤은 잠긴 문을 열 때 값비싼 (만능) 해골 열쇠들을 사용한다. 이 열쇠들은 마가렛 크루즈마크가 언급하는 ‘영광의 손(교수대에 매달린 도둑의 시체에서 잘라낸 손)’의 역할과 유사하다. 모든 종류의 잠긴 문들을 마법처럼 열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 배우 셜리 스톨러가 ‘이지’의 아내 역으로 원래 캐스팅됐는데, 코니아일랜드에서 촬영하던 도중 높은 파도에 휩쓸려 익사할 뻔하면서 하차했다. 그 캐릭터는 주디스 드레이크로 배우가 교체됐다. 하지만 셜리 스톨러가 “I Cried For You”를 노래한 목소리는 영화에 그대로 들어갔다.
※ 해리가 루이지애나에서 탑승한 오래된 기차는 실제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었다. 촬영 때는 정상 작동하는 기차가 뒤로 밀면서 움직이게 했다.
※ 해리 엔젤이 처음으로 마가렛 크루즈마크(샬롯 램플링)의 집에 방문했을 때, 마가렛은 하녀에게 차를 내오라고 지시한다. 마가렛과 하녀는 프랑스어로 대화하는데, 엔젤은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하녀는 “가장 좋은 찻잔으로 내올까요?”라고 물었고, 마가렛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 마가렛 쿠르즈마크의 집에 책상 위에 놓인 사진 중에는 프랑스 작가 ‘기 드 모파상’의 것도 있다. 모파상은 악과 초자연현상에 관한 소설들을 썼던 작가다.
※ 영화에서 자니 페이버릿의 생일은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인데, 이는 앨런 파커 감독의 생일과 같다. 원작 소설에서는 원작자의 생일에서 따온 6월 2일이었다.
※ ‘에피파니’라는 이름은 그리스어 ‘에피파니아(epiphania)’와 유사하다. 이는 ‘갑작스러운 발견’, ‘발현’이라는 뜻이다.
※ (에피파니 역) 리사 보넷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그녀는 1984년부터 방영된 시트콤 <코스비 가족 만세>에서 빌 코스비의 딸 역할로 나와 유명해졌다. <엔젤 하트>에서 노출 및 섹스 장면이 있는 역할을 맡기 전에, 당시 18세였던 리사 보넷은 빌 코스비에게 허락을 청했다. 보넷에 따르면 코스비는 그 역할을 잘 하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들은 시트콤 속에서의 ‘착한 소녀’ 역할과 충돌하기 때문에 코스비가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코스비의 친구이자 배우인 신밧드(Sinbad)는 훗날, 그 뉴스가 언론에 의해 과장됐다고 말했다. 코스비는 리사 보넷이 <엔젤 하트>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기뻐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당시 경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막지 않았다고 한다. 코스비는 <엔젤 하트>를 보지 않았지만, 영화가 개봉된 후에는 “흑인 소녀를 캐스팅해서 부두교 의식과 섹스를 하게 만든 백인의 영화”라며 혹평했다.
※ 우연히도, 리사 보넷이 부두교 의식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촬영할 때, 클래퍼보드의 슬레이트 번호는 악마의 숫자로 잘 알려진 666이었다.
※ 루이스가 레스토랑 테이블에서 삶은 달걀 위에 뿌린 소금을 입으로 부는 장면에서, 해리 엔젤은 소금을 살짝 집어서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진다. 이것은 악마(혹은 악한 천사)의 눈을 멀게 하기 위한 미신적 행동이다.
※ 루이스 사이퍼가 해리 엔젤에게 제안한 금액 5천 달러는, 2020년 기준으로 5만 달러의 가치에 해당한다. 때문에 해리 엔젤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고도 조사를 계속한 것이다.
※ 가수 자니 페이버릿(favorite)의 본명은 ‘리블링(Liebling)’인데, 이것은 독일어로 연인(sweetheart, darling), 혹은 천사(angel)라는 의미이며, 부차적인 의미로는 favorite이 되기도 한다.
※ 리사 보넷은 미키 루크와의 섹스 장면에 대해서 “내면에 있는 그러한 요소들을 탐구하는 것은 무척 재밌었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그 장면을 찍는 건 마치 쿠키 항아리 안에 손을 넣었다가 걸리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즉흥 연기 장면이어서 미키와 나는 많은 재량권을 가졌다. 3시간 동안... 섹스 그리고 앨런 파커 감독이 ‘피를 더 뿌려’라고 외치는 가운데 미키도 나만큼이나 긴장했다. 그도 이전에는 (그런) 누드 장면을 찍은 적이 없다. 영화의 마지막 주요 장면이었는데, 나는 좀 더 편안해지기 시작했다.”
※ 미국영화협회(MPAA)는 앨런 파커 감독에게 X등급(사실상 미국서 개봉 불가)을 받지 않으려면, 리사 보넷과 미키 루크의 섹스 장면 중 10초를 잘라내라고 강요했다. 이 때문에 앨런 파커는 화를 냈고 그는 "낭비적이고, 무의미하고, 비싼 짓거리”라고 항의했다. 앨런 파커가 찍은 오리지널 무삭제 영상은 나중에 DVD, 블루레이 등 홈비디오로 공개됐다.
※ 에단 크루즈마크가 사용했던 가명 ‘에드워드 켈리’는 16세기 영국의 연금술사이자 마술사의 이름이었다.
※ 소포클레스가 쓴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 왕>에 나오는 구절 “지혜는 그 지혜의 소유자에게 어떠한 이익도 줄 수 없을 때 끔찍한 재앙이 된다.”가 인용된다.
※ 루이스 사이퍼가 마지막에 레코드로 들려주는 노래 “Girl Of My Dreams”는 에피파니(리사 보넷)이 욕실에서 부른 것과 같은 곡으로, 과거 자니 페이버릿이 불렀던 것으로 파악된다. 영화 초반에 자니의 행방을 찾기 위해 요양원에 가던 해리가 휘파람으로 그 곡을 부르기도 했다.
※ 영화에 나오는 “Girl Of My Dreams” 노래는 1937년 12월 케니 서전트가 글렌 그레이 & 카사 로마 오케스트라의 연주 가운데 불렀던 버전이다.
※ 배급사 트라이스타 픽쳐스는 <엔젤 하트>를 1987년 <리썰 웨폰>과 같은 날 개봉시키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리썰 웨폰>은 개봉 첫 주에 680만 달러를 벌어들이면서 흥행 Top 1에 올랐다. 이어서 <나이트메어 3>가 2위, 그리고 미키 루크가 <엔젤 하트>에 나오기 위해 출연 제안을 거절한 영화 <플래툰>이 3위, <엔젤 하트>는 4위에 그쳤다. <리썰 웨폰>은 1987년 연간 박스오피스 흥행 10위 안에 들었고, <엔젤 하트>는 1,720만 달러의 흥행에 그쳤는데, 이는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영화의 제작비 1,800만 달러에도 채 못 미쳤다. <엔젤 하트>는 당시 관객들은 물론 비평가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 이 영화 때문에 로버트 드 니로와 미키 루크의 사이가 나빠졌다. 둘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연기 호흡을 맞췄는데, 이후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좋은 말을 하지 않았다. 이들의 불화는 드 니로가 카메라 뒤에서 루크와 말을 섞지 않으려 했던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 다툼은 수십 년 동안 계속됐고, 2019년에는 미키 루크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시맨>에 출연할 수 있었던 걸 드 니로가 못하게 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미키 루크는 로버트 드 니로에 대해 “나는 더 이상 그를 존경하지 않고 무시한다.”라고 말했다.
※ 2008년에 프로듀서 마이클 드 루카가 리메이크 계획을 발표했다. 드 루카는 당시 원작 소설에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아직도 리메이크 영화 촬영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하 스포일러 주의)
※ 해리에게 사건을 의뢰한 법률 사무소의 이름은 ‘와인샙 & 매킨토시’다. 와인샙과 매킨토시는 사과의 품종명으로도 유명한데, 사과는 성경에서 악마가 인간을 유혹한 선악과로 종종 비유된다.
※ 각각의 살인이 벌어지기 전에, 해리는 살인에 이용된 무기를 만졌거나 혹은 그것과 관련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파울러의 총이 들어있는 성경, 마가렛의 단검, 투츠의 면도칼, 검보가 끓는 항아리 등.
※ 루이스 사이퍼는 “몇몇 종교에서 달걀은 영혼의 상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나서 그는 자신의 진짜 정체를 암시하듯, 달걀(영혼)을 먹어 치운다.
※ 개봉 당시 (공포영화 전문 잡지) 팽고리아의 기사에는 영화에서 삭제된 장면들의 스틸이 실렸다. 변호사 허먼 와인셉(댄 플로렉이 연기)이 죽은 장면, 방안이 온통 피로 물들어 있고 목이 없는 시체 옆에 앉아 있는 앨런 파커 감독의 모습, 불이 난 집에 해리와 동침했던 여기자의 시체 일부가 불타 있는 모습 등이다.
go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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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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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세지 감독이 신사 같은 중후한 분위기라 그런 것 같기도...
무삭제 같습니다.
삭제판 볼 때처럼 소리가 튀진 않더라고요.
잘 읽었어요ㅎ
일단 두 배우의 젊은 시절 얼굴을 보는것만으로도 황홀했습니다.
드니로 옹이야 자~알 알지만 미키 루크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었나 처음 알았네요.
오래전 비디오로 쫌 야한 영화에서 한번 보고는 이후 아이언맨에서 봤는데.. ㅎ
마지막 자막까지 자리를 못뜨게 한 연출은 너무 좋았던듯.
(영화 보다 졸았던 사람은 꼭 끝까지 보시길 ㅋ)
아이언맨 악당 정도로나 기억되니 말입니다.
어제 보고 왔는데 무삭제판인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루시퍼 같다니 현장에선 무시무시한가보군요